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 소개
이지북 샤미의 책놀이터 16번째 이야기
오늘 네 기분은 어때?
진짜 내 감정을 찾아봐! 『감정 스티커』
감정 스티커를 통해 착한 마음-미워하는 마음-차분한 마음-용기 있는 마음-솔직한 마음까지 들여다보고 마침내 진짜 내 마음을 찾는 이야기 『감정 스티커』가 이지북 <샤미의 책놀이터> 열여섯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웅진주니어 단편 부분 우수상을 수상하고 서울문화재단 첫 책 발간지원, 대산창작기금 대상자로 선정된 최빛나 작가의 귀엽고 명랑한 작품이다.
『감정 스티커』는 엄마의 재혼으로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채윤이의 복잡미묘한 감정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채윤이는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된 새 언니를 모른 척하다 친구에게 들켜 횡설수설 말을 늘어놓는다. 도망치듯 학교를 벗어나 두더지 잡기 게임으로 화풀이를 하던 채윤이 앞에 정체불명의 뽑기봇이 나타난다. 고민 측정 테스트를 통과한 채윤이는 뱃속에 신비한 물건을 잔뜩 품은 뽑기봇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스티커’를 뽑는다. 과연 채윤이는 스티커를 통해 혼란스러운 감정을 다스리고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작품에서는 대여섯 가지의 감정만 다뤘으나 뒤표지에 ‘30가지 토끼 표정에서 내 감정을 찾아봐’를 실었다. 어린이 독자들이 스스로 오늘 내 기분이 어떤지 생각해 보고 해당하는 토끼 표정을 짚어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독후 활동으로 진짜 내 감정과 마주할 수 있는 참신한 책이다.
■■■ 지은이
최빛나
「엄마의 빨간 구두」가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문 열지 말걸」로 제9회 웅진주니어 단편 부문 우수상을 받았고, 서울문화재단 첫 책 발간지원에 선정되었으며 대산창작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하루는 반짝이는 상상으로, 또 하루는 마음을 꼭 안아 주는 이야기로 어린이와 마주 앉고 싶어 글을 씁니다. 쓴 책으로는 『사랑의 뽑기봇』 『창문으로 들어온 아이들』 『나와 제이』(공저)가 있습니다.
■■■ 그린이
김민우
애니메이션 기획과 연출하는 일을 했습니다. 아이는 터무니없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 즐거워하지만, 또 그만큼 불안함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책에서 그 불안함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는 이야기를 지어 그려 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창작 그림책 『책 읽는 개』 『달팽이』 『나의 붉은 날개』 『하얀 연』 『괴물 사냥꾼』 『로켓 아이』 등을 발표했으며, 동화책 『초딩 연애 비법서』 『완벽하게 착한 아이, 시로』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 책 속에서
채윤이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어. 엄마의 재혼까지는 울며 겨자 먹기로 간신히 허락했다고 쳐. 그런데 원 플러스 원도 아니고, 아저씨 옆에 딸려 온 저 여자아이는 또 뭐냐고.
“너는 생일이 3월이라며? 난 그 전해 12월에 태어났으니까, 언니라고 불러.”
지수 말에 채윤이는 순간 열이 확 올랐어. 고작 삼 개월밖에 차이 나지 않는데 언니라고 부르라니! 이건 앞으로 새로 살 옷이고 학교 준비물이고 전부 자기가 먼저 독차지하겠다는 거잖아. -p.8
“나 외동 맞거든! 전혀 모르는 애야.”
“전혀 모르는 애가 네 짐을 들어 줘? 하여튼 너는 늘 이렇게 가시가 박혀 있다니까. 같은 반 친구로서 진지하게 말하는데, 더 몸속에 가득 찬 화를 좀 없애는 게 어때?”
“뭐?”
“명상을 하든가 상담을 받든가 병원을 다니든가. 방법은 무궁무진해.” -p.17
“우아, 저게 뭐야?”
그중 단연 채윤이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감정을 조절하는 스티커였어. 깜찍한 토끼 캐릭터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입체적인 데다 여러 가지 빛깔로 신비롭게 반짝이고 있었어.
“나 저거! 무조건 저 토끼 스티커 뽑을 거야!” -p.27
“학생 몇 살이야? 참말로 착하구먼.”
“네? 제가 착하다고요?”
채윤이가 착하다는 말을 들은 건 태어나서 아마 지금이 처음일 거야. 평생 못됐다, 유별나다는 소리만 들었는데 ‘착한 마음’ 스티커를 붙이니 이런 칭찬도 듣게 되고!
‘히히, 착한 마음도 꽤 괜찮은데? 역시 뽑기봇이 스티커를 붙이지 말라고 한 건, 날 위한 걱정일 뿐이었어!’ -p.40
“너랑 나는 식성도 진짜 달라! 나는 빨간 국물, 너는 하얀 국물.”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으며 채윤이가 입을 빼죽거렸어.
“그게 오히려 더 좋은 거 아니야? 다른 맛을 반반씩 나눠 먹을 수 있잖아.”
“무슨 소리야. 누가 내 것 준대? 나 혼자 다 먹을 거야!”
