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99.8만 구독자 채널 ‘루다튜브’의 주인 열두 살 이루다
그런데…… 진짜 이루다, 나는 누구지?
초등교사로 일하며 교육 현장에서 유심히 지켜본 어린이의 현실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박슬기 작가의 장편동화 『진짜, 이루다: 100만 유튜버 루다튜브의 실체』가 이지북 고학년 동화 〈책 읽는 샤미〉 서른여섯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내가 누구인지 알기도 전에 타인에게 등 떠밀려 부러움의 대상이자 비난의 대상이 되어 버린 열두 살 주인공 이루다의 특별한 성장기를 담았다. 수많은 어린이가 ‘유튜버’라는 꿈을 꾸는 지금, 독자에게 꼭 필요한 작품이다.
주인공 루다가 용기 내어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자신의 진짜 마음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방법은 물론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동물 학대, 관심을 끌기 위한 잘못된 방법, 어린이를 겨냥한 온라인 범죄, 온라인 친구와의 교제 등 작품 속 루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지금의 어린이들이 마주한 진짜 현실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누구에게나 완벽해 보이는 초등 100만 유튜버 이루다, 과연 루다에게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 출판사 리뷰
고양이답지 못한 고양이 꼬미, 내가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나
그런데 어쩌면 엄마도 자기 마음을 잘 모르는 게 아닐까?
누구의 눈에나 완벽해 보이는 100만 유튜버 루다에게는 사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고민이 있다. ‘100만 유튜버의 숙명’을 강조하며 완벽함을 강요하는 엄마와 더 이상 행복해 보이지 않는 반려동물 꼬미에 관한 것이다. 그런 루다의 고민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언젠가부터 루다의 유튜브 채널에 이상한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
-오늘 하늘 봤어? 이제 정말 여름이더라.
-친구랑 속마음을 나누어 본 적 있어?
-네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생각해 본 적 있어?
그 생뚱맞은 댓글 뒤에는 꼭 마침표처럼 ‘이루다, 정말 행복해?’라는 말을 덧붙였다. 사실 말도 안 되는 댓글을 다는 사람은 많았다. 가시 돋친 댓글이나 사랑을 넘치게 표현하는 댓글도 익숙했다. 하지만 대부분 금세 잊혔다. 그런데 해피의 ‘이루다 행복해?’ 그 질문만큼은 제멋대로 마음속을 떠돌다가 불쑥 떠오르곤 했다. (26쪽)
아주 평범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루다의 마음을 콕콕 찌르는 이 이상한 댓글의 주인공은 루다의 오랜 구독자이자 동갑내기 ‘해피’다. 루다는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어른스러운 해피에게 친밀감을 느낀다.
그동안 부러움의 대상이자 비난의 대상으로 홀로 외로웠던 루다는 온라인 친구 해피와 이야기를 나누며 몰랐던 자신의 진짜 마음을 조금씩 알아간다.
-루다야, 난 네 진짜 모습이 더 좋아. 그게 뭐든
-내 진짜 모습이 뭔데?
-그건 네가 가장 잘 알겠지. 편집된 영상 속 모습 말고, 네 진짜 모습. 영상 속 모습은 네 일부분이거나 편집됐을 뿐이잖아. (38쪽)
그렇게 루다는 “함부로 속마음을 말하지 말라”는 엄마와의 약속을 어기고 해피에게 비밀을 털어놓는다. 엄마의 욕심 때문에 ‘고양이답게’ 살지 못하는 꼬미를 볼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저릿하고 아파온다고 말이다. 그런 꼬미에게서 자기의 모습을 느낀 루다, 그리고 그런 루다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해피는 함께 꼬미를 탈출시킬 계획을 세우지만 실패하고 만다.
