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독보적인 기발함, 도발적인 유쾌함!
미영과 양식의 은하행성서비스센터, 오늘도 정상 영업합니다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독특한 과학적 호기심으로 무장한 작가 곽재식의 연작소설집 『은하행성서비스센터, 정상 영업합니다』가 네오픽션 ON 시리즈 네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작품은 전작 『ㅁㅇㅇㅅ : 미영과 양식의 은하행성서비스센터』와 같은 세계관과 인물을 공유하며 보다 가볍고 경쾌한 열두 편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우주를 자유자재로 누빌 수 있는 ‘초공간 도약 항법’이 개발된 미래. ‘이미영’ 사장과 ‘김양식’ 이사는 재정적인 위기에 시달리는 ‘은하행성서비스센터’를 건사하기 위해 오늘도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목적’과는 상관없는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우주 끝에서 끝을 넘나든다. 그런데 일을 위해 방문하는 행성마다, 지구인인 미영과 양식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묘한 현상들이 벌어진다.
시간을 멈추는 마법을 쓴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좋은 말을 해주면 잘 자라는 식물은 정말 있을까? 겨울잠 장치가 있다면 이용자는 어떤 사람일까?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재미있는 상상과 질문들을, 곽재식 특유의 유쾌한 풍자와 날카로운 유머가 녹아 있는 이야기로 지금 만나보자!
곽재식의 가장 자유분방한 SF 월드 [미영과 양식 시리즈]
강렬한 개성을 품은 12행성을 누비는 열두 편의 색다른 SF!
‘곽재식 SF 월드’의 대표작인 [미영과 양식 시리즈]의 주인공인 미영과 양식은 줄곧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목적’과는 상관없는 기상천외한 의뢰들을 맡게 된다. ‘은하행성서비스센터’를 유지하기 위해 마지못해 우주 끝의 행성까지 날아가면서 겪는 일들은 때로는 황당무계하고 때로는 그들이 상상하지 못한 놀라운 비밀을 품고 있다.
「철통 행성」은 행성을 멸망시킬 수도 있는 재앙에 대한 정보를 철통같이 방어하는 행정 시스템의 아이러니를, 「파동 행성」에서는 좋은 파동을 느끼면 식물이 잘 자란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만들어낸 기묘한 식물 행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정지 행성」에서는 우주의 시간을 멈추려는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지, 「양육 행성」에서는 로봇이 인간을 어떤 식으로 양육하는지, 「의미 행성」에서는 우주의 창조주는 과연 우주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을지를 묻는다. 「생명 행성」에서는 생명의 경중을 정하는 기준과 희생의 의미를 탐구하고, 「영원 행성」에서는 영원한 겨울잠 기계가 있다면 누가 이용할지 찾아본다.
손톱 한 조각만으로도 온전한 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재생 행성」에서는 ‘진짜 몸’의 가치는 무엇인지 물으며 , 「기억 행성」에서는 컴퓨터를 뇌에 심었을 때 발생하는 저작권 분쟁에 대해 유머러스하게 분석한다. 「통제 행성」에서는 인류가 ‘평등한 출발선’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환경을 어디까지 통제해야 하는지, 「진공 행성」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진공을 둘러싼 우주의 탄생 비밀을, 「매매 행성」에서는 아이돌을 카피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슈를 다룬다.
『은하행성서비스센터, 정상 영업합니다』는 잡지 『독서평설』에서 1년간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은 연재작 열두 편으로 구성되어 어른은 물론 청소년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흥미진진하고 놀라운 사건들로 가득한 ‘미영과 양식’의 모험을 함께하는 동안, 탐구심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SF 소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 지은이
곽재식
공학 박사이자 SF 소설가,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 한국 전통 괴물들을 소개한 『한국 괴물 백과』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 과학 논픽션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휴가 갈 땐, 주기율표』, 『곽재식의 고전 유람』 어린이를 위한 동화 『고래 233마리』, 청소년 논픽션 『곽재식의 미래를 파는 상점』 『괴물 과학 안내서』, 소설 『ㅁㅇㅇㅅ』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 등을 썼다.
■■■ 작가의 말
소설의 내용은 우주 곳곳을 돌아다니며 온갖 일을 맡아 하는 조그마한 회사의 직원들이 이상한 행성들을 하나둘 방문하며 모험을 겪는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회사의 사장과 직원인 이미영과 김양식인데, 나는 그 전부터 두 사람이 겪는 모험담을 SF 단편으로 이곳저곳에 실었던 적이 있었다.
