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
염세주의자 쇼펜하우어의 예리한 시선,
고통 받는 인간의 비애와 시대의 비극에 관하여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갈망하는 대상을 취해 욕망을 충족하거나, 좋은 순간을 그저 만끽하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갖는’ 것과 ‘누리는’ 것 중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모두 행복하다고 ‘믿어야 하는’ 전제가 숨어 있다.
“행복은 감각이 아니라 생각”일 뿐이며, 그 생각은 찰나의 만족감이 불러온 착각이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묻는다.
“과일 하나를 따 먹으면 더는 배가 고프지 않은가?”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자는 없을 것이다.
인간은 “본능에 예속된 존재”며 “행복은 또 다른 결핍”으로 대체되고,
“욕망의 대상은 항상성이 없어 소멸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회고한다.
“행복이 그저 인간의 광기와 방황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내 삶이 전멸했다는 불변의 증거다.”
그러니 행복이란, 이 얼마나 희망적인 농담이며 완전무결한 환상인가.
만약 쇼펜하우어의 쓰디쓴 격언에 몸서리가 쳐진다면, 이것만 기억하라.
“우리의 감각은 고통 앞에서만 깨어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리한 일침을 가하는 쇼펜하우어의 열풍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왜’ 비관적이고 격렬하게 아파하는 쇼펜하우어에 열광하는가? 『쇼펜하우어, 행복은 농담이거나 완전무결한 환상』의 저자 셀린 벨로크는 쇼펜하우어 철학의 본질을 관철해 독자들이 철학 이론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실제 삶에 응용하도록 돕는다. 독자들이 자신을 직접 진단하고 처방하는 네 단계의 독법 과정을 거쳐 쇼펜하우어의 철학 세계를 보여주고, 쇼펜하우어적 통찰과 수행을 제안함으로써 우리를 보다 나은 삶으로 인도한다.
▪ 출판사 리뷰 |
쇼펜하우어로부터 배우는 최상의 ‘내려놓기’ 방법
불교의 영향을 받은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극단적인 비관주의로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접근 가능한 사유의 여정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매우 유용한 철학이다. 저자는 우리의 부정적인 습관들과 잘못된 가치, 기대 등을 확실히 내려놓고 그것들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급진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나’라는 개체성과 인칭성에 너무 집중하지 말고, 항상 나 자신을 ‘비인칭’ 주어로 놓으라고 당부한다. 이는 단순히 나를 3인칭으로 만드는 문제가 아니다. 마치 영어나 프랑스어의 비인칭 주어 ‘it’과 ‘il’의 용법처럼, 나를 녹여 자연 속으로 흘려보내는 일이다.
‘진단하기, 이해하기, 적용하기, 내다보기’의 실천적 관점으로 읽는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 행복은 농담이거나 완전무결한 환상』은 사색하고 숙고하는 ‘학문’을 넘어, 우리 삶에 철학을 적용해 행동으로 촉발하도록 이끈다. 저자 셀린 벨로크는 우리의 사소한 행동 습관을 바꾸는 데 집중해야 함을 강조하며, 그것이야말로 철학 이론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진단하기, 이해하기, 적용하기, 내다보기’의 네 단계로 쇼펜하우어 철학을 들여다본다. 1부 ‘산다는 것은 고통’에서는 우리가 피할 수 없는 고통의 의미와 이유, 환상으로서의 행복, 성적 본능으로서의 사랑 등에 관하여 논한다. 2부 ‘살고자 하는 의지의 분출’에서는 살고자 하는 의지가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떻게 작용되는지, 자연의 힘에 예속된 ‘의지’와 의미에 관하여 설명한다. 3부 ‘환상 너머를 보라’에서는 모든 고통의 원인이 ‘에고’에 있음을 밝히고 그로부터 벗어나는 방법, 관조하는 삶의 자세를 이야기하며 자아와의 헛된 싸움을 중단하라고 말한다. 끝으로 4부 ‘살고자 하는 의지를 부정하라’에서는 우리가 삶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과 희망해서는 안 되는 것을 이해시키며 ‘진정한 휴식’에 이르는 방법을 알려준다.
쇼펜하우어적 통찰과 수행이 이끄는 고통으로부터의 해방
『쇼펜하우어, 행복은 농담이거나 완전무결한 환상』은 심각할 만큼 어둡고 무거운 쇼펜하우어 사상을 전체적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저자 셀린 벨로크는 쇼펜하우어의 사유체계를 입체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그러면서도 쇼펜하우어 철학의 맥을 따라 오늘 우리 시대가 처한 에고이스트 사회문제를 명징한 눈으로 꿰뚫게 해준다. 물론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도덕의 기초에 관하여』 등 그의 주서가 국내에서도 번역되고 있긴 하나, 그가 인생의 잔혹함과 부조리를 심각하고 격렬하게 묘사한 것을 초심자가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쇼펜하우어를 이해하기 위한 책이자 새로운 눈으로 삶을 조망하고 긍정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책이다. 독자들은 먼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문제의식을 설정하고, 해결해야 할 증상을 진단한다. 그다음 철학자의 인식의 틀을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쇼펜하우어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다.