“그러다 꼬미 잃어버리면 어쩌려고 그래. 엄마가 이야기했지? 넌 그냥 평범한 열두 살이 아니라고. 백만 유튜버가 쉬운 줄 알아? 언제나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어? 오늘 만나기로 한 그 애는 같은 반이야? 이름이 뭐야?”(62쪽)
“엄마가 말했지. 꼬미를 굶기는 게 아니라 조금 참았다가 더 맛있게 먹도록 도와주는 것뿐이라고. 영상에 예쁘게 담으려면 그 정도는 해야 해. 그렇게 해서 고양이 간식이나 고양이 용품 광고가 들어오면 꼬미한테도 좋은 거야. 백만 구독자를 즐겁게 해 주기 위해서는 이런 노력도 필요한 거야. 너를 향한 백만 개의 마음을 생각해.”(63쪽)
해피와 만날 생각에 들떠 약속 장소에 나간 루다는 해피가 아닌 뜻밖의 인물을 마주친다. 루다가 진짜 친구라고 믿었던 해피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어제와 오늘 사이에 깜깜한 밤이 있다
그리고 깜깜한 밤에만 보이는 내가 있다
해피 사건으로 인해 루다의 비밀이 세상에 드러나고, 반짝이던 루다의 세상에 깜깜한 어둠이 찾아온다. 쌀쌀맞은 엄마, 온라인을 도배한 루다에 관한 루머, 기다렸다는 듯 자신을 비난하는 다른 반 아이들과 자기 손으로 모든 것을 내버린 것만 같은 죄책감까지……. 열두 살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루다에게 닥쳐오지만, 루다는 새카만 어둠 속에서 다시 살아갈 오늘을 꿈꾸게 하는 아주 작지만 진짜 반짝이는 한 줄기 빛을 발견한다.
늘봄이는 고양이나 날씨 이야기, 학교 이야기를 재잘거리며 활기차게 걸었다. 아까 일을 모른 척하면서 나를 위로하려는 마음이 느껴졌다. 늘봄이의 이마에도 땀에 젖은 머리칼이 마구 엉겨 붙어 있었다. 어느새 하늘을 붉게 물들이던 노을도 사라지고 땅거미가 젖어 들고 있었다. (99쪽)
온라인 세상에서는 여전히 루다튜브가 난리였다. 사람들의 날카로운 말이 나와 엄마에게 화살처럼 쏟아졌다. 하지만 친구들은 나를 믿어 주었다. 나를 비난하는 옆 반 아이들 앞에서 내 편이 되어 주었다. 괜히 코끝이 찡해져서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입꼬리를 올렸다. (124쪽)
자기를 믿어 주는 사람들과 곁을 내어 주는 친구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고양이 꼬미까지. 루다는 어둠 속에서만 알아볼 수 있는 소중하고 빛나는 것들을 지켜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루다는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캄캄한 밤을 지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 시간이 그동안 자신이 끝내 외면해왔던 내일의 나를 위한 성장통이라는 사실도.
사실…… 맞다. 나도 그랬다. 힘들었다. 재미없었다. 다 싫었다.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서 어딜 가든 작은 행동 하나하나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아는 척하는 것도, 마냥 모범생인 척 친절하고 긍정적인 아이인 척하는 것도. 전부, 다. 이건 해피가 물어볼 때마저도 모른 척했던 마음이었다. (104쪽)
루다는 늘 자신의 주변에 있어 주었지만, 그동안 바라보지 못했던 친구들의 눈을 마주한다. 그리고 우정과 연대를 통해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자신의 진짜 마음을 돌아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진짜 이루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나 사과받고 싶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그 무엇보다 해피의 사과였다. 이번에는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거짓말로 나를 유인한 것도, 내 진심을 아무렇지 않게 여긴 것도, 나를 위험하게 한 것도 모두 사괍ㄷ고 싶었다. 그래야 그 다음, 아니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내 마음을 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도와줄게.” (123쪽)
딸기 맛 우유가 되고 싶지 않아!
나는 오늘도 내일도 진짜, 이루다
진실이 아주 살짝 첨가된 ‘딸기 맛 우유’에 자기를 비유하던 루다는 자신의 일상을 한바탕 휘저어 놓은 이 사건을 통해 하늘의 색이 늘 파랗지만은 않다는 것을, 하늘을 그리기 위해서는 수많은 색이 필요하다는 진짜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도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군가 하늘을 ‘파란색’이라고 말하더라도 자신의 손에 다른 색 크레파스를 들고 있어도 괜찮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간다.
