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라, 이것이 인류의 석양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선택하고,
노벨문학상 수상자 모옌이 극찬한 최고의 작품!
세 개 태양이 불타는 켄타우루스 알파성 삼중성계
삼체 문명의 항성급 함대가 지구를 향해 출발한다
“인류가 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너희는 벌레다!”
SF의 신화가 된 류츠신『삼체』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수상하며 SF 거장으로 등극한 류츠신의 대표작 『삼체』. 『1부―삼체문제』 『2부―암흑의 숲』 『3부―사신의 영생』으로 이어지는 ‘지구의 과거’ 3부작은 무수한 위험이 숨어 있는 ‘암흑의 숲’과 같은 우주에서 인류가 마주하게 될 운명을 대담한 상상력으로 그려냈다.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삼체』를 읽을 때 작품 스케일이 워낙 커서 백악관의 일상사가 사소하게 느껴졌다”(『뉴욕타임스』 인터뷰)라고 평했을 만큼, 『삼체』가 구축하고 있는 세계는 무한한 우주를 향해 끝없이 팽창한다.
이처럼 『삼체』는 작가가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며 축적한 과학적 이론을 기반으로 독자들에게 우주에 관한 초월적인 시야를 선사한다. 『삼체』는 문화대혁명에서부터 수백 년 후 외계 문명과 인류의 전면전까지로 이어지는 SF 대서사시로 『1부―삼체문제』에서는 지구로부터 4광년 떨어져 있는 삼체 세계와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외계 문명과 조우하게 된 인류의 운명을 그려내고 있으며, 『2부―암흑의 숲』에서는 “문명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확장되지만 우주의 물질 총량은 불변한다”라는 우주 공리(公理)를 내세우며 ‘암흑의 숲’과 같은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계 문명과의 생존경쟁이 불가피함을 말한다. 『3부―사신의 영생』에서는 외계 문명과의 전면전에서 살아남은 인류가 우주에 존재하는 더 큰 공포와 맞닥뜨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1부에서 3부로 이어지는 무한한 상상력은 우주에 대한 본질적인 사고를 극한으로 끌어올리며 지적 즐거움을 경험하게 한다.
기술도 무력도 아닌, 사고의 변혁만이
인류를 생존하게 만든다!
『2부―암흑의 숲』에서 삼체 문명은 지구인을 멸망시키기 위해 태양계로 거대한 우주 함대를 파견한다. 우주가 무수히 많은 위험이 숨어 있는 ‘암흑의 숲’이라는 것과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계 문명과의 생존경쟁이 불가피함을 알게 된 인류는 우주 함대를 구축해 대응에 나서지만 기술력의 압도적인 차이로 인해 패배의식에 사로잡힌다. 이에 지구인들은 최후의 대안을 마련한다. 삼체인들의 치명적인 약점을 겨냥한 ‘면벽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전략과 기술의 수준이 기술 진보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삼체인들은 투명한 사고로 소통하며, 그들의 계약이나 위장, 기만의 수준이 매우 낮습니다. 인류는 이 점에 있어서 적들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_본문 중에서
삼체인은 인공지능 컴퓨터 ‘지자’를 보내 지구인의 말과 행동을 감시하지만, 절대 속마음은 읽을 수 없다는 약점을 이용해 지구에서는 네 명의 면벽자를 선발한다. 그들은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방법을 구하되, 삼체인은 물론 우주 전체로부터 자신의 생각을 감춰야 한다는 인류 역사상 가장 어려운 사명을 짊어지게 된다. 한편, 천문학을 전공한 뤄지는 옛 친구의 어머니이자 천체물리학자인 예원제로부터 “첫째, 생존은 문명의 첫 번째 필요조건이다. 둘째, 문명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확장되지만 우주의 물질 총량은 불변한다”라는 명제와 함께 우주사회학을 연구해보라는 권유를 받는다. 그리고 얼마 뒤 지구를 구원할 면벽자 중 한 명으로 선발된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인 ‘면벽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것인가? 적을 죽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문명의 생존경쟁에서 승자는 누구일까?
