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진우스님, 김희중 대주교, 김영주 목사 추천!
한국 불교 침체기를 온몸으로 맞아낸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의 상징
자승 스님과의 대화
불교계 혁신을 위해 살다 간 자승스님의 어록을 담은 에세이. ‘자승스님 말하고 신동호 새겨 적다’라는 지은이 표기에서 보이듯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일하던 시절 행사, 강연 등에서 나눈 이야기를 모으고, 신동호 시인이 그에 연결되는 아포리즘을 썼다. 자승스님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새길 만한 내용을 가려 뽑은 말들로 구성되어 있다.
『자승스님의 묵묵부답』에는 일반 대중이 모르는 따듯한 모습, 종교 간의 통합에 관한 모습에 관한 글들이 가득하다.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회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종교와 그가 속한 사회에 외치는 변혁의 소리, 우리의 모범이 될 만한 스님들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여, 불자가 아니어도 ‘좋은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생활 속에서 하루 한 구절을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고, 잊어버린 가치를 되찾고, 한국 불교계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1장 ‘우리 시대의 깨달음’에서는 불자가 지녀야 할 덕목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스스로를 돌아보아 깨닫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작을 연다. 2장 ‘우리 시대의 수행길’에서는 수천 년을 이어져온 불교예술이 미치는 긍정적인 점을 주로 다루었다. 3장 ‘우리 시대의 고행길’은 계층‧세대 등의 갈등에 관한 이야기와 쌍용차 노사분규, 세월호 사건 등 사회 문제에 대한 어록을 담았다. 4장 ‘우리 시대의 해탈길’에서는 불교계 내의 사회 참여를 소개하며, 수고한 이들을 다독인다. 5장 ‘우리 시대의 스승들’에서는 스님들에 관해 소개한다. 법정스님, 성철스님, 만해스님 등 독자들이 익숙하게 알고 있을 스님들과 함께 불교계에 큰 족적을 남긴 스님들의 삶을 조망하며, 그들이 삶을 통해 들려주려 했던 말에 공명한다.
신동호 시인은 자승스님이 수행에 대한 아쉬움만을 남기고 떠나셨다고 회고한다. 불교 개혁과 사회 화합을 위해 자주 세간에 서 계셨던 스님이었지만 늘 마음은 수행처에 가 계셨다고, 시대에 맞는 개혁을 위해 모두를 위로했고, 온갖 오해와 억측까지 그저 자신의 마음속에 담아두셨다고 한다. 개혁의 순수한 의도를 지키기 위해, 사회 화합을 위해서는 인지상정의 마음과 역지사지의 태도로 편견을 버리고자 노력했고,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임을 알리기 위해 그저 말없이 버텨나가셨다고 한다.
‘자승스님의 묵묵부답’은 스님이 홀로 가져가신 오해와 억측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기획되었다. 그러는 가운데 스님이 우리 시대의 어른으로 얼마나 자신의 역할을 다하셨는지, 남겨놓은 말씀이 얼마나 주옥같았는지 알게 되었다. 어른이 없는 시대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어른의 역할이 바뀐 시대이다. 개개인의 자아는 성숙했고, 모든 삶은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이제 우리에게 어른은 가르치고 깨달음을 주는 분이 아니다. 중재하고, 대화하게 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분인 것이다.
『자승스님의 묵묵부답』이 가지는 힘은, 불교계의 쇠퇴를 맞이하는 중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다방면으로 불자의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 자승스님의 진솔하고 강력한 말에 있다. 이 말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울림을 주면서, 신동호 시인의 아포리즘과 더해져 고민의 순간마다 자신을 북돋고 위로하며, 때로는 용기가 되는 말이 되어줄 것이다.
■■■ 지은이
자승스님
법명 자승, 법호 해봉. 1954년 춘천에서 태어나 춘천댐 건설로 화천으로 이주했다. 태어난 집이 수몰되어 상실의 아픔과 복원의 소망을 유년의 마음에 담았다. 불법과 승가의 인연을 일생의 복으로 삼아 봉정암에서 기도정진하며 겨울 설악처럼 묵묵함을 담고, 통도사·동화사·봉암사 제방선원에서 불립문자에 다가갔다. 용인 대덕사를 창건하고, 영월암과 수원포교당에서 대중포교에 매진, 늘 산문을 서성이며 한국불교의 미래를 생각했다. 2009년 제33대, 2013년 제34대 조계종 총무원장에 취임했으며 시대와 함께하는 불교, 불교 중흥을 향한 비바람에 맞섰다. 승려 노후복지제도, 우리말 의례 의식, 사찰 재정 공개를 시행했다. 총무원장 퇴임 후에는 백담사 무문관에서 정진했으며 2019년 ‘상월선원 천막결사’, 2020년 ‘국난극복 자비순례’로 세상 속에서 함께 울고 웃는 불교를 위해 앞서 행동했다. 2021년 ‘삼보사찰 천리순례’, 2022년 ‘평화방생순례’는 길 위에서의 참선,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행원이었다. 2023년 인도순례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는 뭇 생명의 편안함, 평화를 발원한 마지막 발걸음이었다. 2023년 11월 29일 법납 51세, 세수 70세 일기로 열반에 들었다.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법문 한 구절을 중생들에게 남기고 부처님 곁으로 돌아갔다.
