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 소개
“아빠가 내게 만족하지 않으면?”
“또 다른 너를 데려오겠지.”
★베스트셀러 <시간 고양이> 시리즈 작가★
박미연이 선사하는 본격 SF 성장 소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22권으로 『두 번째 달에게』가 출간될 예정이다. 『두 번째 달에게』는 5권까지 출간되며 꾸준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간 고양이> 시리즈의 작가, 박미연 작가가 <시간 고양이> 흥행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청소년소설이다.
이곳은 두 개의 달이 뜨는 세상, 평행 우주가 존재하는 세계다. 교통사고로 과거의 기억을 잃은 주인공 시은은 아빠의 바람대로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하지만 심한 두통과 함께 너무나 생생한 꿈이 자꾸만 떠오른다. 꿈속에서 자신은 두려움에 떨며 아빠를 피해 숨어 있다. 그리고 하늘에는 언제나 한 개의 달만이 떠 있다.
혼란스러움과 불안함이 계속되던 어느 날, 시은은 기억을 잃기 전의 자신을 알고 있는 듯한 여자아이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듣고 마는데…….
■■■ 출판사 리뷰
두 개의 달이 뜨는 세계
여기는 내가 살아온 세계다
……그래야만 한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22권으로 『두 번째 달에게』가 출간될 예정이다. 『두 번째 달에게』는 5권까지 출간되며 꾸준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간 고양이> 시리즈의 작가, 박미연 작가가 <시간 고양이> 흥행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청소년 소설이다.
『두 번째 달에게』에서는 촘촘한 설정의 근미래 SF 세계관 속에서 성장해나가는 주인공 ‘시은’을 중심으로 입체적인 성격의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타나는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은 물론 세밀한 세계관 설정, 일반적인 상상의 범위를 벗어나는 생각지 못한 빌런, 끝까지 계속되는 반전 등 청소년문학을 많이 접해본 독자도, 처음 접해보는 독자도 모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평행우주가 존재하는 세계. 이곳은 두 개의 달이 뜨는 세상이다. 1년 전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주인공 시은은 6개월간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가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머릿속은 아직 혼란스러움으로 가득하지만, 원래의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아빠의 바람대로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사라진 기억을 다시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영재 고등학교로 전학 간 첫날, 반 아이들의 잔꾀에 빠져 길을 잃은 주인공 시은은 펀칭 선수인 하준을 만나 하준의 도움으로 증강 현실 미로를 풀어낸다. 그 후 아빠가 입학 선물로 준 뇌파 큐브를 풀려고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큐브는 오빠 시후가 가져가 그 안에 아빠의 선물 대신 시간과 장소가 적힌 쪽지를 넣어 돌려준다.
완성된 큐브 윗면에 뜬 ‘FINISH’ 버튼을 터치하자 한 면이 뚜껑처럼 열렸다. 그러나 안은 텅 비어 있었다. 믿기지 않아 큐브 안에 손을 넣어 휘저었다. 손가락 끝에 딸려 온 건 손톱만 한 메모리 잇이었다. 의아한 마음으로 메모리 잇을 누르자 순식간에 허공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10월 21일 오전 열 시 오란로 1042번지 왕벚꽃나무 앞]
십 초 후, 낯익은 오빠의 필체가 담긴 홀로그램 메시지가 사라졌다. 어이가 없었다.
_본문 중
오빠가 준 쪽지에 적힌 장소로 간 시은은 늦가을에 내리는 때아닌 벚꽃 비를 보고 심한 두통으로 쓰러진다. 그리고 꿈에서 한 개의 달이 뜨는 세계 속, 두려움에 떨며 숨어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생생한 꿈을 계속 꾸며 불안해진 시은은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다시 한번 벚꽃 비가 내리는 장소를 찾아간다. 그런데 그곳에서 만난 건 스트거만 증후군(유전적인 이유로 두정엽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 재활소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남자아이였다. 알고 보니 그 아이는 하준의 동생 이준이었고, 시은은 재활소에서 사라진 이준을 찾으러 온 하준과 다시 만나 그 일을 계기로 가까워진다.
하준에게 조금씩 설레며 여느 사춘기 청소년들과 다르지 않은 시간을 지나고 있던 어느 날, 하준과 함께 있던 시은은 한 여자아이와 부딪힌다. 그리고 그 여자아이는 시은을 보고 어떻게 이 세상에 존재하느냐고 묻는다.
“최시은? 아, 아니지? 그럴 리가 없잖아.”
처음 보는 애였다. 하지만 곧 내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가족을 제외하고 나의 과거를 안다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너 나를 알아?”
