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제10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가
부연정의 첫 장편동화!
『소리를 삼킨 소년』으로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부연정 작가가 이번에는 어린이 동화로 돌아왔다. 신인 작가임에도 벌써 확고한 팬을 보유한 작가는 자신의 고유한 유머 감각과 개성이 확실한 인물, 그리고 친구를 치고 도망간 뺑소니범을 찾는다는 흥미진진한 추리 소재를 조화롭게 섞어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든다. 스스로의 능력을 쓸모없다고 여긴 주인공이 바로 그 능력을 사용해 친구를 도우며 한 뼘 더 성장하는 모습에서, 독자들은 가슴 따듯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책 내용
초능력의 줄임말이 초라한 능력이라고?
그냥 초능력이 아니라 초라한 능력자가 온다!
“뭐야, 너희도 나처럼 98퍼센트 모자란 초능력자잖아?”
하루에 딱 세 번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초능력을 지닌 주인공 오채아는, 능력을 사용해 친구를 치고 도망간 뺑소니범을 잡기로 결심한다. 길고양이에게 탐문 수사를 하던 채아는 같은 반 지건우와 이도윤에게 초능력자라는 사실을 들키고, 이 둘 역시 자신처럼 ‘어딘가 하찮은 초능력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초능력자, 다만 대단한 능력이 아닌 작고 소소한 초능력을 지녔다는 설정과 어린이들이 나서서 주도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찾는단 소재가 만나 매끄러운 서사를 구축한다. 특히 자신의 능력을 하잘것없다고 여기는 주인공 채아가 자신과 똑같이 2퍼센트 부족한 초능력을 지닌 건우와 도윤이 초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알고, 자신이 스스로의 한계를 규정지었다는 것을 깨달아 먼저 친구들을 돕는 ‘초능력 어벤저스’를 결성하자는 모습에서 독자들은 큰 울림을 얻을 것이다.
작고 사소한 초능력, 누구보다 크고 따듯한 용기
“혼자서는 별 볼 일 없는 능력이지만,
뭉치면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어.”
하루에 딱 세 번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채아, 백 미터를 삼 초 만에 주파하지만 체력 소모가 극심한 건우, 하루에 한 번 일 분 동안 미래를 볼 수 있으나 마음대로 능력을 쓰지 못하는 도윤. ‘어벤저스’라는 단어가 주는 일반적 인상과 달리 이 세 캐릭터에게 웅장한 능력은 없다. 그러나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타인을 위하는 마음이 존재한다. 이처럼 『초능력 어벤저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기 다양한 개성과 성격을 지녔으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다른 존재를 위해 나서는 따듯한 용기가 마음속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비단 주인공 세 명뿐 아니라 나머지 인물에게도 잘 드러난다. 고양이를 구하다가 뺑소니 사고를 당한 송이, 송이에게 도움이 되고자 벼룩시장에 참여해 수익금을 모두 전달한 반 아이들의 모습에서 ‘혼자’가 아닌 ‘우리’가 함께 하는 삶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사회는 혼자 사는 것이 아닌 자신과 타인이 만나 함께 이끌어 나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읽게 될 것이다.
■■■ 지은이
부연정
『소리를 삼킨 소년』으로 제10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평소 꿈꾸던 청소년문학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초심자의 행운에 안주하지 않고 두 번째 걸음을 내딛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지은 책으로 동화 『초능력 어벤저스』, 청소년소설 『피망이세요?』가 있다.
■■■ 그린이
고형주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에서 만화창작을 전공하고 웹툰 〈오늘 하루도 무사히〉로 데뷔했다. 미국 출판사 아이언 서커스 코믹스와 협업한 그래픽 노블 『비밀 독서 동아리』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만화상 아이스너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이후 『초능력 어벤저스』 『지역의 사생활 99: 충주』와 〈흡혈귀 탐정 클럽〉 시리즈를 그렸고, 웹툰 〈축제는 이미 시작되었다〉를 연재했다.
■■■ 차례
1 초능력자 오채아
2 뺑소니 사고
3 새로운 초능력자의 등장
4 사나운 셰퍼드
5 길 잃은 할아버지
6 검은 목격묘 등장
7 범인은 누구?
8 추적
9 탄생! 초능력 어벤저스
작가의 말
■■■ 책 속으로
“송이가 뺑소니를 당했대!”
우리 반 소식통인 민재가 교실로 뛰어 들어오며 소리쳤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에 교실은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졌다. _18쪽
“인간이 어떻게 고양이 말을 하냐옹?”
내 또래의 고양이인지 놀란 목소리가 앳되었다. 웅크리고 있던 고양이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살금살금 차 밖으로 걸어 나왔다. 그사이에도 고양이는 언제라도 도망갈 수 있도록 내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나는 고양이와 수다를 떨고 싶었지만 꾹 참고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명심하자. 내게는 두 번의 기회만 남아 있다.
“물어볼 게 있는데, 혹시 이틀 전에 여기서 여자아이가 차에 치이는 사고를 본 적 있니?” _31~32쪽
“뭐 하고 있었어?”
건우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훑어보았다. 나도 지지 않겠다는 듯 당당한 눈으로 건우를 흘겨보았다.
“뭘 하긴, 그냥 고양이가 귀여워서…….”
그러나 이어진 건우의 질문에 내 당당함은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너 혹시 동물이랑 대화할 수 있어?” _47쪽
“으하하하!”
길게 이어지는 내 웃음소리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건우가 기어코 눈살을 찌푸렸다. 도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양손을 꼼질거렸다.
“뭐야. 엄청 대단한 능력인 줄 알았더니, 너희도 나처럼 98퍼센트 모자란 초능력자잖아.” _53~54쪽
눈을 크게 뜬 검은 고양이가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너무 놀라서 그대로 도망치고 말았다냥.”
역시 우리가 찾던 검은 고양이가 맞았다. 나는 간절한 바람을 담아 마지막 물음을 던졌다.
“혹시 그때 내 친구와 너를 친 차가 어떤 차인지 봤니?”
고양이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_110쪽
초능력 훈련이라니,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 내게 주어진 능력이 쓸모없다고만 여겼지, 훈련을 통해 갈고 닦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노력할 생각은 않고 투덜거리기만 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나도 훈련을 하면 동물과 하루에 네 번은 말할 수 있을까? _133쪽
오토바이에서 내린 아저씨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곧장 창고로 걸어갔다. 아저씨의 손에는 페인트 통이 들려 있었다. 드르륵 소리를 내며 셔터가 올라갔다. 아저씨가 창고 안으로 막 걸음을 옮기는 순간.
빠직.
겁에 질린 도윤이 뒷걸음질 치다 나뭇가지를 밟았다. 도윤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건우가 작게 숨을 삼켰고,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_148쪽
그와 동시에 건우와 도윤이 오른손을 위로 들었다.
“어벤저스!”
“어벤저스!”
두 사람이 또다시 나를 말없이 재촉했다. 나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도 “어벤저스”라고 말했다. 그제야 두 사람이 “와하하” 하는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의 웃음소리가 오래도록 음악실 안을 떠돌았다. _1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