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비밀스러운 인형 뽑기 가게 문을 열면
나만의 걱정을 해결하는 인형이 나타난다.
고학년 대상 장르 동화 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책 읽는 샤미〉 28번째 장편동화 『안녕, 걱정 인형』이 출간되었다. 작가 김은영은 어린이 동화와 청소년 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로, 판타지 소재를 바탕으로 인물의 고민을 드러내는 장점이 있다. 이번 작품 『안녕, 걱정 인형』은 한순간의 실수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고민이 생긴 어린이의 심리를 섬세하게 엮어 냈다. 걱정이 많은 소심한 주인공이 걱정 인형을 통해 어떻게 변화하는지 함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 책 내용
얽히고설킨 고민 뭉치, 혼자 풀어보려 할수록 꼬여 간다면?
걱정 인형이 나타나서 이야기를 들어 줄지도 몰라
주인공 현진은 게임에서 만난 아이언맨에게 게임 계정 사기를 당해 현금 30만 원을 내놓으라는 협박을 당하고 있다. 현진은 속으로만 끙끙 앓으며 악몽에 시달리다가 엄마에게 자신의 상황을 말하려 한다. 하지만 게임이라는 단어만 듣고도 자신에게 화내는 엄마가 두려워 결국 말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하교하는 길에 처음 보는 인형 뽑기 가게가 낯설어 발걸음을 멈춘다. 현진은 ‘나만의 걱정 인형을 뽑아 보라’는 문구를 읽고 무언가에 홀린 듯 가게로 들어선다. 현진은 결국 인형 하나를 뽑아 가방에 쑤셔 넣은 뒤 집으로 돌아간다. 다음 날, 현진은 같은 반에 전학생으로 온 해나가 전날 뽑은 걱정 인형과 똑같이 생긴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가방에서 인형을 꺼내 확인하려 한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인형이 감쪽같이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
누구나 잘못할 수 있지만 사과하는 건 용기가 필요하니까
네가 있어서 이제는 고민을 말할 수 있어
혼자 30만 원을 마련하고자 친구의 게임기까지 훔친 현진은 몰래 중고로 판매하려다가 친구에게 들키고 만다. 현진은 어떻게든 혼자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 괴로워한다. 막막한 현실에 어디부터 잘못된 건지 문제를 풀 자신은 없고 당장 현실을 부정하고만 싶다. 현진은 혼자 이겨 내기 힘든 문제에서 도망치다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아이언맨을 보고 편의점으로 숨고 만다. 아이언맨이 사라지기만 기다리던 현진은 갑자기 나타난 해나가 아이언맨을 쫓아낸 뒤 자신을 데리고 무술원에 데려가는데……. 혼자 속으로 앓아도 해결되지 않는 고민, 친구와 함께라면 해결할 수 있을까?
■■■ 줄거리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어른 아이언맨에게 게임 계정 사기를 당한 현진은 현금 30만 원을 달라는 협박을 받는다. 현진은 어떻게든 돈을 마련하고자 고민하지만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는다. 어느 날, 걱정에 사로잡혀 괴로워하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인형 뽑기 가게를 발견한다. 무언가 홀린 것처럼 들어간 그곳에는 걱정 인형을 뽑아 보라는 메시지가 적힌 기계가 있다. 현진은 어떻게든 걱정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인형을 뽑게 되는데…….
■■■ 지은이
김은영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방송국 구성작가로 일하며 세상을 배웠고, 독서 지도사로 활동하면서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쓰겠다는 꿈을 키웠다. 지금은 JY스토리텔링 아카데미에서 어린이 논픽션과 동화 쓰기를 배우며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쓴 책으로 『안녕, 걱정 인형』 『우리 역사에 숨어 있는 인권 존중의 씨앗』(공저) 『미래를 위해 지켜야 할 주권 이야기』 『내 용돈은 내 마음대로 쓸 거야』와 청소년 소설 『소리를 보는 소년』 등이 있다.