다채로운 소재를 다루는 잡지 속 소설에도 두 사람의 이야기가 어울릴 것 같아서, 나는 『독서평설』의 소설 시리즈에도 두 사람을 그대로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그렇게 해서, 1년 만에 12달의 연재 분량에 맞춰 12개의 행성을 탐험하는 ‘12행성 모험기’가 완성되었다.
■■■ 차례
철통 행성
파동 행성
정지 행성
양육 행성
의미 행성
생명 행성
영원 행성
재생 행성
기억 행성
통제 행성
진공 행성
매매 행성
작가의 말
■■■ 책 속으로
“슷스쇼슷스쇼으으스쇼.”
“예?”
“방금 제가 한 말이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 아시겠어요? 제가 그 말을 계속 들려주면 꽃이 잘 자라나요, 못 자라나요? 모르겠죠? 모를 수밖에 없어요. 이거는 지구나 화성 사람들은 거의 모르는 포킷폰 행성 주민들이 쓰는 말이거든요. 무슨 말이 좋은 말이다, 나쁜 말이다 하는 것은 귀로 소리를 듣고 그 소리의 의미를 뇌에서 해석해야 알 수 있는 거거든요. 사람이라고 해도 말을 배우기 전에는 무슨 말이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 알 방법이 없다고요. 그런데 귀도 없고, 뇌도 없는 꽃이 그 말이 좋은지, 나쁜지 알아듣고 자라나는 정도가 바뀔 수가 있어요?”
_「파동 행성」 중에서
“제가 이 행성에 72년 전에 추락한 무인 우주선을 찾았어요. 그 우주선에 초고성능 컴퓨터가 실려 있었는데, 우주선 추락에도 부서지지 않고 계속 동작하고 있었습니다.”
“72년 동안 계속 동작하고 있었던 초고성능 컴퓨터라는 말이에요?”
“예. 그런데 우주선이 추락할 때, 그걸 지켜보던 사람이 무선 통신으로 ‘멈춰, 무슨 수를 써서라도 멈추라고, 멈춰!’라고 마지막으로 말했던 것 같아요. 컴퓨터는 그 말을 듣고 멈출 수 있는 방법만 계속 연구한 거예요. 심지어 추락한 후에도 계속, 72년 동안.”
_「정지 행성」 중에서
“그런데 이 로봇이 기르는 동물이라는 게, 사람 같은데?”
“아무리 봐도 그렇죠? 사람을 애칭으로 ‘사라미’ 아니면 대충 ‘라미’라고 부르는 것 같네요. 로봇이 굉장히 성능이 뛰어나서 기능이 높고, 어지간한 사람들보다도 훨씬 기술이 발달한 상태라서 사람도 그냥 적당히 데리고 사는 동물 정도로 여기고 있는 느낌이네요.”
_「양육 행성」 중에서
“발전된 문명을 가진 한 단계 높은 경지의 종족님께서 먼 옛날 저희의 우주를 만들어내셨다는 것을 이제 확실히 알겠습니다. 저희에게 그 해답을 주십시오. 도대체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우주가 있는 것입니까? 우리는 왜 사는 것이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만 합니까?”
_「의미 행성」 중에서
“모르겠어요. 사실 그렇게 사용하기도 어렵죠. 우주여행에는 실제로 사용할 수 없는 큰 단점이 있는 겨울잠 장치를 도대체 누가 사용한다고 이렇게 기술 사용료까지 주는 걸까요? 선대 사장님들은 그냥 주는 돈은 거절하지 않는 거다, 하시면서 기술 사용료만 받고 누가 쓰는지는 궁금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도저히 못 참겠어요. 궁금해요.”
_「영원 행성」 중에서
“어떤 사업을 하시는데요? 다른 장기를 만드나요?”
“저희는 장기를 만드는 게 아니라, 아예 사람 한 명을 통째로 만들어요.”
양식이 되물었다.
“사람을 통째로 만든다고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데요?”
_「재생 행성」 중에서
“도대체 이 안에 들어 있는 게 뭔데요?”
즐거워서 노래를 부르며 뛰어다니는 연구원을 붙잡고 미영이 물어보자, 그 사람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 안에는 아무것도 안 들어 있어요.”
“뭐요? 그럼 이걸 저희가 왜 이렇게 멀리까지 가지고 온 거예요?”
_「진공 행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