신동호
1965년 화천에서 태어났고, 춘천에서 자랐다. 1984년 강원고 재학 중 강원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인이 되었다.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임기 끝까지 함께했고, 자승스님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듣게 된 인연으로 이 책을 쓰고 엮었다.
■■■ 차례
추천사
우리 시대의 깨달음
신독|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언젠가 우리가 서로를 도울 것|가난에서 배운다|나무가 수직으로 솟을 때 가지는 수평으로 뻗는다|작은 시작|멈춰, 뒤돌아보기|모두 내려놓고 다시 태어나기|믿음의 힘|당신이 가는 쪽으로 바람이 분다|진짜가 되어야|지켜야 할 것이 있어야 자유롭다|꽃이 져도 아름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우리 가슴에 무엇이 있는가|바로 보기|우리 모두는 만난다|고난이 주는 해답|변화하는 내일과 친해지기|산 위의 바람은 누구에게나 닿는다|수레의 두 바퀴는 크기가 같아야 앞으로 간다|사회적 실천이 수행이다|보존과 개발은 둘이 아니다|물품을 나누며 마음을 나누었다
우리 시대의 수행길
꼬르륵 소리만큼 정직한 건 없다|비어야 담긴다|나는 세상에 무엇을 주고 갈 것인가|생의 이유를 자상하게 설명해주는 산사|산사의 이야기는 쉬워야 한다|부처님 말씀과 짝지은 음악|합창은 부처님의 법이고 화쟁이다|유구한 사찰과 함께 자란 우리|죽은 사람의 마음도 위로해주어야 한다|절집그림 속으로 뛰어들기|마음이 편해지는 그림|마음을 치유해주는 예술|미소를 찍기 위해 미소를 가장 많이 본다|소중한 순간, 귀한 시절|옛이야기를 담아준 뮤지컬이 고맙다|한글 『천수경』, 조금 늦었다|염불, 따라하고 싶어지기를|나 자신이 전통이다|춤은 몸으로 쓰는 법문이다|종이꽃의 향기는 사람의 향기다|꽃 공양은 모두 꽃에 앉으시라는 뜻|먹이 번지듯, 인연이 번진다|돌덩이 안에서 부처님을 꺼내드리다|부처님을 둘러싼 세상, 불전|당신에게서 미륵부처를 볼 때, 미륵부처가 온다|문학은 또 다른 수행자|짧은 한 문장이 주는 깨달음|책 한 권의 아름다운 인연|우리 시대의 업을 신계사가 끊어주기를|불사리를 통해 흔적은 커진다|옛것 복원 역시 수행이다
우리 시대의 고행길
길거리의 부처님들|싸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평범한 한 사람의 무너짐은 국가의 무너짐이다|미워하는 마음은 바깥에서 들어온다|마음을 모으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사람이 이주해오는 것은 그곳이 건강하다는 증거다|삶에 미련을 갖고, 미련해야 한다|사찰이 젊은이들의 근처에 있어야|사찰들이 힘을 통합해 신도와 함께해야 한다|일상 속에서 함께 울고 웃는 불교가 되어야 한다|융합의 지혜가 필요하다|전쟁 희생자 천도로 상생의 마음이 커지길|마음의 통일을 바란다|평화는 인내와 희생에서 온다|물품이 오가야 소식이 오가고, 소식이 오가야 미움이 줄어든다|히로시마의 비극은 우리 모두의 것|역사에서 배제된 서러움 돌아보기|생명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작은 습관이 여명을 비춘다|갈등을 풀어낼 수 있는 희망이 있는 곳, 이곳이 극락이다
우리 시대의 해탈길
부처님 말씀을 글로 새긴 봉선사|고려대장경의 현신, 김영환 장군|명원 김미희 보살님의 차향|나눔으로 산보다 커진 사람들|『금강경』 독송, 정진의 마음|팔재계 하루 수행으로 삶이 바뀐다|로터스월드의 인류애|작은 나눔으로 무엇이든 품는 큰 보자기를 만든다|삼천배로 생명의 불씨 하나를 살려내는 사람들|5월, 문수스님의 소신공양|대승불교의 실천행|김령화, 동일본 대지진을 딛고 소녀가 일어났다|광화문은 성숙한 사람의 공간이다|경찰은 국민이 가장 가깝게 만나는 국가다|현대화에 다가가는 불교|희망을 지킨 어르신들의 염려|자비의 손길을 세계로, 지구촌공생회|만해대상이 만난 사람들 1|만해대상이 만난 사람들 2|생명나눔실천본부의 빛나는 별들|연화원이 만든 하모니, 다른 한 과정|『솟대문학』이 키운 장애인 작가들|다시 추모사를 읽고 싶지 않다
우리 시대의 스승들
도의국사|백파스님|경허스님|초월스님|만해스님|만공스님|만암스님|청담스님|운허스님|성철스님|숭산스님|법장스님|법정스님|천운스님|수산스님|성수스님|도견스님|무진장스님|법전스님
새겨 적은 이의 말
■■■ 책 속에서
임제스님께서는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 하셨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주인공으로 살아간다면 그 자리가 곧 가장 진실하고 행복한 자리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내 삶과 이 세상의 주인공으로서 지혜로운 판단과 선택으로 국가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건설한다면 역사는 행복한 해였다고 기록할 것입니다.
