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 소개
물빛초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하면 모두 현실이 된다고?
예언 유튜버의 등장으로 엉망이 되어 버린 물빛초등학교를 구해라!
초등 교사로 일하며 어린이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을 예리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박슬기 작가의 장편동화 『진짜, 이루다 2: 물빛초 예언 추리단』이 이지북 고학년 어린이책 시리즈 〈책 읽는 샤미〉 마흔여덟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100만 구독자를 자랑하던 유튜브 ‘루다튜브’를 멈추고, 이루다는 평범한 학생이 되어 교실로 돌아온다. 어느 날 학교에 나타난 예언 유튜버, 물빛초 노스트라다무스가 숨기고 있는 거짓과 진실, 그리고 루다와 친구들이 겪는 갈등을 그린다. 가짜 예언을 믿는 교실, 그리고 진실을 밝히려는 용기. 이 중심에는 언제나 자신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려는 아이들이 있다. 루다는 이번에도 질문을 건넨다. “진짜 나는 누구일까?”
■■■ 지은이
박슬기
초등 교사로 일하며 어린이들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2017년 소설 「슬픔을 삽니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쓴 책으로는 장편동화 『진짜, 이루다』 『오늘의 마법』 『여름과 가을 사이』가 있습니다.
■■■ 그린이
명수경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상 속 소중한 순간, 일상의 빈틈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험 같은 순간, 만화 같은 순간을 평범하게 그려 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되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그린 책으로 『진짜, 이루다』가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myeungsk
■■■ 책 속에서
보름달이 뜨는 밤, 저녁 8시가 되면 ‘물빛초 노스트라다무스’ 채널에 예언 영상이 올라온다. 8시 정각이 되자마자 올라온 영상은 채 2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조회 수가 벌써 2000회를 가뿐하게 넘겼다.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_8쪽
내 옆에서 가만히 그림을 그리던 늘봄이가 말했다.
“내 생각에는 무언가 비밀이 있는 게 아닐까 싶어.”
“비밀?”
“응. 선우의 말대로라면 그냥 두루뭉술한 예언이어야 하잖아. 그냥 애들이 끼워 맞춰서 믿는 거고. 그런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잘 들어맞으니까……. 아무래도 감춰진 비밀이 있는 것 같아.” _16쪽
“선생님, 영상 못 보셨어요?”
“맞아요. 오늘 비 내리는데 강당에 가면 안 돼요. 무슨 일이 일어나면 어떡해요.”
“얘들아, 선생님이 항상 말했잖니. 인터넷에 떠도는 글이나 영상을 무조건 믿으면 안 된다고. 누구나 영상을 만들어 올리거나 글을 남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인터넷이야. 인터넷에 올라오는 정보는 항상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지. 우리가 그 편견을 깨뜨리자. 3교시 체육은 무조건 강당이다!” _19쪽
“신경 쓰지 마, 루다야. 유튜버라는 공통점 때문에 괜히 너랑 연결 짓나 봐.”
늘봄이의 따뜻한 말이 속상한 마음 위에 연고처럼 스며들었다. 마음은 내 것이니까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 그 생각을 중얼거리며 심호흡했다. 하지만 마음을 마음대로 조절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들의 눈초리와 수런거림이 마음을 자꾸 괴롭혔다. _25쪽
“김은오가 물빛초 노스트라다무스라니, 좀 안 믿기지 않아?”
“그러니까. 나는 사실 김은오랑 말도 몇 번 안 해 봤단 말이야. 맨날 정해솔이랑만 다니고. 그런 김은오가 미래를 볼 수 있다고? 말도 안 돼.”
“야, 너 그 채널 엄청 좋아하지 않았어?”
“미래를 보는 아이라면 좀 특별하고 대단한 애일 줄 알았지. 그런데 김은오는…….”
기주의 말에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특별한 아이, 미래를 볼 만한 아이, 그런 아이는 도대체 어떤 아이일까. 아니, 그런 아이가 따로 있을까? _31-32쪽
억울한 마음도 얄미운 마음도 한층 더해졌다. 그러자 갈팡질팡 시소를 타던 마음이 분명하게 한쪽으로 기울었다. 나는 우리 반 아이들이 세상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내 편이 되어 주던 때를 기억하고 있다. 그때 아이들은 자기 마음과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해솔아, 나 결정했어. 물빛초 노스트라다무스의 비밀, 함께 알아보자.”
