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 소개
“이곳은 절대 낙원이 아니야.”
화성, 특별전, 사라진 우승자들
최후의 게임에 참가해 미르난데의 비밀을 밝혀라!
『미르난데의 아이들』로 제1회 YA! 장르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새로운 신호탄을 쏘아 올린 조나단 작가가 후속작 『미르난데의 전사들』로 돌아왔다. 완성도 높은 서사로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은 작품의 뒷이야기답게 새로운 공간으로 이야기의 배경을 옮기고도 여전한 몰입도를 자랑한다.
전 권이 황폐화된 지구를 벗어나는 아이들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어엿한 전사가 된 아이들이 우승자의 영예를 안고 화성으로 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가상현실게임이라는 SF 소재 속에 판타지 세계관을 유연하게 녹여낸 전 권과 달리 『미르난데의 전사들』은 첫 장부터 본격적인 SF 서사를 예고한다. 더불어 화성에 먼저 도착한 이전 우승자들의 행방을 단서로 두어 화성과 미르난데에 얽힌 비밀도 암시한다. 화성이라는 미지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미르난데 ‘특별전’을 통해서 말이다. 낯선 천국에서 참가하는 마지막 가상현실게임. 그 아름답고 기이한 세상이 바로 지금 시작된다!
■■■ 지은이
조나단
장르 시나리오와 장르 대본, 장르 소설을 쓴다.
한국추리작가협회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주로 SF와 스릴러를 쓴다.
크라임 단편집 『곶자왈에서』 표제작을 썼고, SF 앤솔러지에 몇 편의 단편을 실었다.
장편소설 『사냥꾼들』 『미르난데의 아이들』 『미르난데의 전사들』을 펴냈다.
■■■ 차례
궤도에서
이리스
환영식
화성의 아침
이전 우승자들
재회
경고
아레나
첫 번째 전령
세 명의 킬
방랑자
아이스 홈
버펄로 빌
Zone X
의문들
두 번째 전령
문명 파괴자
초대
트로이목마
저항군
미르난데위원회
그들
미르난데
고대의 전령
진실
미르난데의 죽음
여론
다시 지구로
작가의 말
■■■ 책 속에서
이리스라는 도시에 도착한 것은 늦은 오후였다. 한나는 도시 외곽에 위치한 우주 공항에 왕복선이 역추진으로 착륙하는 걸 지켜보았다. 그곳에 착륙장 다섯 곳이 있었다. 착륙장은 서로 연결된 동그란 공간이었는데, 두 곳에 큰 왕복선이 서 있었다. 외형으로 보아 화물선인 듯했다. (15쪽)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요. 영웅들의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즐기는 게 오늘 환영식에 모인 화성인들의 유쾌한 관행이니까.”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미르난데에서 다시 만나다니.”
한나가 묻자, 위원장은 주말에 미르난데가 시작될 거라고 했다. 도래솔과 맨디가 놀라 한마디씩 했다.
“미르난데가 다시 열린다고요?”
“우리가 또 미르난데에 들어간다는 거예요?” (30쪽)
한나는 윤슬의 아지트에서 친구들과 나눈 대화를 기억했다. 그때 도래솔이 말했다. 화성에는 가난도 불평등도 없다고. 모두가 인공지능에 의해 관리되는 첨단 사회라고.
한나가 보기에 화성도 지구와 다르지 않았다. (53쪽)
무대 위 사회자가 말했다.
“미르난데가 올해는 전령을 제시했군요! 이곳은 과연 어떤 세상일까요? 우리의 새매와 친구들은 전령의 세계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나고 어떤 모험을 펼칠까요? 그럼 지금부터 새매와 친구들이 전령의 세계로 들어가겠습니다!”
관객들이 환호했고, 크랙 씨가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시작이야. 입장!” (76쪽)
방랑자가 나를 향해 달려든다.
나는 본령으로 날아올라 도망친다. 방랑자가 내 발톱을 잡는다. 나는 크게 날갯짓해 위로 올라간다. 방랑자가 내 발을 움켜쥐고, 올라와 몸을 휘감고, 날개를 덮고, 부리와 얼굴을, 내 전체를 뒤덮는다. (100~101쪽)
나는 이 세계를 파악하려 애쓴다. 이곳이 지구의 미르난데가 아니라는 건 안다. 여기는 크롤과 마법사, 여왕과 절대 악이 있는 세상이 아니다. 그곳과는 다른 세상이다.
우리가 모르는, 그들이 있는 세상.
미르난데는 이번에도 예측하지 못할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나는 미르난데의 의도가 궁금하고 이 이야기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 우리가 완주하면 그의 계획을 알게 될까? (146쪽)
한나는 화요일에야 스팸문자를 확인했다. 미르난데가 끝나고 이틀을 내리 잤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첫 번째 세상보다 더 힘들었다. 충격을 기억하는 몸이 계속 경련했고 한나는 빅뱅과 인플레이션의 경험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몸이 계속 늘어지고 피곤해서 일요일에는 먹는 것도 거르고 온종일 자야 했다. 피로는 화요일이 되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176쪽)
아레나에 모인 관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새매와 친구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들’과의 마지막 대결을 기대하던 사람들은 실망했고, 상황을 눈치채지 못한 이들은 이야기가 또다시 예측하지 못한 국면으로 넘어갔다며 좋아했다. 화성의 각 도시에서, 가정에서 가상현실과 단말기로 지켜보던 다른 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보는 이마다 다양한 반응을 드러냈다. (2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