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 소개
굼실굼실 는질는질, 이크 에크!
오늘도 택견이다!
동화, 청소년 소설, 그림책까지. 다채로운 분야에서 활동하는 신현수 작가의 장편 동화 『이크 에크』가 이지북 중고학년 어린이책 시리즈 〈책 읽는 샤미〉 쉰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한강 얼음판에 썰매를 타러 간 장쇠는 낯선 모습의 여자아이를 만난다. ‘노랑머리에 파란 눈동자, 칼날 구두를 신은 저 아이는 누구일까?’ 생김새부터 사용하는 언어까지 다른 우리. 그럼에도 택견과 발레라는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의 한마디가 장쇠를 큰 고민에 빠뜨린다. ‘우린 정말 친구가 될 수 없을까?’
■■■ 지은이
신현수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국민일보 기자로 일했으며 ‘샘터상’에 동화가,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작가가 되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아르코문학창작기금,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경기문화재단의 경기 문예진흥 공모사업 등에 선정되었고 동화, 청소년 소설, 그림책을 쓰며 학교와 도서관 강연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쓴 책으로는 동화 『사월의 노래』 『그해 유월은』 『내 이름은 이강산』 『출동! 머니 뭐니 클럽』 『사이공 하늘 아래』, 청소년 소설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 『조선가인살롱』 『책비 오앵도』 『플라스틱 빔보』 『은명 소녀 분투기』 등 80여 권이 있다.
■■■ 그린이
미니쭌
「뽀롱뽀롱 뽀로로」 「캐치! 티니핑」 「핑크퐁 원더스타」 「퇴마록」까지. 애니메이션 제작 PD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상상력을 키워 왔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조선 시대의 소소한 일상을 일러스트와 이야기로 풀어 내고 있습니다.
■■■ 책 속에서
“빙족희? 얼음 빙, 발 족, 놀 희 자를 쓰는 거냐?”
“근데 어느 나라 애일까? 미리견일까, 영길리일까?” -13p
“세르게이가 너희 남매가 반듯하고 용감하다고 칭찬하기에 택견을 해서 그럴 거라고 했지. 택견이 뭔지 궁금해하는데 맛보기로 조금만 보여 주려무나.”-26-27p
“오데트가 너희에게 택견을 배워 보고 싶다는구나. 오데트한테 택견을 가르쳐 주고 동무도 돼 주면 어떻겠니?” -28p
“이건 ‘피로시키’라는 건데 기름에 튀긴 아라사 음식이란다. 우리나라 만두랑 비슷하지? 이건 ‘보르시’라는 건데, 발갛긴 해도 안 매워. 먹어 보렴.”-42p
“쯧쯧. 장쇠는 아라사 편, 완구는 일본 편이냐? 어른들이 하는 못된 짓을 어찌 너희가 따라 하느냐.”
“똑바로 알아 두거라. 일본이고, 아라사고, 청나라고, 미리견이고 다 똑같다. 조선을 도우려는 게 아니고 제 잇속 차리려고 기웃거리고 참견하는 게다. 이런 때일수록 어느 나라하고도 편먹지 말고 우리 스스로 부국강병을 이뤄야 하느니라.” -55p
“대견하구나. 선생님 말은 외국 사람을 무조건 피하라는 게 아니다. 개화 세상인데 외국 사람 만날 기회가 있으면 잘 활용해야지.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란 말도 있지 않더냐. 우리 무술을 다른 나라 아이한테 가르쳐 주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56p
“읽어 보렴. 새로 나온 『독립신문』이다. 언문으로 돼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을 게다. 세상 소식도 알 수 있고.” -66p
“독립 협회에서 독립문을 세운다고 성금을 모은다는구나.”
“선생님, 독립문이 뭔데요?”
누군가 묻자 선생님이 설명했다.
“조선이 청나라의 지배에서 벗어나 스스로 선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문이란다.” -73~74p
“너희 같은 아이들까지 성금을 내 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독립문을 잘 세우는 것으로 보답하마.”
장쇠는 어리둥절했다.
‘독립문을 잘 세우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독립문하고 관계있는 분이가?’
장쇠의 머릿속을 읽기라도 한 듯 신사 옆에 있던 남자가 말했다.
“독립신문을 펴내시는 서재필 선생이시다. 독립문 세우는 일도 하시지.” -85p
“나라님은 속히 아라사 공사관을 나와 우리 궁으로 환궁하셔야 마땅하오. 아라사도 일본이랑 똑같이 오랑캐임에 다름없소! 나라님을 꼬드겨 수백 년 묵은 백두산 나무를 잘라 내어 아라사로 가져가려 한다니 도둑이 아니고 뭐요!” -94p
“우리 독립신문은 조선의 자주독립을 만방에 알리는 것만큼 본 대로 느낀 대로 백성들의 고충을 전하는 것을 중요시하네. 이런 걸 기사로 써야 관리며 부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백성들의 억울함도 줄어들지 않겠는다.” -122~124p
■■■ 출판사 리뷰
조금 다르면 어때!