“사실 다 진짜라고 하기는 어려워. 편집한 영상이잖아. 몇 번이고 같은 걸 찍어서 좋은 걸 이어 붙이는 거야. 거짓말 같다고 해야 하나. 딸기 맛 우유처럼 진실은 아주 조금 들어가 있는 거지.” (104쪽)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고, 자기가 누구인지 아는 건 언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마음의 힘을 느끼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한 가지 더 있다. 그건 바로 마음을 전달하는 일이다.
이제 친구들에게는 진심을 털어놓을 수 있게 됐는데, 엄마에게는 어려웠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어려운 것도 있다. 하지만 말해야 했다. 우리 반 아이들이 나한테 알려 주었던 것처럼. 보이지 않는 내 마음을 엄마도 다 알지는 못할 테니까. 내가 말하지 않으면 영원히 모를 수도 있을 테니까. (131쪽)
자기 마음을 들여다볼 새도 없이 기대와 부러움 섞인 시선에 떠밀리듯 살아오던 루다가 끝내 자기 마음과 마주하고 방법을 찾게 되는 이 여정을 통해 독자들도 자기 자신이라는 우주를 탐험해 보길. 그리고 어제의 밤을 건너 오늘에 도착한 우리가 또다시 캄캄한 밤을 지나 새로운 오늘에 도착한 내 모습을 상상해보길 바란다.
■■■ 지은이
박슬기
초등교사로 일하며 어린이들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2017년 소설 「슬픔을 삽니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쓴 책으로 장편동화 『진짜, 이루다』, 『오늘의 마법』, 『여름과 가을 사이』가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을 쓰며 저는 무척 행복했답니다. 여러분도 루다와 함께 자기 자신이라는 우주를 탐험해 보았길. _「작가의 말」에서
■■■ 그린이
명수경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상 속 소중한 순간, 일상의 빈틈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험 같은 순간, 만화 같은 순간을 평범하게 그려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되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그린 책으로 『진짜, 이루다』가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myeungsk
■■■ 차례
1 그 댓글
2 아주 평범하지만 이상한 질문
3 마음대로 되지 않는 마음
4 오늘의 작전
5 깨어나는 마음
6 어제와 오늘 사이
7 다시 한번 더
8 위로와 진짜 마음
9 새까만 밤
10 마음을 모으면
11 마주하기
12 진짜 이루다
작가의 말
■■■ 책 속으로
딩동. 휴대전화 알람이 울렸다.
운동장의 모래알을 세며 느릿느릿 걷던 나는 걸음을 멈추고 유튜브에 접속했다. 오늘의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업로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조회 수가 높았다. 학교 마치는 시간에 맞추어 영상을 올리는 엄마의 전략이 통한 모양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하교하던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루다튜브’를 보고 있었다. 그 탓에 루다튜브 로고 송이 이어달리기하듯 운동장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나는 귀를 막는 대신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 _7쪽
스크롤을 몇 번이나 맨 아래까지 내려 보았지만 오늘도 그 댓글은 보이지 않았다.
‘그 앤, 이제 내가 재미없어진 걸까.’
바람 빠진 풍선처럼 마음이 팍 쪼그라들었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실 그 댓글을 기다리는 내가 제일 이상했다. 이상한 댓글은 달리지 않는 게 좋은 거니까. _8쪽
평소에 꼬미는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손을 잘 내주지도 ‘앉아’라는 명령을 알아듣지도 못한다. 사실 꼬미는 제멋대로다.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자기가 오고 싶을 때만 오고, 자기가 내킬 때만 손을 내준다. ‘앉아’라는 말에 반응하는 것도 운이 좋을 때뿐이다. 꼬미의 뒤통수를 보며 나는 치, 하고 눈을 흘겼지만 그런 모습마저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_18쪽
-잘난 척.
-으으, 고양이 안아 들 때도 예쁜 척하는 거 보기 싫다.
