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광화문 스트리트, 신라 스피릿!
“광화문에서 스트리트 댄스를 추는 귀신이 있다?”
〈뚜벅뚜벅〉은 이지북의 새로운 시리즈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역사와 만나는 판타지 동화를 담아낸다. 첫 도서로 출간된 『광화문 해치에 귀신이 산다』는 『삼국유사』 속 귀신인 ‘길달’을 현대로 불러와 어린이 독자가 익숙한 공간에서 역사 속 인물을 만나게 한다. 신라 시대 인물인 길달은 자칫 어린이 독자들이 생소하게 느낄 수 있으나 바나나 맛 아이스크림과 우유를 좋아하고 스트리트 댄스를 사랑한다는 설정을 덧붙여 새로운 매력을 부여하여 공감대를 형성한다. 역사 속 인물과의 심리적 거리가 조금 더 가깝게 하여 〈뚜벅뚜벅〉 시리즈의 목표처럼 역사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판타지를 통해 현대의 어린이들에게 ‘뚜벅뚜벅’ 다가가게 하는 것이다.
■■■ 책 내용
광화문에서 춤추는 신라 귀신 길달!
오늘부터 힙합 아빠가 됐다?
길달은 『삼국유사』에서 인간을 도우며 살아간 귀신으로 등장한다. 기록에는 길달이 비형랑을 피해 여우로 둔갑하여 도망가다가 죽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만약 지금까지 길달이 살아 있다면 어떨까? 『광화문 해치에 귀신이 산다』는 귀신 길달이 비형랑을 피해 해치에 숨어 살다가 소중한 관계가 생기자 더는 도망치지 않고 맞서는 이야기다. 얼굴은 여우처럼 생겼고 몸은 곰처럼 생긴 길달은 장난기 많은 성격답게 도술로 겉모습을 사람으로 바꾼 뒤 어린이날 행사를 즐긴다. 광화문 용마루에서 스트리트 댄스를 추고 튀르키예 아이스크림 장수를 속여 아이스크림을 얻어 먹기도 하는 익살스러운 모습과, 새우가 올라간 화덕 피자를 요리하는 반전 매력을 보여 주어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과거 인물을 가깝게 느끼도록 한다. 독자는 환상적인 상상을 통해 과거를 만나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신라 시대부터 혼자였던 길달
아무래도 가족은 처음이니까!
본격적인 이야기는 길달이 시원과 시율 형제를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다. 길달은 흔쾌히 내켜서 아이스크림을 준 건 아니지만 이후로 자신을 따라오는 형제가 계속 신경 쓰인다. 너희는 부모도 있고 돌아가면 되잖아?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혼자였던 길달은 형제에게 퉁명스럽게 대하지만 함께 먹고 춤추고 노래하며 가까워진다. 자신은 어쩔 수 없이 아이스크림 쿠폰을 가지기 위해 형제와 함께한다고 생각했던 길달, 하지만 시율이가 사라지자 붉어진 눈으로 많은 인파 속을 찾아 헤맨다. 그때 등장한 비형랑이 시율이를 찾고 싶다면 목숨을 내놓으라고 하고……. 기껏 천 년이 넘도록 비형랑을 피해 살아왔건만 일일 아빠 역할 때문에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까? 함께할 때는 몰랐다가 사라지고 나서야 깨닫는 마음, 처음 가족이 생긴 길달의 모습을 통해 독자는 서로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다면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 줄거리
처용무를 추던 귀신 길달, 스트리트 댄스를 추다! 길달은 신라에서 제일가는 도술 실력으로 얼굴은 여우처럼 몸은 곰처럼 생긴 귀신이다. 자신의 겉모습을 힙합 스타일로 바꾸고 혼자서도 재밌게 어린이날 행사를 즐기던 길달은 시원과 시율 형제를 만나며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바로 아빠가 되어 달라는 부탁 때문이다. 길달에게 인간 가족이 생기는 걸까?