(40쪽, 자승스님, ‘당신이 가는 쪽으로 바람이 분다’)
밥이 종교고, 빵이 정치다. 꼬르륵 소리만큼 정직한 건 없다. 먹는 행위를 제외한 모든 사유는 주춧돌 없는 허상이다. 일상을 유지하지 못하는 정치는 웅변대회다. 먹거리가 내 앞에 오기까지 누군가는 무수한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 수고를 모른다면 마음이 빈곤하다. 삶이 모여야 음식이 된다. 그 영역에 속해 있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기적이다. 소박함에 담긴 나눔, 남김 없음이 남긴 ‘더불어’의 마음에 다가갔을 때, 발우 안 아주 작은 깨 조각이 드디어 눈에 보였다.
(77쪽, 신동호 시인, ‘꼬르륵 소리만큼 정직한 건 없다’)
우리 불자들에게 보시란 육바라밀의 제1수행법이자 무량공덕의 창고로 가는 열쇠입니다. 나의 재산과 시간을 대가 없이 남에게 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쉽다면 어찌 수행이 되겠습니까? 어렵지만 실천하다 보면 내 마음속 아집이 녹아내리고 복덕이 구족하여 성불의 인연이 맺어지게 됩니다. 또 이 자리에 모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시작이 되어 온 인류가 보시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때 비로소 인류의 유토피아가 실현될 것입니다.
(82쪽, 자승스님, ‘나는 세상에 무엇을 주고 갈 것인가’)
꽃은 절로 피어나지만, 종이꽃은 사람의 정성으로 피어난다. 부처님은 가섭에게 꽃을 들어 보이며 법을 전했다. 가섭의 미소는 부처님 마음의 향기에서 비롯되었다. 종이꽃의 향기는 사람의 향기다. 사람이 맡을 수 있는 가장 진실한 향기다.
(133쪽, 신동호 시인, ‘종이꽃의 향기는 사람의 향기다’)
평화를 소중히 하는 사람은 끝까지 인내하며 희생하는 사람입니다. 뜻하지 않게 다시 만난 한파에도 결코 좌절하지 말 것을 요청합니다. 겨울 금강산의 지혜를 우리도 배웁시다. 봄여름가을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다가도 자성의 계절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현재보다 더 푸르고 밝은 내일을 꿈꾸는 금강산입니다. 우리가 앞장서서 가는 길 위로 반드시 통일의 꽃은 피어날 것입니다.
(204~205쪽, 자승스님, ‘평화는 인내와 희생에서 온다’)
남 탓보다 내 탓이 먼저 보이면 보살이다. 내 아픔보다 남의 아픔이 먼저 보이면 부처님이다. 법장보살은 “중생의 고통이 없는 정토에 이르지 못하면 부처가 되지 않겠다”고 하셨다. 여기에 삼천배를 올리며 땀방울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 생명의 불씨를 하나하나 살려내면 고통 없는 정토에 이르지 못할 것도 없다. 간절하다. 선근공덕을 쌓는 이들이 어찌 여기에만 있을까 보냐.
(251쪽, 신동호 시인, ‘삼천배로 생명의 불씨 하나를 살려내는 사람들’)
만해스님은 「여름밤이 길어요」라는 시에서 ‘당신이 계실 때는 겨울밤이 짧더니, 당신이 가신 후에는 여름밤이 길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긴 밤은 슬픈 음악이 되고, 아득한 사막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스님이 말씀하신 ‘당신’은 근심에서 벗어나게 하는 분이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시는 분이며, 비옥한 옥토가 가득한 희망으로 안내하는 자비의 실천자입니다. 우리는 바로 그와 같은 ‘당신’들을 만났습니다.
(300쪽, 자승스님, ‘만해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