-사실 실물은 영상보다 훨씬 별로임.
스크롤을 빠르게 내리는데도 돌부리에 걸리듯 악플에 눈길이 멈췄다. 무시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라지만 그것도 마음처럼 되지는 않는다. _25쪽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이 새어 나왔다. 해피의 댓글이 달리지 않으면 나를 괴롭히던 질문들도 사라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나는 행복한 걸까?’
언젠가부터 시작된 이상한 질문이 점점 꼬리를 물었다. _44쪽
오늘 엄마는 구독자에게 꼬미의 귀여운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면서 미용을 시켰다. 가끔 병원에 갈 때를 제외하고 밖에 나가 본 적 없는 꼬미가 오늘 미용실에서 털을 깎은 것이다. 변신한 꼬미 모습도 귀엽기는 했다. 하지만 꼬미의 까끌까끌한 털이 손을 스칠 때마다 내 마음도 까끌한 무언가에 쓸린 것처럼 아팠다. _46쪽
내가 깨달은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데도 여전히 엄마는 똑같은 소리였다. 엄마는 항상 뭐든 다 나를 위해서라고, 지금 내 인기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말 때문에 한 번도 내가 원하는 걸 제대로 말해 본 적이 없었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엄마를 위해 많은 걸 꾹 참아 왔다. 하지만 이제 알게 됐다. 내 마음은 엄마와 많이 다르다는 걸. _113쪽
“그러니까. 루다튜브 영상 다 거짓말이라던데? 뭐든 잘한다는 것도 다 조작 아냐?”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괜찮은 척 입꼬리를 끌어 올렸지만,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야, 너희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부러우면 부럽다고 해. 유치하게.”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보니 여름이와 가을이가 팔짱 낀 채로 그 애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니거든? 뭘 안다고 그래?”
“맞잖아, 내내 부러워했던 거. 이런 틈을 타서 그런 식으로 푸는 거 진짜 별로야. _118쪽
“나 사과받고 싶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그 무엇보다 해피의 사과였다. 이번에는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거짓말로 나를 유인한 것도, 내 진심을 아무렇지 않게 여긴 것도, 나를 위험하게 한 것도 모두 사과받고 싶었다. 그래야 그다음, 아니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내 마음을 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도와줄게.” _123쪽
이제 친구들에게는 진심을 털어놓을 수 있게 됐는데, 엄마에게는 어려웠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어려운 것도 있다. 하지만 말해야 했다. 우리 반 아이들이 나한테 알려 주었던 것처럼. 보이지 않는 내 마음을 엄마도 다 알지는 못할 테니까. 내가 말하지 않으면 영원히 모를 수도 있을 테니까. (131쪽)
엄마는 어느새 또렷해진 목소리로 진심을 전하고 있었다. 역시 우리 엄마다. 잊었던 마음을 되찾는 것도 금방이었다. 엄마의 마음속 나침반이 이제야 제대로 된 방향을 찾은 게 틀림없었다.
“그래도 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람에게 너에 대한 걸 알려 주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야. 엄마는 그날 네가 어떻게 되는 줄 알고 얼마나 무서웠는데.” _132쪽
“거짓말로 어린이 유튜버를 꾀어내 조회 수 올리는 영상을 찍거나 채널을 빼앗는 이유가 도대체 뭔가요? 그게 정의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_141쪽
나는 이제 알게 됐다. 사랑하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는 걸. 마음만으로 되는 게 아닐뿐더러 진짜 마음을 잘 알아채는 연습도 필요했다. _151쪽
어른이 되려면 한참 멀었으니까 조금 천천히 알아 가도 괜찮을 거다. 갑자기 번뜩 번개가 스쳐 지나가듯 머리가 밝아졌다. 나는 신이 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치 연필에 주문이라도 외운 듯이. 진짜 마음을 알기 시작하면 글쓰기도 쉬워지나 보다. _160쪽
“우아, 하늘 봐.”
늘봄이 말에 다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온갖 색깔이 다 있네.”
“신기하다. 난 이때까지 노을 그리라면 주황색으로만 색칠했는데.” _1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