■■■ 지은이
차유진
동화와 시나리오를 씁니다. 창작 동화로는 『광화문 해치에 귀신이 산다』 『우리 반 다빈치』 『우리 반 베토벤』 『우리 반 김홍도』 『우리 반 세종대왕』 『난데없이 메타버스』 『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등이 있습니다. 〈레너드 요원의 미스터리 보고서〉 시리즈 기획과 오디오 클립 시나리오를 작업했습니다. 〈애슬론 또봇〉 〈정글에서 살아남기〉 〈다이노코어〉 〈엉뚱발랄 콩순이〉 〈벅스봇 G〉 〈젤리고〉 등의 TV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맡았습니다.
■■■ 작가의 말
모두가 행복할 때 주변을 돌아보자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에 마음이 맑은 사람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어때요, 여러분도 길달이 되어 주시겠어요? 주변을 살피면 우리 곁에 머무르는 많은 시원이와 시율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겠다고요? 혹시, 알아요? 여러분에게 베리베리 아이스크림 쿠폰이 생길지 말이에요.
■■■ 그린이
불곰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서 만화 창작을 전공했고, 웹툰 플랫폼 봄툰에서 단편 「봉숭아 물」로 데뷔했습니다. ‘배틀 코믹스’에서 「숲속 이야기」, ‘버프툰’에서 「사랑 양장점」, 리디북스에서 「아삭아삭 테이블」을 작업했고, 그린 동화로 『광화문 해치에 귀신이 산다』, 『고스트 프렌드』가 있습니다. 앞으로 따뜻한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 ■■■ 차례
- 광화문 광장
- 수상한 형제
- 일일 아빠가 되면 되는 거지?
- 1400년 전 홍륜사
- 비형랑의 냄새
- 안녕, 아빠
- 새 주인
작가의 말
■■■ 책 속으로
마라도시 이지부크 카투다니 샤라샤테
샤라샤테 막가니오 모순디야―
펑.
선글라스를 코에 걸쳤다.
펑.
목에는 배꼽까지 늘어진 긴 금목걸이를 걸었다. 귀신 모습일 때부터 걸고 있던 누금 기법으로 만든 금귀고리는 인간이 된 길달의 귀에 잘 어울렸다.
_13쪽
“나도 제일 쫀득한 걸로 주쇼! 바나나 맛으로!”
길달은 영추문 옆 은행나무에서 따 온 은행잎을 내밀었다. 사람들 눈에 그 은행잎은 만 원짜리 지폐로 보였다. 물론 길달이 도술을 부렸기 때문이다.
_18쪽
“저 아저씨, 도술을 부리고 있어!”
시원이가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 돌아보니 시율이는 형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냠냠 음식을 집어 먹기 바빴다.
“야, 천천히 먹어!”
시원이는 동생이 음식을 먹는 것을 바라보다가 자기도 포크를 들고 먹기 시작했다.
스파게티는 쫀득했고 달콤했고 새콤했다. 피자는 바싹하고 촉촉했다. 샐러드에 올려진 과일들도 싱싱한 과즙이 팍팍 터졌다. 디저트로 나온 아이스크림도 부드럽고 달았다.
_45쪽
“맞아, 귀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지. 밤에는 이 해치 석상 안에 들어가서 잠을 잔다. 낮잠은 저 광화문 지붕 위에서 자고.”
시율이의 눈이 커졌다.
“그런데 어떻게 들어가요?”
“음. 이렇게 점프하면!”
휘리릭!
길달이 허공으로 몸을 띄웠다. 그리고 공중제비를 돌고는 해치의 등 위에서 쏙 사라졌다.
_66-67쪽
“시율아!”
길달이 다가와 물었다.
“왜 그러냐?”
시원이가 소리쳤다.
“아저씨, 시율이가 사라졌어요!”
_92쪽
“시원아, 시율아. 내년 어린이날에는 스트리트 댄스를 가르쳐 주마. 어린이날 광장에 나온 아빠들 중 스트리트 댄스를 하는 아빠는 나밖에 없을 거야.”
시율이가 헤헤 웃었다.
“그럼 어린이날 힙합 댄서 아빠네요.”
“그래, 어린이날 힙합 아빠다. 해치에 사는 어린이날 힙합 아빠.”
_118-1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