채윤이는 컵라면을 자기 앞으로 바짝 끌어당겼지. -p.52
‘아……. 내가 너무했나?’
채윤이는 지수의 눈치를 보며 마른침만 꼴깍 삼켰어. 엄마에게 받은 마지막 생일 선물인데, 채윤이가 봐도 이건 아닌 것 같았거든. 하지만 지수와 눈이 마주치자 마음이 차분하다 못해 차가워지면서 자꾸만 냉정한 말이 튀어나오려고 하는 거야.
‘안 되겠어! 이러다 진짜 크게 실수하겠어!’
채윤이는 입을 막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어. 화장실로 뛰어가 천천히 심호흡하며 마음을 다잡았지. -p.72
“당연히 괜찮지. 사실 너랑 친해지고 싶었거든.”
평소에 몇 번이나 하고 싶었던 말을 채윤이는 처음으로 입 밖으로 뱉었어.
“정말? 고마워.”
채윤이 말에 진주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환하게 웃었지.
‘역시 용기 있는 마음이 최고구나!’
채윤이는 왠지 모르게 뿌듯했어. -p.77
“그래서? 처음에 나 만나고 나서 완전 실망했지?”
채윤이는 첫 만남부터 독설을 퍼부었던 자기 모습이 떠올랐어.
“아니, 전혀! 실제로 보니까 반짝반짝 빛이 나던데? 싫다는 표현도 똑 부러지게 하고. 나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늘 참고 꾹꾹 누르기만 하는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네가 정말 부러웠어.” -p.97
감정 스티커를 붙였더니
진짜 내 마음이 보인다!
채윤이 앞에 나타난 ‘절대 절대 뽑지 마! 뽑기봇’. 다양한 물건 중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스티커’가 채윤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한 가지 감정을 표현하는 스티커를 가슴에 붙이면 오롯이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스티커를 붙이는 순간, 진짜 내 감정이 뭔지 알쏭달쏭 헷갈리게 될 것이라고 뽑기봇은 경고한다.
감정 스티커를 붙이자 채윤이는 다양한 경험을 한다. ‘착한 마음’ 스티커를 붙이자 착한 일을 한다. 덕분에 칭찬을 듣고 ‘용기 있는 마음’ 스티커로 평소 친해지고 싶던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기도 한다. 긍정적인 경험을 하게 만드는 스티커가 있는 반면에 ‘차분한 마음’ 스티커 때문에 냉정한 말이 튀어나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가뜩이나 혼란스러웠던 채윤이의 마음은 감정 스티커 때문에 더욱 알쏭달쏭해진 것 같다. 하지만 각기 다른 감정을 지나자 점점 진짜 내 마음이 보인다.
낯선 환경이 받아들이기 힘들어!
감정 스티커로 마음을 조절하는 이야기
채윤이는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빠와 새 언니가 생긴다. 생일이 고작 3개월 빠르면서 언니 행세를 하는 지수. 사실 채윤이를 살뜰하게 챙긴다. 채윤이는 갑자기 달라진 가족 관계가 당황스럽다. 채윤이의 입장에서 엄마의 재혼을 받아들이고, 같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새 언니를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새 언니에게 독설을 퍼붓고, 친구들에게 자주 화를 내는 식으로 예민하게 군다. 그러나 감정 스티커를 통해 드러나는 채윤이의 진심을 보고 나니 마냥 질책할 수만은 없다.
“아니, 왜 맨날 나만 나쁜 애가 되는 거야? 억울해!” -본문 18쪽
“학생 몇 살이야? 참말로 착하구먼.”
“네? 제가 착하다고요?”
채윤이가 착하다는 말을 들은 건 태어나서 아마 지금이 처음일 거야. 평생 못됐다, 유별나다는 소리만 들었는데……. -본문 40쪽
채윤이는 아직 새 가족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더불어 좋아하는 남자애는 나에게 관심도 없는 데다, 괜히 같은 반 친구와 다투기까지 했다. 유독 나에게만 힘든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 이런 채윤이의 감정이 좋을 리 없다. 이때 채윤이에게 생긴 ‘감정을 조절하는 스티커’가 돌파구가 되어 준다. 여러 가지 감정이 한 번에 쏟아지는 바람에 소화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하나씩 경험한다.
채윤이와 같은 어린이 독자에게 주는 선물
책과 함께 만나는 30가지 감정 스티커
모나고 예민한 아이 같지만, 아직 모든 감정 경험이 처음이기 때문에 표현이 미숙했던 채윤이. 시시때때로 변하는 다양한 감정이 낯선 어린이 독자와 다르지 않다. 『감정 스티커』는 스티커를 통해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워 나가는 채윤이 이야기를 통해 낯선 가족관계와 환경을 받아들이기 힘든 어린이에게 조언을 준다. 이 책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다. 30가지 감정 스티커를 선물한다.
『감정 스티커』 뒤표지에서 내가 지금까지 겪었던 알쏭달쏭한 감정들을 만나 보자. 이 소중한 감정들에 이름을 붙여 보자. 언젠가는 채윤이처럼 나도 진짜 내 감정을 찾는 어린이가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