한 발 다가가며 되묻자, 여자애는 뒤로 주춤 물러났다. 그러더니 황급히 스마트 밴드를 켜고는 내 얼굴 옆에 홀로그램 영상을 띄웠다. 영상 속에는 놀랍게도 내가 있었다. 지금보다 앳된 얼굴로, 금발 여자애와 함께 웃고 있었다.
_본문 중
난 그림을 잘 그리고, 생선을 좋아한대
그런데 왜 펀칭에 더 재능이 있다는 거지?
왜 생선 냄새만 맡아도 역한 거지?
나는…… 정말로 나일까?
자신의 친구였던 여자아이가 보여준 영상을 통해 시은은 오빠와 자신이 사실 1년 전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영상에 나온 추모 공원에서 엄마의 편지를 발견하며 잃어버렸던 기억의 일부를 되찾고, 아빠가 다른 평행세계에서 자신을 데려왔다는 사실도 발견한다.
저 봉안함들의 주인은 나와 오빠가 아니다. 우리는 멀쩡하게 살아 있으니까. 그렇다면 그저 이름이 같고 우연히 얼굴이 닮은 아이들인 걸까?
나는 그 증거를 찾기 위해 디스플레이에서 흘러나오는 영상을 자세하게 살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우리 가족이 맞았다. 모두 지금보다 조금 더 젊고 앳된 얼굴로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당연히 내 기억 속에는 없는 모습이었다.
디스플레이 영상을 지나 받침대 위에 놓인 편지를 보던 나는 무릎이 휘청 꺾이고 말았다.
“어떻게 저게, 여기 있지?”
_본문 중
시은의 오빠 시후는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시은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시은이 아직 깨닫지 못한 사실을 전한다. 시은이 평행 우주에서 온 또 다른 시은이며, 아빠가 생각하는 ‘진짜 시은’이 되지 않으면 아빠는 또다시 새로운 시은을 데려올 계획이라는, 무시무시한 이야기였다.
지금 세계에서 사라지고 싶지 않았던 시은은 ‘진짜 나는 대체 누구일까?’를 고민하는 동시에 아빠가 원하는 ‘최시은’이 되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하기 시작한다. 시은이 넘어야 할 산은 얼마나 남았을까? 앞으로 시은의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까? 그리고, 시은은 정말 두 번째로 이 세계에 온 시은이 맞을까?
『두 번째 달에게』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는 반전과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에서 자주 찾아볼 수 없는 액션이 담겨 있는 본격 SF 소설이다. 또한 ‘스스로를 긍정하며 진짜 나를 찾아야 한다’라는 당연하지만 쉽게 잊고 마는 명제를 되새길 수 있는,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딱 알맞은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이기적이고 필요에 따라서는 거짓말도 서슴지 않지만, 그만큼 자기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열망이 큰 시은의 마음을 이해해나가며 ‘나’의 진짜 모습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기를 바란다.
지금 처한 현실이 견디기 힘들다면, 내 편이 아무도 없는 것 같다면, 내가 너무 못났고 하찮게 여겨진다면, 그래서 생각이 극단적으로 내달려 숨이 막힌다면, 시은이 내내 품고 있던 질문을 떠올려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를 살아 숨 쉬게 하는 ‘숨구멍’을 찾아보는 겁니다. 그런 작은 숨구멍들이 불안하고 흔들리는 시간을 통과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_작가의 말 중
■■■ 지은이
박미연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믿는다. 그 마음을 담아 녹색 지구를 지키는 은실이와 서림이의 모험 〈시간 고양이〉 시리즈를 쓰고 있다. 쓴 책으로 2019년 우수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선정작 『우리 역사에 숨어 있는 민주주의 씨앗』, 2021년 문학나눔 선정작 『부로두웨 마술단』, 청소년 소설 『DMZ 천사의 별』 1, 2 등이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마음에 가닿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 JY스토리텔링 아카데미에서 매일 상상을 펼치는 중이다.
■■■ 차례
가까스로 세이프
뇌파 큐브
스트거만 증후군
숨 쉴 구멍
보름달 데이
벚꽃 비 휘날리는
길을 잃은 아이, 기억을 잃은 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또 다른 세계
완벽한 아이가 되려면
지켜야 하는 비밀
절대 놓지 않을 손
뻔히 보이는 덫인데도
뻔뻔하고 이기적이게
진짜 너는 누구니?