지은이 | 셀린 벨로크Céline Belloq
철학 교수이자 저술가. 싱가포르의 프랑스 국제학교 LFS(Lycee Francais de Singapour)와 해외 프랑스 교육기관 AEFE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실천적 관점에서 하이데거의 사상을 정리한 『하이데거와 함께하기』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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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 목차
이 책의 활용법 이 책의 주의할 점
쇼펜하우어의 생애
Ⅰ 진단하기 산다는 것은 고통 “모든 생애가 병의 기술학” 행복이라는 환상 사랑, 이 새콤달콤한 실망
Ⅱ 이해하기 살고자 하는 의지의 분출 예속된 ‘의지’ 예속된 지성 예속된 투쟁
Ⅲ 적용하기 환상 너머를 보라 고통의 원인에서 벗어나기 아름다움으로 찾는 평화 ‘에고’에서 해방되기 보편적 사랑을 위한 자기 체념
Ⅳ 내다보기 살고자 하는 의지를 부정하라 불멸의 종種 삶과 죽음을 넘어, ‘니르바나’로 고통의 부재 속 진정한 휴식
옮긴이의 말 |
▪ 책 속에서 |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인생은 전투이며 우리는 손에 무기를 든 채 죽어갈 것이다. (21쪽)
살아간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고통을 느낄 때가 있지 않은가? 우리는 꼭 진정하고 합당하며 객관적인 이유가 있어 하소연하거나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고통이 있다면 일견 다 적법한 것이다. (24쪽)
매년, 매주, 매일, 매시간 크고 작은 모순들, 기대에 대한 실망, 모든 계산을 망쳐놓는 이런저런 사건들과 함께 삶은 우리가 환멸을 느끼기에 딱 알맞은 어떤 성격의 흔적을 너무나 명확하게 새겨놓는다. (26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이 저물 무렵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면서 인생 전체를 ‘대리’로 살았음을 알게 된다. 어떻게 그렇게 인생이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었을까. 그것이 그들 인생 자체였고, 살면서 기다렸던 것이 겨우 그것이었다니. 인간의 인생은 이렇게 흘러간다. 희망하고 기대하는 것에 속은 채, 죽음의 팔 안에서 춤을 추는 것이다. (29쪽)
욕망의 대상은 환상에 불과하고, 항상성이 없으며 소멸하게 마련이다. 기쁨을 주었던 것이 고통을 주며, 이 모든 것을 떠받치고 있던 토대가 다 무너지는 날이 온다. 내 삶의 전멸은 그 마지막 증거로 모든 희망과 열망이 광기와 방황에 불과했다는 것이 확인되는 것이다. (39쪽)
우리는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고통을 느끼는 것이지 고통의 부재를 느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통의 부재, 문제의 부재, 병의 부재처럼 일단 ‘부재’로 정의된다는 점에서 행복은 이미 ‘부정적’이다. (44쪽)
인간은 자유로운 결정자로 태어났다고 생각하지만 환상이다. 인간은 자신의 지성이 얼마나 ‘의지’에 예속되어 있는지 알지 못한다. 인간은 이 의지의 충실한 노예이자 복무자인 것이다. (77쪽)
자연은 제 마음대로 우리에게 그 유일무이한 쾌락을 주어놓고 또 그 쾌락을 독살한다. 그러면서 또 이 먹먹한 죄의식과 후회감과 어렴풋한 수치심을 지니고 살아가라 선고하는 것이다. (86쪽)
염세주의자는 흔히 타자의 운명에 무관심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인간의 정신적 혁신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는 다른 사람들 가운데에 자신도 있는 것을 아는 것이며, 그들 운명에도 관련되어 있음을 아는 것이다. (170쪽)
관건은 살고자 함의 형태를 띤 모든 것을 억누르는 것이다. 고통의 부재 속에서야 비로소 휴식이 가능하다. 고통을 맞아 고통을 거부하면 명철함에 이르지 못하고, 도리어 이런 인식은 우리의 개별적 실존 의지까지 잡아먹게 된다. ‘의지’가 자기 자신을 잡아먹어 스스로 사라지게 해야 한다. 그래야 욕망에서 두려움으로, 기쁨에서 고통으로 가지 않는다. (2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