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과모음 계간지 2020 봄
저자 | 자음과모음 편집부 |
출판사 | 자음과모음 |
발행일 | 2020-03-06 |
사양 | 404쪽 | 170*240 |
ISBN | 977-20-052-3400-1 03900 |
분야 | 계간지 |
정가 | 15,000원 |
계간 「자음과모음」 혁신호 이후 네 번째 호인 2020년 봄호(통권 44호)가 꾸려졌다. 편집권 자체를 다양한 사람들에게 개방하여 문학잡지 기획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매호 빛나는 기획과 글로 채워질 게스트 에디터 지면의 이번 기획자는 팟캐스트 ‘요즘 소설 이야기’ 팀이다.
‘요.소.야’는 ‘문예지 탐구 방송’이라는 이름으로 한국문학을 다루는 주요 문예지를 소개하면서 그곳에 실린 단편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콘텐츠다. 라디오PD로 일하는 이주영과 독립서점 ‘고요서사’를 운영하는 차경희가 진행을 맡고 있다.
한국문학을 누구보다 ‘애독’하는 분들이, 또 그 감상을 적극적으로 나누기를 주저하지 않는 분들이 선택한 주제가 ‘작가-노동’임은 더없이 시의적절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 문학을 읽고 쓰는 일이 노동이라면, 그것을 직업으로 삼는 ‘작가’는 당연히 그 노동의 조건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
이 자명한 논의가 시작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한국문단은 무척 치열했고 나름의 진전이나 개선도 있었으나 그만큼의 고통과 무감함 속에 많은 사람들을 잃었다. 더 늦지 않게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더 많은 목소리를 듣기 위해 「자음과모음」 2020년 봄호를 준비했다.
머리글
노태훈 문학의 일, 문학은 일
게스트 에디터|작가-노동
요즘 소설 이야기 게스트 에디터의 말(오프닝)
강화길×정영수 [상호 인터뷰] To Do List×소설가의 입국신고서
김현 내 마음 알겠니
장은정 지나간 미래
문보영 포장의 달인, 문보영의 일기 딜리버리
정원 확실히 고소해
황인숙 전업 작가로 산다는 것
임현 예술이냐, 산업이냐
요즘 소설 이야기 게스트 에디터의 말(클로징)
소설
강화길 가원(佳園)
은모든 에로즈 샐라비
이현석 컨프론테이션
임솔아 희고 둥근 부분
기록|90년대생
김겨울 1991
양선형 No-knowing
이문경 나에게 근사(近似)한 하루
조시현 온라인입니다
한설 하필이면 평론가라서
시
김건영 토황소격문/병(病) 속의 편지
김복희 귤 까기/구름이 바라본 나와 내 친구들의 집
김중일 워킹 메이트/미세먼지와의 전쟁―무명시인
김행숙 이별여행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지만/고도의 중얼거림
남지은 모래 상자/하우스 피규어
오병량 새들이 노는 아지트/호랑이 꽃
장수양 무크지/우산이 있는 소품
장편 연재 3
배상민 복수를 합시다(마지막 회)
크리티카|예상 비평―미래의 책
강보원 독립 출판, 변증법, 패터슨
김건형 비로소 세이렌이 ‘나’를 위해 노래할 때
나원영 미래는 상대적 개념
조우리 미리 쓰는 러브레터
한소범 한국문학은 이제 새로운 미래로 간다
큐러티시즘
시
양순모 우울한 편지
소설
임정균 재생산의 위기 혹은 변화의 장면들
테마 리뷰
[침묵에 이르는 독서 : 우리가 말을 잃어야 하는 이유, 그리고 네 개의 정문]
김유태 상실과 결핍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전쟁일기』, 롤랑 바르트 『애도 일기』, 올가 토카르추크 『방랑자들』
[침대맡 고백록]
노지양 부모로부터의 탈출과 정신의 소유권 찾기
타라 웨스트오버 『배움의 발견』, 자넷 월스 『유리 성』
[지면이 성격에 어울리지 않음]
민경환 내가 겪지 않은 서품식의 기억으로부터
진태원 『애도의 애도를 위하여』
[언니, 그건 지난 계절 세계관이잖아요]
오은교 ‘열심히’ 사는 일이 불가능할 때
송지현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이주란 『한 사람을 위한 마음』
[인터리뷰(inter-review)]
조대한 슬픔을 모르는 세계의 발을 살짝 밟기 위해서
주민현 「브루클린, 맨해튼, 천국으로 가는 다리」
다채로운 시와 소설 그리고 에세이!
김건영, 김복희, 김중일, 김행숙, 남지은, 오병량, 장수양의 신작 시
강화길, 은모든, 이현석, 임솔아의 신작 소설
김겨울, 양선형, 이문경, 조시현, 한설이 꾸린 에세이 지면, ‘90년대생’
2020년 봄호에도 열네 편의 시와 네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김건영, 김복희, 김중일, 김행숙, 남지은, 오병량, 장수양 시인이, 강화길, 은모든, 이현석, 임솔아 작가가 소중한 작품을 보내주셨다. 배상민 작가의 『복수를 합시다』는 이번 호를 끝으로 연재를 마무리한다. 이 속도감 있는 이야기는 곧 단행본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호부터는 김희선 작가의 연재가 새로 시작된다.