■■■ 그린이
망고
꿈처럼 포근하고 따뜻한 일러스트를 그리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 한 책에 실린 그림을 보고 시작된 그림 작가의 꿈을, 따뜻한 이야기인 『안녕, 걱정 인형』을 통해 이루게 되어 아직도 꿈만 같고 정말 큰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즐겁게 작업한 만큼 재미있게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sns: www.instagram.com/mang_go_2479
■■■ 차례
- 돈이 필요해
- 걱정 인형
- 훔친 게임기
- 겁쟁이
- 중고 거래
- 하지 마, 하지 말라고!
- 이상한 무술원
- 아이언맨
- 게임 계정
- 안녕, 해나! 안녕, 걱정 인형!
작가의 말
■■■ 책 속으로
휴대폰을 쓱 끌어당겼다. 그리고 몸을 앞으로 숙여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였지만 발신자 이름은 뜨지 않았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였다.
그 순간, 낮에 받은 문자 한 통이 떠올랐다.
‘나는 네 엄마 전화번호도 알고 있어.’ _10쪽
머리맡에서 진동이 울렸다. 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 놓은 내 휴대폰이었다.
‘30만 원이야, 알지? 돈 구하면 이 번호로 바로 연락해. 받으러 갈 테니까.’
문자를 보자마자 손이 덜덜 떨렸다.
천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30만 원.” _16쪽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잘못 들은 걸까? 하지만 대여섯 걸음 걸었을 때, 내 이름을 부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청바지에 흰색 후드 티를 입고 야구 모자를 깊게 눌러쓴 아저씨였다. 아저씨는 쓰고 있는 검정 마스크를 한 손으로 내리며 씩 웃었다. _19쪽
인형 뽑기 기계로 다가섰다. 쌓여 있는 인형 사이에 유난히 눈에 띄는 인형 하나가 있었다.
곱슬곱슬한 머리에 쌍꺼풀 없이 커다란 눈, 야무지게 다문 입술이 내 또래 친구처럼 보였다.
‘너무 귀여운걸.’
인형을 빤히 쳐다보다가 나도 모르게 풉 웃었다.
그때 그 인형이 서 있는 곳 아래 작은 모니터가 켜지더니 글자가 나타났다.
‘악몽을 꾸고 싶지 않다면 걱정 인형을 뽑아 보세요.’
그걸 보는 순간, 기분이 이상했다. 며칠 동안 악몽 때문에 잠도 푹 못 잤는데, 정말 걱정 인형이 있으면 악몽이 사라질까? _27쪽
그 순간, 가게 안의 모든 불빛이 꺼졌다. “우르르 쾅!” 하고 눈 뜰 수 없을 정도로 환한 번개와 거센 바람이 내 몸을 휘감아 돌더니 순식간에 걱정 인형이 있던 인형 뽑기 기계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캄캄한 가게 안에서 정체 모를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걱정하지 마.” _30쪽
‘쳇, 저 비싼 게임기를 굳이 학교까지 가져오는 건 뭐야? 저렇게 자랑을 하고 싶을까?’
무성이 얄미웠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부러웠다. 그때 한 가지 생각이 번뜩 떠올랐다.
‘저 게임기만 있으면…….’
머릿속에 게임기, 30만 원 그리고 아저씨. 이 세 단어가 마구 뒤섞였다. _36쪽
“게임기, 내 게임기!”
아이들이 무성의 주변으로 몰려들어 웅성거렸다.
“야, 이무성 게임기 없어졌대!”
“잘 찾아봐, 무성아. 혹시 다른 곳에 두고 까먹은 걸 수도 있잖아.”
아이들은 서로 나서서 게임기를 찾겠다고 야단이었다. 무성의 롱 패딩을 탈탈 털기도 하고, 서랍에 있는 책을 다 꺼내거나 사물함도 샅샅이 뒤졌다. 그걸 보고 있으니까 추운 날인데도 등에 자꾸 식은땀이 흘렀다. 나는 화장실에 가는 척하며 교실에서 슬쩍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때 뒤에서 무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가 훔친 게 틀림없어.” _48쪽
나는 불안한 마음을 덜어 내려고 계속 교과서의 끝자락을 접었다 폈다 했다.
어수선한 교실 분위기 속에서 나는 5교시가 끝날 때까지 소리 없이 버텼다. 그리고 학교를 마치고 조용히 사물함에 둔 보조 가방을 챙겨서 나왔다. 교문을 나서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_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