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가족은 나도 함께 결정할래!
사랑으로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건 비겁한 거야……
■■■ 책 소개
고학년 대상 장르 동화 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책 읽는 샤미〉 31번째 장편동화 『레고 가족』이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독특한 소재로 즐거움과 유쾌함을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인물의 심리를 세심하게 포착해 독자에게 깊은 울림과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는 정유리 작가의 새로운 이야기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부모님의 이혼으로 혼란스러움을 느끼던 아이가 비슷한 상황을 겪는 친구와 함께 자기 세계를 다시 만들어 가는 이야기를 그려 냈다. 원하지 않았던 가정의 분리로 무기력해진 아이들이, 공감과 연대를 통해 회복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조명하며 독자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보낸다.
■■■ 책 내용
혼란스러운 상황을 견디는 아이들에게 조용히 건네는 사랑과 연대의 힘
작품 속 두리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가운데 엄마 남자 친구 딸 연두와 잘 지내라는 말을 듣게 된다. 두리는 연두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쩐지 미워할 수만은 없다. 연두와 함께 지내며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하며 자기 세계를 재조립한다. 이 이야기는 이혼 가정, 재혼 가정, 부모님이 부재한 가정 등 다양한 형태 가정 속 아이들이 받는 상처와 위로에 관해 말한다. 작품 속 두 아이는 다른 성격 다른 외모 조금은 다른 가정에서 지내고 있지만, 마음의 상처와 부담감은 비슷하다. 두 아이는 진심으로 서로 이야기를 듣고 연대하며 힘차게 도약할 힘을 얻는다. 때로는 거창한 위로보다 누군가의 응원과 공감이 도움이 된다는 걸 이 작품을 통해 깨닫게 될 것이다.
엄마, 난 레고가 아니야, 레고처럼 마음대로 끼워 넣을 수 없어
친구와 가족은 내가 결정해
『레고 가족』은 언제든 해체되고 합쳐질 수 있는 레고와 가족 해체를 접목한 독특한 소재의 동화다. 레고 조립이 취미인 두리는 부모님의 이혼 후 레고 하우스를 완성하지 못한다. 아빠와 레고를 조립하는 게 즐거움이었던 두리는 이제 아빠와 편히 레고 하우스를 조립할 수 없게 되었고, 부모님이라는 집이 분리되어 영원히 사춘기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불안함을 느낀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무기력했던 두리가 다시금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힘을 얻은 건 연두라는 존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둘은 부모님의 선택에 따라 자기 삶이 무기력하게 변화하는 과정에 익숙해 있다. 마치 누구든 나를 해체하고 조립할 수 있는 기분을 느끼며 수동적인 위치에 매번 놓이게 된다. 다만 둘은 누구보다도 가장 서로를 잘 이해하고 용기를 주며 앞으로 나아간다. 이제 두리와 연두는 누가 만든 블록이 아닌 자기 삶이라는 블록을 스스로 재조립할 수 있게 된다. 사춘기라는 불안정한 시기와 불안정한 가정을 레고에 빗대어 독자에게 공감대를 형성한다.
■■■ 줄거리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했지만 나름대로 엄마, 아빠 사이를 잘 조율하며 살아가던 두리는 어느 날 깜짝 놀랄 소식을 듣는다. 엄마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는 것. 그리고 엄마에게 남자 친구 딸 연두와 잘 지내라는 말까지 듣는다. 어느 날 엄마는 잘 지내 보라며 두리에게 남자 친구의 딸 연두를 소개한다. 같은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고 자신처럼 한 부모 가정인 연두를 두리는 왠지 미워할 수가 없다. 하지만 연두는 두리 동네로 이사한 뒤 두리와 같은 반에 전학 오자마자 곧 학폭 소문에 휘말린다. 결국 연두는 반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지고 따돌림까지 당하게 된다. 과연 두리와 연두는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하며 자기 길을 잘 찾아갈 수 있을까.
■■■ 지은이
정유리
로알드 달의 작품에 푹 빠져서 동화작가의 꿈을 꾸었습니다. 누구나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쓰기 위해 유쾌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천강문학상, 미래엔 교과서 창작 글감 공모전에 서 상을 받았고 아르코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되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레고 가족』 『독수리의 오시오 고민상담소』 『용기 충전! 도깨비 방망이』 『실패의 전문가들』 등이 있습니다.
■■■ 그린이
김래현
만화와 일러스트를 그립니다. 쓴 책으로는 『지역의 사생활 99: 담양』 『아주 약간의 변화』 『실로 놀라운 일』이 있고, 그린 책으로는 『레고 가족』 『저작권 수호 천사』 『우주 수사대 폴라리스』 『바다 사나이 신드바드, 일곱 번의 여행』과 〈환상 해결사〉 〈방울이TV 설레고〉 시리즈가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raehyeoni_
■■■ 차례
- 엄마의 남자 친구
- 사랑에 빠지면
- 어둠의 기운을 몰고 다니는 이상한 방연두
- 너도 슬러시 좋아해?
