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운 노랫말, 재미있는 그림
순수하고 다정한 동시의 세계 ♬
일상에서 자주 보이는 소재로 재치 있고 마음을 울리는 노랫말을 만들어 낸 동시집 『온 동네에 밑줄을 긋자』가 자음과모음 문해력 동시 7권으로 출간되었다. 동시집 『토마토 기준』 『나는 법』 동시평론집 『낮은음자리의 어린이』 등을 펴내며 세상과 동심을 연결해 온 시인 김준현은 이번 시집에서도 세계를 바라보는 순수한 마음을 그려 냈다. 그 위로, 포근하고 즐거운 그림을 그려 온 작가 현민경의 그림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동시집이 되었다. 재미있는 노랫말과 통통 튀는 그림이 펼쳐지는 세계를 만나 보자.
■■■ 지은이
김준현
■■■ 그린이
현민경
산속에서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별에서 온 쭈삐르』 『팔이 긴 사람이 있었습니다』 『농부 할아버지와 아기 채소들』 『포도 꿀꺽』 『쭈삐르와 커다란 김밥』 『어느 날 밤하늘을 탈탈탈 털었더니』 등이 있습니다.
시인의 말
제1부 초록 인간은 깜박깜박
천국은 예술
♪ ♪
♪ ♪
♪
♪
만년설
코,뿔,소
일탈
신호등 형제
그런 친구도
달이거든
아카시아 아프니까
유성이 떨어진 자리
명량 알까기 대첩
편애
한산 오목 대첩
지우개였다는 사실을
제2부 즐거운 달걀은 톡
유리창 휴가
여름 마이크
옥수수 타이핑
달걀 일기
티격태격 뒤죽박죽 알록달록
소리 키우기
우리 집은 당근밭
요요
해적왕
접혀 있는 귀
엄마와 내가 좋아하는 끝말잇기
여름에 찾아온 뜻밖의 손님
물소리 통역기
제3부 바람이랑 노느라
내 집은 떡갈나무 22층
단호박인 줄 알았다
물속에 웬 도끼가 그렇게 많이
잠 깨우기
가끔 나처럼 옆구리가
터진 붕어빵이 있으면
터져 나온 팥부터 먹어야지
언제나 우리를 향하는 사랑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색다른 스타일
쌩쌩
불멍
듣는다는 건
붙임성
신의 손
ㅅ
모과나무
새집
세상을 바라보는 무해하고 커다란 눈,
‘동심’으로의 초대
『온 동네에 밑줄을 긋자』는 가장 맑고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한 가지 예로, 동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온 동네에 밑줄을 긋자’가 행으로 포함되어 있는 시 「쌩쌩」을 읽다 보면, 어린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비 내린 다음 날에는 자전거로 밑줄을 긋자
푸른 담쟁이 옷을 입은 전봇대
가방 메고 걷는 친구들
할머니들, 해바라기가 된 할머니들
다리에서 소리가 나는 나무 의자
주름이 깊은 횡단보도
여기저기 죽죽 긋자
가끔 매듭도 지으면서 가끔
돼지 꼬리도 그리면서 빙글빙글
온 동네에 밑줄을 긋자
(…)
-「쌩쌩」 중에서
아이들에게는 ‘비 내린 다음 날’의 물웅덩이가 질척거리고 짜증스러운 것이 아니다. 온 동네에 밑줄을 그을 수 있도록 하는 물감이 되는 것이다. 세상을 도화지 삼아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마음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어린이 독자를 동심의 세계로 초대하고 싶다.
단순한 관찰을 넘어선
일상의 유쾌한 비틀기
제2부 〈즐거운 달걀은 톡〉에 수록된 시 「옥수수 타이핑」은 어린이 독자에게 친숙한 소재인 ‘옥수수’와 ‘키보드’를 재치 있게 연결했다.
올해는 꼭 다 받아 적어야지
결심했어
속속들이 알알이 다닥다닥 빈틈없는 자판을
마련했다
그렇지만 여름에는 받아 적을 게 너무 많아
빗소리 매미 소리 온갖 풀벌레 소리 파도 소리
첨벙첨벙 물소리 펑펑 불꽃놀이 소리
여름의 요정은 손이 안 보일 정도로 빠르게
받아 적었지만
어느새 옥수수 키가 우수수 빠져 버렸다
-「옥수수 타이핑」
옥수수와 키보드의 외양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여름을 대표하는 간식 옥수수를 타이핑하며 여름의 모든 소리를 받아 적겠다는 화자의 다짐은 귀엽고도 신선하다. 이 동시집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어쩌면 평범하고 흔하게 인식될 수도 있는 소재들을 참신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비틀어 바라본다. 어린이 독자들은 이 동시집 안의 재미있는 시들을 읽으며 세계를 인식하는 눈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문해력(文解力, 글을 읽고 이해하는 힘) 단련의 시대
우리말과 글을 맛있게 이해하는 자음과모음 문해력 동시
바야흐로 문해력 단련의 시대이다. 현세대 어린이가 영상 미디어에 익숙해져 문자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연일 보도된다. 그리하여 문해력을 내세운 갖가지 프로그램과 도서가 요즈음 교육·문화계 내의 추세이다.
문해력이란, 글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일컫는다. 어린이가 학교생활에서 지식을 습득하고 시험을 치르며 모둠 활동을 하는 전반적인 과정에 이것이 작용한다. 그렇게 자연스레 의사소통 능력에 영향을 끼치므로 대인 관계를 위해서라도 문해력 단련은 반드시 필요하다.
많은 전문가가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읽기와 쓰기’를 꼽는다. 시작부터 긴 글을 읽으며 끙끙대라는 말은 아닐 테다. 짧은 글을 집중하여 읽는 훈련이 우선이다. 어린이를 위한 짧은 글 하면 ‘동시’가 떠오른다. 시인의 독특한 시선, 응축된 감정 그리고 행간과 여백 사이를 해석하다 보면 어린이의 문해력은 어느새 크게 자라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