더 넓은 세상으로 함께 가 보자, 이크 에크!
새하얀 눈으로 가득한 겨울 아침, 장쇠는 동생 옥분이와 함께 한강에 썰매를 타러 가 위험에 빠진 낯선 아이를 구한다. 노랑머리에 파란 눈동자, 신기한 칼날 구두를 신은 그 아이의 이름은 오데트. ‘발레’라는 서양 춤을 춘다. 굼실굼실 는질는질. 손과 발을 움직이는 모습이 발레와 비슷해 보였을까? 오데트는 장쇠와 옥분이에게 조선의 전통 무예인 택견을 배우며 가까운 친구 사이로 발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의 한마디가 장쇠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일본이고, 아라사고, 청나라고, 미리견이고 다 똑같다. 조선을 도우려는 게 아니고 제 잇속 차리려고 기웃거리며 참견하는 게다. 이럴 때일수록 어느 나라하고도 편먹지 말고 우리 스스로 부국강병을 이뤄야 하느니라.”
다른 나라 아이와 가깝게 지내는 내가 잘못한 걸까? 우린 정말 친구가 될 수 없을까?
우리는 종종 낯섦보다 익숙함을 선택한다. 좋아하는 것부터 싫어하는 것까지 모든 게 다른 아이들은 친구가 되기 어렵다. 하지만 작품 속 아이들은 다르다. 구분 짓지 않고, 기준을 정해 재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더 나아가 ‘택견’과 ‘발레’로 대표되는 서로의 문화를 주고받으며 더 큰 꿈을 키우기도 한다. 친구가 되는 일은 결코 어렵지 않다.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선택’이 아닌 ‘존중’으로 하나되는 『이크 에크』 속 아이들과 새로운 세상을 향해 발돋움하기 바란다.
위태롭게 흔들리는 너와 나 사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안녕, 나는 오데트야! 아라사 공사인 아빠를 따라 조선에 왔어. 빙족희를 타다 물에 빠진 나를 구해 준 장쇠에게 택견을 배우고 있지. 조선의 택견은 참 재미있는 것 같아. 굼실굼실 는질는질 손과 발을 움직이는 게 발레랑 비슷한 점이 있어. 나는 우리 나라 대표 춤인 발레를 배워. 어른이 되면 멋진 발레리나가 될 거야. 처음엔 다른 나라에 와서 많이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택견을 가르쳐 주는 장쇠와 옥분이 덕분에 매일이 즐거워. 가끔 내 노란색 머리카락과 파란 눈을 보고 뭐라 뭐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장쇠와 옥분이는 달라.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장쇠가 조금 이상해. 택견 연습을 할 때면 늘 즐거워했는데 요즘엔 걱정이 있는 것처럼 표정이 어두워. 무슨 일일까?
이크 에크! 나는 자랑스러운 택견 장수의 아들, 김장쇠야. 아버지를 따라 멋진 택견 장수가 되는 게 꿈이지. 얼마 전, 한강에 썰매를 타러 갔다가 서양 아이를 구해 준 이후로 새로운 친구가 생겼어. 오데트는 조선말도 할 줄 알고, 택견을 무척 좋아해. 처음엔 좀 어색하고 마음도 불편했는데, 오데트랑 지내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어. 어른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은 다 나쁘다고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
그런데 어느 날, 고민이 생겼어. 선생님이 일본이고, 아라사고, 청나라고 다 똑같대. 다들 자기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조선에 온 거라 우리 스스로 우리나라를 지켜야 한대. 내가 본 오데트는 달랐는데……. 내가 정말 잘못한 걸까? 이대로 오데트랑 멀어져야 할까?
차별이 아닌 특별!
따뜻한 마음이 전하는 진정한 우정
이 책은 편견에 갇히지 않고, 서로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친구가 되는 세 아이의 우정 이야기를 그렸다. 우리는 누구나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태어난 나라, 사용하는 언어, 생김새까지 모든 게 다른 조선의 택견꾼 장쇠와 아라사의 발레리나 오데트. 아이들은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이크 에크』는 존중과 배려에서 그 답을 찾는다. 다른 점을 각자의 개성으로 이해하고 서로의 문화를 주고받는 따뜻한 마음이 친구가 되는 한걸음이라는 것이다. 나와 다른 모습에서 차별이 아닌 특별함을 찾아보자. 다정함이라는 반짝임이 진정한 우정의 가치를 전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