- 초대하지 않은 손님
- 방연두 괴롭히기
- 지금 이 기분은 설명하기 어려워
- 나를 위한 용기
- 정답은 없어
작가의 말
■■■ 작가의 말
두리와 비슷한 상황을 겪는 친구들이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레고 가족』을 썼어요. 두 번째, 세 번째 가족에 대한 선택은 가족 구성원 모두 같이 하는 것이니까요. 또 이 작품을 통해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 방관자가 되지 않는 용기에 대한 메시지도 전하고 싶었어요.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행동은 하지 않기로 우리 약속해요.
■■■ 책 속으로
“작전 성공! 엄마 남자 친구를 같이 만날 때가 됐어.”
이름은 방동구. 나이 47세로 키 172센티미터에 몸무게 78킬로그램. 나는 엄마 남자 친구의 개인 정보가 전혀 궁금하지 않았지만 엄마 때문에 알게 되었다. 직업은 요리사로 나랑 같은 나이의 딸이 있다는데 전혀 관심 없음. 엄마는 방동구 아저씨를 만난 지 약 11개월 정도 됨. 운명적이었다나 뭐라나. 아저씨를 본 적은 없지만 엄마한테 너무 자주 이야기를 들어서 마치 아는 사람 같기는 했다. _8~9쪽
엄마는 지금 아빠랑 남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아빠랑 여전히 가족이다. 아빠는 딸 일이니까 그렇게 이야기한 건데…….
엄마랑 아빠가 이혼하면 싸우는 모습을 이제 보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서로를 향해 말을 툭툭 내뱉는 것은 여전했다. 나만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 예전과는 다르지만. _17쪽
“연두 내일 너네 학교로 전학 가. 잘 챙겨 줘.”
나는 친구를 사귈 때 신중하다. 마음을 쉽게 열지 않아서 누구든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방연두? 내가 왜 걔를 챙겨 줘야 해?”
그런데 엄마는 평소와 달리 진지했다.
“연두가 엄마랑 헤어지고 많이 어두워졌대. 지금 사춘기까지 와서 방동구 아저씨가 엄청 걱정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너만 믿으라고 했어.”
나는 어이가 없었다. _30쪽
엄마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연두 사진 본 적 있는데, 눈이 엄청 예쁘더라.”
나는 젓가락을 식탁에 내려놓았다.
“연두랑 같이 살아. 내가 피해 줄게.”
엄마의 얼굴이 굳었다. 내 공격은 정당했다. 엄마가 먼저 나를 화나게 했으니까.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갔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눈물이 나려고 했다. 하지만 울면 지는 것 같아서 꾹 참았다. 방동구 아저씨와 방연두 때문에 엄마랑 자꾸 불편해졌다. 왜 자꾸 미워지는 사람이 늘어나는 걸까. _36쪽
“연두,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강제 전학 온 거래, 학폭 때문에. 엄마, 나 솔직히 연두가 싫지는 않아. 왜냐하면 관심이 아예 없거든.”
엄마는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
“연두랑 네가 억지로 친해지길 바라지 않아. 하지만 네가 소문만 믿고 연두에 대해 잘 모르면서 무작정 멀리하는 건 싫어. 티켓을 교환하는 건 안 돼. 방동구 아저씨가 얼마나 속상해하겠어, 널 위해서 힘들게 예매했는데. 그럴 거면 네가 슬러시 팬 미팅에 안 가는 것이 맞지. 잘 생각해 보고 알려 줘.” _43쪽
고모가 아빠 재혼에 대해서 말했다.
“언제까지 혼자 살 거야. 누구 좀 만나 봐.”
“나는 두리가 먼저야. 두리 엄마랑 헤어진 거 두리한테 가장 미안해. 두리한테 또 상처 주고 싶지 않아.”
아빠가 내 걱정을 했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로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렇지 않게 물을 마시러 가거나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도 될 텐데 몸이 굳어 버렸다. _66쪽
나는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워 단톡방을 확인했다. 읽지 않은 메시지 129개. 방연두한테 정말 네가 한 게 맞느냐고 물어볼까. 그런데 방연두랑 친한 사이도 아닌데 괜히 나서서 민이랑 수혜, 예나랑 불편해질 수도 있을 것 같고. 나는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 단톡방을 나오고 싶은데 나올 수 없는 너무나 이상하고 곤란한 상황.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시작했다. _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