
■■■ 책 소개
“용기 내 진심을 표현하세요!”
진한 공감과 재미, 가슴 찡한 울림이 깃든
세 편의 동화 선물
100만 베스트셀러 작가 박현숙이 <지금도 늦지 않았어> 시리즈의 신작 세 권을 동시 출간했다. 『지금도 늦지 않았어 사랑해』 『지금도 늦지 않았어 미안해』 『지금도 늦지 않았어 고마워』에는 ‘우리가 미처 전하지 못한 진심’에 관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연이 담겼다. 인간에게 자신의 시간을 나눠 줘야 저승사자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설지는 각 권에서 겨울, 두빈, 온주를 만난다. 아빠에게, 친구에게, 선생님께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라고 말하지 못해 후회하는 겨울, 두빈, 온주. 이들은 과연 설지가 주는 20일을 받아 진심을 전할 그날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고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를 전할 수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 망설이다가 시기를 놓쳐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라고 말하지 못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박현숙 작가는 그런 우리에게 “말로 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알 수 없어요. 용기 내 진심을 표현하세요”라며 이 세 편의 동화를 선물한다.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이 세 마디가 어떤 기적을 만들어 내는지 들어보자. 공감과 재미, 가슴 찡한 울림이 진하게 와닿을 것이다.
■■■ 지은이
글 박현숙
200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1회 살림어린이문학상 대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베스트셀러 〈수상한〉 시리즈를 비롯해 〈구드래곤〉 〈뻔뻔한〉 시리즈 등 지금껏 이백여 권의 동화와 청소년소설 등을 펴냈다. 아이들과 수다 떨기를 좋아한다. 그때마다 언제나 새로운 세상을 선물받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 느낌을 다시 돌려주고 싶어서 글을 쓴다.
그림 해랑
『국경』으로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그린 책으로 『기소영의 친구들』 『물 요정의 숲』 『들개왕』 『또 정다운』 등이 있다. 익숙했던 무언가가 문득 낯설고 특별해지는 순간을 기록하며 그 느낌을 그림에 녹아 내고자 한다.
■■■ 책 속에서
“설지야. 덜어 낸 시간 속에 사는 동안 너는 너라는 사실을 잊고 살 거다. 마지막 날에야 너 자신을 찾게 되지. 그날 밤 열두 시 전에 꼭 돌아와야 한다. 열두 시가 지나면 네가 탄 바람은 가온도로 향하는 방향을 잃게 될 거야.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어. 부디 행운이 너와 함께하길.”
아빠가 내게 당부했다. _13~14쪽
편의점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그 아이 얼굴을 비추는 순간 나는 너무 놀라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시윤이였다.
“아빠, 여기 잡아요.”
시윤이는 저보다 덩치가 두 배는 큰 아빠를 부축했다. 나는 시윤이와 시윤이 아빠가 상가 모퉁이를 돌아설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69쪽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이상해도 너무너무 이상한데.”
“야,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 우민이 너는 두빈이랑 우리 반 공식 커플이잖아. 공식 커플이 되던 날 교실 앞에 나가서 우리 반 아이들과 약속했어. 사귀는 걸 멈출 때도 우리 반 전체에게 알리기로 말이야.”
목에 힘줄이 팍팍 서도록 목소리를 높이는 아이도 있었다.
“솔직히 말해 봐!” 89쪽
“아이들한테 진실을 말해야지 왜 입 꾹 다물고 있어? 시윤이 억울해 속 터져 죽으라고?”
“그런 건 아니야.”
나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시윤이가 나에게 우산을 줬다는 사실을 밝히는 게 싫었어.”라고 말하고 싶었다. 만약 다른 아이가 우산을 줬다면 나도 사실대로 말했을 것이라고. 하지만 나를 쏘아보는 유린이의 눈을 보는 순간, 하고 싶은 말이 전부 목구멍 안으로 넘어갔다. 97쪽
집에 와서도 시윤이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유린이의 말대로 그렇지 않아도 힘든 시윤이를 내 가 억울하게 만들고 말았다. 그러고 싶어 그런 건 아니었지만…… 벌어진 결과가 그랬다. 108쪽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바람처럼 지나 얼른 졸업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우민이와 다연이를 보지 않아도 된다. 그 생각을 하자 내일부터 그 둘이 붙어 다니는 모습을 어떻게 보나, 걱정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고등학생이 되면 변하는 게 많아도, 힘든 일이 쏟아진다고 해도 좋다. 어서 시간이 지났으면 좋겠다. 114쪽
“그냥 주고 싶어서 주는 거야. 최시윤, 웃을 땐 이 고슴도치 인형처럼 웃어. 고슴도치 얼굴 잘 봐. 입만 웃는 게 아니라 눈도 웃고 코도 웃고 있잖아. 콧구멍도 엄청 크지? 분명 웃고 있단 뜻이야. 그러니까 내 말은 웃고 싶을 때만 웃으란 거야.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 나도 알아. 하지만 울고 싶은데 무작정 웃으라는 건 아니야. 슬플 땐 울어야 하는 거야. 가짜로 웃지 말고, 이 고슴도치처럼 진짜로 웃을 일이 많길 바랄게.”
나는 고슴도치 인형을 시윤이 손에 쥐여 주었다. 126쪽
‘미안해, 라는 그 말 한마디가 마음 안에서는 엄청 큰 쇳덩어리였나 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계속 마음속에 담고 다녔으면 진짜 큰일 날 뻔했다.
‘사과하길 잘했어.’