해솔이와 늘봄이, 그리고 나는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였다. 셋이 마음을 모으니 시무룩하던 마음에 힘이 솟아났다. _51쪽
“은오야,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너야말로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다 거짓말이잖아. 너도 루다튜브를 봤으니 다 알잖아. 이 모든 거짓말이 들키면 어떻게 되는지…….”
은오의 얼굴이 점점 더 붉게 달아올랐다.
“상관없어. 나는 지금이 좋아. 지금의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 누구나 부러워하고 나를 좋아하고 친해지고 싶어 하는 지금이. 누구보다 특별한 아이가 된 지금이 좋다고. 거짓말이면 어때? 들키지 않으면 되잖아? 그러니까 함부로 나서지 마.” _70쪽
요즘 들어 어린이, 청소년 유튜버의 조작 영상과 표절 영상이 문제 되고 있다는 기사였다. 루다튜브 사건 이후 어린이 유튜버를 거짓으로 꾀어내거나 계정을 빼앗는 사건이 줄어든 줄 알았다. 그동안 유튜브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탓이었다. 하지만 뉴스에서 보여 주는 어린이 유튜버 관련 사건 그래프는 점점 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그 순간 검은 모자의 실루엣이 머릿속에 튀어 올랐다. _83-84쪽
“나도 화가 나. 은오가 예전의 나 같아서 도와주고 싶기도 하고. 하지만 사실 더 큰 건 아이들이 이대로 당하기만 하는 게 싫어서. 어린이 유튜버를 꾀어내 이용하는 사람들한테 확실하게 보여 주고 싶어. 그게 잘못됐다는 거. 그리고 나는 해피 사건이 터졌을 때, 너도 그렇고 다른 아이들이 믿어 줘서 정말 위로가 됐거든. 그런데 친구들조차 돌아선다면……. 못 견딜 거 같아.” _94쪽
“미안해, 나는 네가 이렇게까지 많이 힘들어하는 줄 몰랐어.”
해솔이가 멍한 얼굴로 은오에게 사과했다. 은오가 입을 삐죽이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리 오랜 친구라도 마음 한구석에 숨은 마음까지는 알 수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어째서 삶들은 영상 속 조각만 보고 그 사람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걸까. 생각할수록 억울하고 뽀족한 마음이 샘솟았다. _116쪽
“자존감을 높이는 세 번째 방법, 알려 줄까? 어떤 일이든 스스로 해내는 거야. 계획만 세우는 게 아니라 아주 작은 일이라도 도전하고 노력해서 이뤄 내는 거지. 어려운 일이 닥쳐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 자존감이 높아지려면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과 자기를 믿는 마음이 필요한데, 그 믿음은 이렇게 기를 수 있대. 그런데 은오 너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고백해 줬잖아. 앞으로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뭐야, 이루다. 그사이에 마음 전문가 다 됐네.” _126-127쪽
“식물도 살펴보면 각자 다 달라. 어떤 식물은 햇빛을 많이 보는 게 좋고, 어떤 식물은 햇빛을 너무 많이 보지 않는 편이 좋고. 또 어떤 식물은 물을 자주 주어야 하고, 또 어떤 식물은 거의 물을 주지 않아야 하고. 꽃을 피우는 시기도 각양각색이야. 그러니까 꽃이 피는 때도, 필요한 물의 양도, 햇빛도, 환경도 다 다른 거야. 이걸 루다도, 루다 친구들도 꼭 알았으면 좋겠어.” _135-136쪽
“루다, 너도 나한테 말해 줬잖아. 내가 한 일의 결과가 좋지 않거나 실패하더라도 혹여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나는 나를 좋아할 수 있다고. 내가 행복할 수 있다고 믿어야 힘든 걸 극복할 마음의 힘도 생긴다고.” _148쪽
■■■ 출판사 리뷰
미래를 보는 특별한 아이? 도대체 누구야?
그런 아이가 있긴 있는 거야?
