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

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

저자1 범유진
저자2
출판사 자음과모음
발행일 2023-05-11
분야  청소년문학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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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되돌려도 너무 되돌린 것 아니냐고요!”

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범유진 작가의 타임 슬립 역사 판타지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4권이 출간되었다. 104권 『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는 타임 슬립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실제 존재했던 ‘김금원’이라는 여성을 등장시킨 새로운 방식의 역사 판타지 소설이다.

 

뜨개질을 잘하고 좋아하는 남자아이, 태웅. 태웅은 같은 반의 최민석에게 ‘남자답지 못하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좋아하는 아이인 이하은과 아이들 앞에서 강제로 치마를 입게 돼 등교 거부를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엄마와 함께 원주 성황림으로 여행을 간 태웅은 해설사의 이야기를 듣다 여서낭에 걸린 거울을 만지고, 조선 시대로 타임 슬립 하게 된다. 그곳에서 태웅은 시인이 되고 싶어 하는 여자아이, 금원을 만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난다. 과연 태웅은 조선 시대에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또 금원은 바라던 대로 시인이 될 수 있을까?

 

뜨개질하는 소년과 시인이 되고 싶은 소녀,

이무기가 잠든 호수를 향해 여행을 떠나다

 

『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 주인공 태웅은 멋지고 강했던 아빠의 죽음 때문에 ‘남자다움’에 집착하는 중학교 1학년이다. 어느 날 태웅은 뜨개질을 하는 취미를 같은 반 ‘인싸’ 최민석에게 들키고 만다. 다음 날, 최민석에게 ‘남자답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태웅은 최민석이 시키는 ‘챌린지’를 거부하다 강제로 치마를 입게 된다. 그 모습을 모두에게 보인 태웅은 등교 거부를 하기에 이른다. 그러던 중 엄마와 함께 원주 성황림으로 여행을 갔다가 조선 시대로 타임 슬립을 하고, 시인이 되고 싶어 하는 당찬 여자아이, 금원을 만난다.

친구가 된 태웅과 금원은 태웅이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함께 찾기 시작한다. 이후 태웅은 뜨개 인형의 도움으로 금강산에 있는 이무기가 살던 호수에 가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금원과 함께 금강산을 향해 여행을 떠난다.

 

“장자께서 말씀하셨지. 군자는 순수하게 사귄 사람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돕는다고.”

“……무슨 뜻이야?”

금원은 양손을 허리에 척 얹고는 선언하듯 말했다.

“너와 내가 친구라는 뜻이지.”

“친구?”

“그래. 지금부터 우린 친구야. 어머니가 알면 다 큰 여자애가 어떻게 남자하고 친구 할 생각을 하냐고 기절하시겠지만 말이야. 네 말대로라면 네가 여기 와서 처음 만난 게 나잖아? 그건 내게 너를 도우라는 하늘의 뜻이 있었던 거 아니겠어?”

금원이 웃었다. 태웅도 얼결에 따라 웃었다.

_본문 중

 

 

우리, 우리답게 살자.

남자답게, 여자답게, 그런 말에 묶이지 말고,

뭘 못한다는 생각도 하지 말고.”

 

이 책의 주인공들은 어딘가 독특하다. 현대에 살고 있는 태웅은 다른 남자아이들과 달리 뜨개질이 취미고, 조선시대에 사는 금원은 보통 여자아이들처럼 수를 놓고 얌전하게 있기보다는 책을 읽고 세상을 돌아다니며 여자에게는 금기시된 시를 짓고 싶어 한다.

 

“금원이 넌 하면 안 되는 일 중에 뭐가 제일 하고 싶어?”

“나는…….”

금원의 어깨가 크게 위로 올라갔다. 금원은 숨을 뱉어 내며 말했다.

“일단은 시 동인 만드는 거.”

“시 동인?”

“모여서 시 짓고, 여기저기 구경도 다니는 거야. 문집도 내고.”

_본문 중

 

사실 『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에 나오는 ‘금원’은 여성이라는 성별의 제약을 뛰어넘어 14세에 홀로 금강산 유람을 떠나 많은 것을 본 실제 인물이다. 훗날 『호동서락기』라는 책으로 자신의 발자취를 기록하기도 했다. 저자는 ‘남자다움’에 얽매여 있는 태웅을 ‘여자다움’의 굴레에서 주체적으로 벗어나려 하는 금원과 만나게 해, ‘남자다움’ ‘여자다움’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빠져나와야 오히려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맨박스에 갇히면 개인의 취향을 남자와 여자라는 이분법적 틀 안에 밀어 넣게 됩니다. 단 걸 좋아하는 남자도, 단 걸 좋아하지 않는 여자도 그 박스 안에 들어앉은 사람에게는 이상한 존재가 되어 버리는 거지요. 하지만 정말 이상한 건 누군가요? 곰곰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_작가의 말 중

 

시시각각 많은 것들이 바뀌어 가고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남자답지 못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최민석처럼, 그리고 그 밑에서 스스로를 자책하던 태웅처럼 ‘○○다움’에 갇혀 있는 청소년들도 아직 많을 것이다. 『내일의 소년 어제의 소녀』를 읽으며 청소년들이 ‘남자다움’ ‘여자다움’이 아닌 ‘나다움’에 대해 인식하고, 서서히 맨박스 속에서 나오는 태웅처럼 더 커다란 미래를 향해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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