■■■ 지은이
류츠신(劉慈欣)
중국을 대표하는 과학소설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8년 연속으로 중국 과학소설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SF 은하상을 수상했다. 주로 중국 현대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근미래의 중국 사회를 묘사함으로써 중국 과학소설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63년 6월 베이징에서 광산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아버지의 일 때문에 산시성 양취안에서 성장했다. 1985년 화베이 수리수력원 수리공정학과를 졸업하고 산시 냥쯔관 발전소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기 시작한다.
SF에 흥미를 가진 계기가 된 작품은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이며, 그 후 아서 C. 클라크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읽고 본격적으로 SF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렇게 소설을 쓰기 시작해 1999년 「고래의 노래」로 데뷔했다. 이 소설은 웅장한 스케일의 상상력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문단과 독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같은 해 『그녀의 눈과 함께』로 SF 은하상을, 이듬해 『떠도는 지구』로 SF 은하상 대상을 거머쥐며 류츠신은 단숨에 중국 과학소설계의 기대주로 떠오른다.
주요 작품으로는 아이들만이 살아남아 지구를 통치하게 되는 미래를 그린 『초신성 시대』, 부모를 구형 번개 사고로 잃은 소년이 평생에 걸쳐 번개의 정체를 알아내는 과정을 다룬 『구상섬전』 등이 있고, 대표작인 「향촌 교사」 「중국 태양」이 실려 있는 단편집 『유랑지구』는 2019년 SF 블록버스터 영화로 제작되어 중국 역대 흥행 2위까지 올랐다.
특히 『삼체 1부―삼체문제』를 시작으로 연이어 발표한 ‘지구의 과거’ 3부작은 문화대혁명에서부터 수백 년 후 외계 문명과 인류의 전면전으로까지 이어지는 SF 대서사시로, 중국 과학소설을 세계 수준으로 올려놓은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 시리즈는 과학소설로서는 이례적으로 평단의 극찬과 독자의 열광적인 반응 속에 300만 부라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제18회 SF 은하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삼체』는 휴고상, 네뷸러상, 월드판타지상을 석권한 소설가 켄 리우가 직접 번역을 맡아 중국 과학소설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정식 출간되었고, 2015년 세계 최고 권위의 SF 문학상인 휴고상을 아시아 최초로 수상했다. 류츠신의 소설은 우주와 미래에 대한 극단적인 설정 속에 문화대혁명, 톈안먼 사태, 양탄 공정 등 중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절묘하게 녹여내면서 극적 긴장과 현실감을 획득한다. 또한 풍부한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엔지니어 특유의 구체적이고 섬세한 기술 묘사는 그에게 “과학 기술과 상상력이라는 양 날개를 달고 창공을 향해 비상하는 작가”라는 평을 가져다주었다.
■■■ 옮긴이
허유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 및 동 대학 통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개처럼 싸우고 꽃처럼 아끼고』 『길 위의 시대』 『팡쓰치의 첫사랑 낙원』 『적의 벚꽃』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 『검은 강』 『나비탐미기』 『화씨 비가』 등 다수가 있다.
‘초석’ 앞에 쓰다
서막
상 : 면벽자
중 : 저주의 주문
하 : 암흑의 숲
파벽자 2호는 누운 채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보았다. 빠뜨린 것 하나 없이 낱낱이 반추했음을 확인한 뒤 감각이 무뎌진 몸을 일으켰다. 남자는 베개 밑으로 손을 넣어 권총을 꺼낸 뒤 천천히 자신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가져다 댔다. 바로 그때 그의 눈 속에 지자의 자막이 떠올랐다.