시윤이에게 사과하고 나니까 용기가 생겼다. 아이들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129쪽
“솔직하게 말하는 거, 되게 힘들거든. 특히 실수한 걸 말하는 건 더 힘들어. 그걸 밝히려면 진심을 다해 사과해야 하잖아.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게 얼마나 힘든데.” 136~137쪽
설지가 주는
마음을 전할 마지막 기회
전작 『지금도 늦지 않았어 사랑해』에 이어 『지금도 늦지 않았어 미안해』에서도 설지는 자신의 시간을 나눠 주기 위해 텅 빈 기차역 대합실에서 홀로 눈물을 삼키고 있는 두빈에게 다가선다.
작은 기차역이었다. 컴컴하고 썰렁했다. 사람도 없었다. 가게도 모두 문을 닫았다. 한쪽에 ‘임시 폐쇄’라 쓰인 큰 입간판이 서 있었다.
“우민이가 나한테 보낸 메시지에 대답만이라도 하고 싶어. 괜찮다고, 화해하자고. 그러지 않으면 걔는 죽을 때까지 슬퍼할 거야. 하지만 내 휴대폰이 어디 있는지를 모르겠어.” (17쪽)
그때 설지는 저승사자가 두빈의 뒤를 쫓고 있음을 알게 된다. 두빈은 이미 죽은 아이였던 것이다. 대체 무슨 사정이 있어서 마음 편히 이승을 떠나지 못할까? 안타까웠던 설지는 두빈이 20일 전으로 거슬러 갈 수 있게 해 준다.
“잠깐.”
나는 저승사자에게 잡힌 아이에게 다가갔다.
“내가 너를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몰라.”
아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죽은 너한테는 시간을 나눠 줄 수 없지만, 살아 있는 우민이한테는 가능해. 최대 20일까지 나눠 줄 수 있어.” (20쪽)
설지의 정체
왜 자신의 시간을 덜어 내야 할까?
『지금도 늦지 않았어 미안해』에서 신비로운 아이, 설지의 정체가 드디어 밝혀진다. 지구의 맨 끝, 펄펄 끓는 산과 얼음 바다를 넘어 위치한 신비의 땅 가온도. 그곳에 사는 가온족은 죽어가는 이의 시간을 빼앗아 먹으며 불멸의 DNA로 진화한 종족이다. 설지는 바로 이 가온족의 일원이다.
“휴, 죽지 않고 사는 게 아빠도 좋은 건 줄로만 알았다. 불멸이야말로 최고의 행운이라고 말이야. 그 행운을 거머쥐기 위해 우리 조상은 갖가지 일을 다 했다. 그래서 결국 영원히 살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지. 그런데 이렇게 될 줄이야.”
아빠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10쪽)
세상의 것도 저승의 것도 아닌 그 찰나의 순간, 사랑하는 이들과의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떠나는 영혼들을 불쌍히 여긴 염라대왕은 가온족에게 저주를 내린다. 가온족은 삼천 살이 되는 해에 저승사자가 되어야 한다.
“그 짧은 시간은 세상을 떠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다. 남은 이들에게 인사하는 시간이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다. 한데 그걸 빼앗아 먹다니, 너희에게 그 시간을 빼앗긴 영혼은 사랑하는 이들과 마지막 인사도 못 하고 떠나느니라!”
염라대왕은 하늘이 깨질 듯 화를 냈다. (11쪽)
가온족은 삼천 살이 되는 해에 저승사자가 되는 형벌을 피하고자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인간들에게 나눠 주며 산다. 그래서 가온족의 아이 설지는 부지런히 자신의 수명을 덜어 내야 했던 것이다. 그렇게 최소 하루에서 최대 20일의 시간, 설지의 영혼은 그 사람에게 들어가 덜어 준 시간만큼 살며 후회한 일을 바로잡도록 도와준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에는 머뭇거리지 말고 말해야 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두빈의 몸에 깃든 설지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곳에서 소심하지만 자신만을 좋아해 주는 남자 친구 우민이 그리고 불우하지만 언제나 웃는 시윤이 사이에 놓인다. 소나기가 내리는 날, ‘양심우산’ 사건으로 우민과 오해가 생긴다.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두빈과 우민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만 양심우산 오해. “미안해.”라고 말하지 못한 이 둘의 관계는 영영 돌이킬 수 없을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해요. 물론 용기를 내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그 용기가 여러분을 좋은 사람과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게 해 줄 거예요. 혹시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할 상황에 놓이셨나요? 그렇다면 지금 용기를 내세요!” (150쪽_작가의 말)
『지금도 늦지 않았어 미안해』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할 때 필요한 마음가짐을 보여 주는 이야기이다. 누구나 두빈과 우민처럼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해 속앓이만 하다가 끝내 “미안해”라고 말하지 못한 경험담이 있을 것이다. 이 동화에는 진심을 전하려면 용기를 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과연 설지의 도움으로 두빈과 우민은 화해할 수 있을까?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될 것이다. 두빈에게, 우민에게, ‘나’를 투영한 독자들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이번에는 머뭇거리지 말고 말해야 한다고 마지막 책장으로 향하는 그 순간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마음 졸인다. 그러다 보면 “미안해”라는 말은 아무리 빨리해도 너무 늦을 수 있음을, 사과해야 한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당장 표현해야 함을 절실히 깨닫는다.
‘말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단 말은 순 거짓말이야. 마음속에 있는 말은 밖으로 표현해야 상대방이 정확히 아는 거지 어떻게 알겠어? 아까 학교에서 우민이는 두빈이에게 사과하고 싶었을 때 했어야 했어. 그 순간을 넘기지 말고.’ (14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