유튜브를 그만두고 평범한 학교생활을 이어가던 루다 앞에 정체불명의 예언 유튜버 ‘물빛초 노스트라다무스’가 등장한다. 하얀 가면을 쓴 이 아이는 다섯 번의 예언을 연달아 적중시키며 전교생의 관심을 받는다. 아이들은 과거 유튜브를 운영하던 루다가 물빛초 노스트라다무스가 아닌지 의심한다. 결국 예언 유튜버 물빛초 노스트라다무스를 계기로 루다는 원치 않게 다시 소문의 중심에 서게 된다.
하지만 실제 노스트라다무스의 정체는 루다와 같은 반 친구인 김은오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평소 존재감이 거의 없던 은오는 가면 뒤에 숨어 예언 콘텐츠를 제작하고, 친구들이 영상에 관심을 가지면서 처음으로 주목받으며 즐거움을 느낀다.
그러던 중 루다는 물빛초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은오가 예언을 연출하고 있다는 단서를 발견하고 은오의 실체를 알게 된다. 아이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영상 뒤에는 사실 오랜 외로움과 주목받고 싶은 은오의 마음이 숨어 있었다.
“은오야,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너야말로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다 거짓말이잖아. 너도 루다튜브를 봤으니 다 알잖아. 이 모든 거짓말이 들키면 어떻게 되는지…….”
은오의 얼굴이 점점 더 붉게 달아올랐다.
“상관없어. 나는 지금이 좋아. 지금의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 누구나 부러워하고 나를 좋아하고 친해지고 싶어 하는 지금이. 누구보다 특별한 아이가 된 지금이 좋다고. 거짓말이면 어때? 들키지 않으면 되잖아? 그러니까 함부로 나서지 마.” (70쪽)
그동안 교실의 사각지대에 있던 은오에게 한순간 쏟아진 관심은 거부하기 어렵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관심과 인정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진짜’ 나를 찾고 자존감을 기르는 일이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질투하고 내가 가진 것은 별 볼 일 없다고 여기다 보면 진짜, 나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특별한 아이는 운명처럼 주어지거나 선택받은 존재가 아니다. 모두가 각기 다른 장점, 재능을 가진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갖기 바란다.
전전긍긍 꾸며진 모습으로 살기보다
있는 그대로 진짜, 나로 행복하고 싶어
루다는 은오의 얼굴에서 유튜브에 한창 집착하던 엄마의 얼굴을 발견한다. 루다는 인기를 얻기 위해 만들어 낸 거짓된 행동이 행복보다 고통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은오의 실체를 알아내고 은오에게 책임을 묻거나 질타를 하는 것 대신 은오의 몸과 마음을 살핀다. 내가 겪었던 고통을 겪고 있는 친구를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SNS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은 화면으로 편집되어 드러나는 모습이다. 그러나 한 장의 사진, 잠깐의 영상으로 ‘진짜’ 나를 표현할 수 있을까? 친구들이 눌러주는 SNS상의 ‘좋아요’ 보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의 표정을 살피고 나누는 대화가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어린이 독자가 깨닫는다면 거짓 영상을 찍던 과거의 루다, 하얀 가면을 쓰고 거짓 예언을 말하던 은오처럼 실수하지 않을 것이다. 행복에도 진짜와 거짓이 있다. 진실 된 나의 모습으로 진짜 행복을 찾아 오래오래 누리자.
기쁨도, 두려움도 모두 나누며
함께 자라는 우리는 친구잖아!
물빛초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 영상을 의도적으로 조작해 왔다는 사실을 알고 모두가 은오를 몰아세운다. 루다는 은오가 처한 상황에 공감하며 나에게 돌아선 친구가 주는 차가운 눈빛을 녹일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친구가 건네는 따뜻한 손길이라는 것을 떠올린다.
“나도 나도 화가 나. 은오가 예전의 나 같아서 도와주고 싶기도 하고. 하지만 사실 더 큰 건 아이들이 이대로 당하기만 하는 게 싫어서. 어린이 유튜버를 꾀어내 이용하는 사람들한테 확실하게 보여 주고 싶어. 그게 잘못됐다는 거. 그리고 나는 해피 사건이 터졌을 때, 너도 그렇고 다른 아이들이 믿어 줘서 정말 위로가 됐거든. 그런데 친구들조차 돌아선다면……. 못 견딜 거 같아.” (94쪽)
루다와 친구들이 거짓을 감싸기보다 함께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우정, 용기, 성장이라는 진짜 키워드를 되새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