기록 지면은 밀리니얼 세대의 중심인 1990년대생의 이야기로 꾸몄다. 이제 삼십대로 접어들게 될 필자들에게 2020년의 삶은 어떤 모습인지 들어보고자 했다. 유튜브 〈겨울서점〉 채널을 운영 중인 김겨울 님은 스스로의 약사(略史)를 흥미롭게 쓰면서 “매번 힘차게 밀고 힘차게 자빠”지는 날들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양선형 소설가의 작품을 읽어본 독자라면 여기 기록된 말들을 심상하게 넘길 수 없을 것이다. 그 ‘괴작’의 길을 언제나 지지한다.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는 생활체육인인 이문경 님은 일상을 살아가면서 끝내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들에 대한 소박하지만 단단하고 아름다운 글을 보내주었다. 시인과 소설가의 삶을 병행하는 조시현 작가는 언제나 연결되어 있다는 ‘온라인’의 감각이 삶의 지향과 지형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 써주었다. 필자 중 최연소(?)이면서 치의학과에 재학 중인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가진 한설 문학평론가는 자신의 삶을 문학과 함께 통과해온 기록들을 담았다. 광범위한 주제이면서도 결국 ‘내 이야기’를 쓸 수밖에 없는 지면이 귀한 글로 다채롭게 채워졌다.
오늘의 비평적 담론, ‘크리티카 : 예상 비평―미래의 책’
지난 계절의 좋은 작품을 선별해 일목요연하고 아름답게 소개한다, ‘큐러티시즘(Curation+Criticism)’
김유태, 노지양, 민경환, 오은교, 조대한의 테마 리뷰
크리티카 지면의 주제는 ‘예상 비평-미래의 책’이다. 2020년대에 각자가 기대하고 기다렸던 한국문학 작품이 발표되었다고 가정하고, 그 상상에 기반해 원고를 작성해달라고 필자들에게 부탁했다. 다분히 피에르 바야르의 여러 저작에 힘입은 바 크지만 ‘새로운 문학’에 대한 전망이나 기대가 원론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되지 않기를 바라는 의도가 더 컸다. 그 결과 다섯 분의 필자가 매우 흥미진진한 글을 보내주었다.
강보원 평론가는 “일종의 아마추어 시인”인 필명 “뽀르뚜까”의 시집 『뭉게구름 아래의 말벌』을 소개한다. 김건형 평론가는 “여자들을 만나고 유혹함으로써 세계의 빈칸을 채울 실마리를 얻어내는 레즈비언 탐정”의 이야기를 “2010년대 중후반부터 특히 주목받은 여성 스릴러에 대한 문학사적 응답”으로 읽어낸다. 나원영 음악평론가는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불가능하지만 무용하지는 않다는 비관과 낙관 사이에서 2030년의 글을 “메타”적으로 “예상”해보고 있다. 조우리 작가는 2030년에 출간된 한 권의 책에 추천사를 쓴다. “자기 자신조차 믿을 수 없는 어둠 속에서도 결국은 빛을 향해 걷기를 선택했던 용기의 증거”인 이 책은 2010년대에 우리가 보냈던 비극들에 빚지고 있음을, 그럼에도 서로를 향한 지지와 연대를 포기하지 않았던 지난 시기의 소산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한국일보 한소범 기자는 2020년대의 문학을 결산하는 기사를 내보낸다. 박상영 작가의 소설은 “동성결혼 합법화”를 이끌어내는 기폭제가 되었고, SF 잡지 『오늘의 SF』는 창간 10주년을 맞으며 한국 SF문학의 전성기를 열었으며,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신문사들은 신춘문예를 폐지했다. 당연하게도 이 글들은 모두 ‘거짓’이다. 예상이고, 미래이며, 가정이고, 상상이다. 하지만 이 글들에는 한국문학에 대한 애정과 기대가 듬뿍 담겨 있다.
큐러티시즘의 계간평은 각각 양순모, 임정균 평론가가 맡아주었다. 양순모 평론가는 김지연, 김현 시인의 ‘겨울 가득한’ 시를 통해 한 계절을 “되살아내는” 울음을 길어 올린다. 임정균 평론가는 정영수, 조남주, 조해진, 최진영 작가의 근작들을 함께 읽으면서 지난 계절 유독 가시화되었던 ‘노동’의 문제들을 “재생산”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해보고 있다.
리뷰 지면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다. 지난해 총 열다섯 명의 비평가가 자유롭게 책을 선택하여 한 번씩 리뷰를 싣는 방식에서, 올해는 1년간 다섯 명의 필자가 각자의 ‘주제’를 정해 테마 리뷰를 싣게 된다. 현직 문화부 기자이기도 한 김유태 시인은 ‘침묵’을 주제로, 노지양 번역가는 ‘고백록’을 주제로, 민경환 평론가는 ‘우회’와 ‘무질서’를 주제로, 오은교 평론가는 ‘세계관’을 주제로, 조대한 평론가는 ‘한 편의 시’를 주제로 연재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