멈춰라. 우리에겐 네가 필요하다. _44쪽
환각이 아닌 것 같았다. (……) 구름바다 위에서 은색으로 빛나는 물체를 발견했다. 곧게 뻗은 네 개의 선이 밤하늘을 배경으로 유난히 도드라져 보였다. 비행기와 같은 속도로 계속 뻗어나가고 있었는데 꼬리 쪽으로 갈수록 점점 희미해져 밤하늘과 하나가 되었다. 예리한 은색 검이 구름 위를 날고 있는 것 같았다. _101쪽
“면벽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어려운 사명을 짊어지게 됩니다. 그들은 완벽하게 혼자가 되어 이 세상은 물론 우주 전체에 대해 자신의 내면세계를 감추어야 합니다. 그들이 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상대이자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은 오직 그들 자신뿐입니다. 그들은 이 위대한 사명을 안고 기나긴 세월을 고독하게 지내야 합니다. 이 점에 대해 제가 인류를 대표해 면벽자들에게 심심한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_135~136쪽
뤄지는 명상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
직사각형의 철광석이 눈에 들어왔다. 그걸 보자마자 머리를 찧어 모든 걸 끝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뤄지는 그 평평하고 매끄러운 돌 위에 드러누웠다. 차디찬 감촉이 그의 가슴속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는 불길을 꺼트렸다. 그의 몸이 광석처럼 단단해진 것 같았다. _160쪽
‘생존은 문명의 첫 번째 필요조건이다.’
‘문명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확장되지만 우주의 물질 총량은 불변한다.’
뤄지는 이 두 마디에 주목했다. 그 속에 담긴 궁극의 심오함은 아직 알 수 없었지만 긴 사색은 그에게 이 두 마디 말 속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려주었다. _309쪽
그런데 기술로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정말로 가능한가요?”
이 말에 하인스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장군님은 다른 사람들만큼 원시적이지 않습니다! 방금 ‘지능’이 아니라 ‘사고력’이라고 했죠? 사고력은 지능보다 더 상위의 개념이에요. 예를 들면 지금의 패배주의와 싸워 이기려는 건 불가능해요. 지자가 놓은 장벽 앞에서는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승리에 대한 신념을 갖기가 힘들죠.”
“그렇다면 제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하군요. 기술로 사고력을 높일 수 있습니까?” _378쪽
우주는 다시 잠들었고 금속 구름 속에 있던 모든 것도 우주의 냉기 속에서 빛을 잃었다. 구름 전체가 암흑 속에 파묻혔다. 그 후 태양의 인력에 의해 구름이 팽창을 멈추고 길게 늘어지더니 긴 띠를 이룬 뒤 태양 주위를 도는 성긴 금속 띠가 되었다. 편히 눈 감지 못한 100만 영혼들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태양계의 가장 적막한 우주 공간에서 영원히 떠돌았다. _604쪽
함대가 전멸하는 광경이 담긴 영상이 20천문단위 밖에서 세 시간 만에 지구에 도착했을 때 인류는 절망한 아이들 같았고, 세계는 악몽에 사로잡힌 유치원이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패닉에 빠졌고 모든 것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었다. _609쪽
“우주는 암흑의 숲이에요. 모든 문명이 총을 든 사냥꾼이죠. 그들이 유령처럼 숲속을 누비고 있어요. 길을 가로막는 나뭇가지를 살며시 치우고 발소리를 최대한 줄이고 숨소리조차 낮추고……. 조심해야 해요. 숲속 곳곳에 사냥꾼들이 숨어 있으니까요. (……) 이 숲에서 타인은 그 자체만으로 지옥이고 영원한 위협이에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그 어떤 생명도 곧바로 없애버려야 해요. 이것이 바로 우주 문명이고 페르미 역설에 대한 해석이에요.” _677쪽
“이제 내 심장의 박동을 정지시킬 것이다. 이 방아쇠를 당기는 동시에 나는 두 세계의 역사에 가장 큰 죄인으로 남을 것이다. (……) 지자가 내 옆에 있다는 것을 안다. 너희는 인류의 부름에 응답하지 않았다. 무언은 가장 큰 경멸이다. 우리는 지난 200년 동안 경멸당해왔다. 원한다면 계속 침묵해도 좋다. 30초의 시간을 주겠다.” _7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