늘 내 곁에 있던 너
시은과 시은, 그리고
내가 여기 있어도 될까
다시 벚꽃 비 앞에서
작가의 말
■■■ 책 속에서
거실은 전등불이 약해 아무리 켜놓고 있어도 절반은 어두웠다. 마치 절반은 늘 밤인 것처럼. 전등을 갈아도 마찬가지였다. 무엇이 잘못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사실을 알고 난 이후부터는 전등을 다시 갈지 않았다. 어차피 새 전등을 갈아도 잠깐만 밝을 뿐 이내 어두워지곤 하니까. 사람들은 이런 것을 보고 무소용이라고 불렀다. 지랄 전등이라고도 불렀다.
(「파주」, 12쪽)
날씨 한번 존나 춥네. 족발 시켰지? 언제 온다냐.
정호는 일부러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러나 바닥에 앉아서 간간이 생각에 잠기는 것처럼 보였다.
저 사람한테 뭘 했어. 뭘 했길래. 이렇게 찾아올 리가 없잖아.
나는 말했다. 그러자 정호가 한바탕 다시 웃어 젖혔다. 가끔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순박한 웃음을 짓곤 했던 정호가 징그럽게 느껴졌다.
뭘 하긴 뭘 해. 다 똑같았지. 일 못하면 몇 번 때리고, 군기 잡고 그게 끝이지. 그것도 못 버티면서 군 생활한 사람이 있기나 한 줄 아냐. 저 새끼는 심지어 괴롭힌 것도 아니야. 더한 사람도 많이 봤다고. 그리고 그게 언제 적…….
(「파주」, 24쪽)
이런 얘기 진짜 웃기지만요.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 생각해본 적 있어요?
현철이 말했다. 엉성하게 담배를 피우며, 엉성한 말투였다.
전 없어요. 매번 고비의 고비의 고비. 이거 넘으면 또 이런 게 기다리고 있고. 근데 조금은 나아질 수 있어요. 남들이 보기에 그 방법이 비열해 보이고 엿 같아 보여고 역겨워 보여도. 어쩌겠어요. 그렇게라도 보상 받고 싶은걸……. 그게 진짜 존나게 받고 싶은걸…….
(「파주」, 47쪽)
그리고 그의 반갑다는 말에 답장하지 않았다. 나는 반갑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가 누구든 기억이 나든 나지 않든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나에게는 그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니까. 낯선 곳에 지금 막 뿌리내린 사람 같은, 멀뚱멀뚱한 채로 방금 태어난 새끼 고라니 같은 표정을 짓는 게 나에게는 필요했다. 가벼워지기 위해, 더 가벼워지기 위해.
(「그런 사람」, 62쪽)
이만 일어나실까요. 전 이전부터 마시고 있었어서요.
나는 말했다.
벌써요? 아쉬워요. 저는 할 말이 너무 많은데. 사실 제가 요즘 쓰고 있는 소설은요…….
저, 원석 님. 저는 소설 얘기해도 이제 잘 몰라요. 안 쓴 지도 됐고 안 읽은 지도 됐고 무엇보다 그냥 그런 얘기들이 이제는 재미가 없어요.
거짓말.
그가 나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그런 사람」, 90쪽)
어두운 주차장 일층에 언니가 뿜는 담배 연기가 겨울철 입김처럼 가득 찼다. 언니는 담배를 피우면서 돌연 일을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뜬금없는 곳으로 간다고도 말했다. 토레스 델 파이네. 나는 그 이름을 처음 들어보았다. 언니는 어떤 설명도 붙이지 않고 나에게 언젠가 나도 그곳으로 오라고 말했다.
환해서 눈이 멀 것 같은 곳이라더라. 너도 언젠가 꼭 와. 나 보러.
(「보통의 경우」, 122쪽)
가려움을 참는 건, 내가 아니라 편집실에 있는 그들이어야 했다. 그들은 대개 모자를 쓰고 있었고 모자를 쓰고 있기에 그들의 머리와 두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생각했다. 그들의 화장실 진열장을 가득 수놓은 탈모 샴푸와 진정제와 염증제, 그리고 그들의 주머니를 차지하고 있는 독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눈이 부실 정도로 환한 백열전구 밑에서 낱낱이 드러나는 새빨간 두피와 당장이라도 거울을 깨부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 순간들을 그들도 겪어야 했다. 다음 그리고 또 다음, 그들도 그런 생각을 할까. 그런다면, 정말로 그런 거라면, 그들도 나처럼 같이 가려움을 참고 있는 거라면 한번은 봐줄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경우」, 147쪽)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수야. 너 방송하고 싶다며. 작가하고 싶다며. 그럼 너도 그만큼의 의지를 보여줘야 되는 거 아니야?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보통의 경우」, 1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