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수상작가 손서은 신작
케냐로 자원봉사 떠난 착한 아이 천수
현지 경찰에 체포되다!
“청소년소설의 배경을 확장시킨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소설 『테오도루 24번지』로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손서은 작가. 그가 이번에는 아프리카로 떠났다. 『착한 아이 백천수 씨』는 케냐로 자원봉사를 떠난 ‘착한 아이’ 천수가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며 자신의 자아를 찾게 되는 이야기다. 각양각색의 개성을 뽐내는 인물들, 유쾌한 문체, 막힘없는 전개로 흥미진진함에 읽는 재미까지 더했다.
스펙을 쌓으라는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케냐로 간 천수, 얼렁뚱땅 봉사에 참여하게 된 승아, 매사에 조급하고 불안한 마거릿. 어딘가 조금씩 부족한 이들이 자원봉사 캠프에서 만났다. 빌리지 체험팀으로 묶인 그들은 마사이 빌리지에 자원봉사를 하러 간다.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간식을 나눠 주던 중에 일이 벌어진다. 한 아이가 마거릿의 가방에 있는 약을 사탕으로 잘못 알고 빼 먹는다. 승아가 그 장면을 보고 약을 뱉어 내게 하지만 아이는 달아나고 만다. 다음 날 약을 먹은 아이가 죽게 되고, 현지 경찰은 이를 살인 사건으로 생각해 조사에 나선다.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천수와 승아가 지목되는데……. 이들은 과연 누명을 벗고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손서은
홍익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영화를 만들었다. 단편영화 [스파게티]로 부산단편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그 후 인도에서 실컷 놀며 세상 구경을 했고, 홍대 앞 레코드포럼에서 스피커를 내놓고 음악 트는 일을 했다.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그리스 정부가 지원하는 장학금을 받으며 아테네국립미술대학에서 활동했다. 청소년 단편소설 「여행자」를 시작으로 『컬러 보이』, 『테오도루 24번지』, 『슬리핑뷰티 마마』를 썼다. 『테오도루 24번지』로 제6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1
코레안들에게는 패턴이 있다
마이 넘버원 백천수
고승아는 영어를 못하는 게 아니다 안 하는 거다
자잘한 균열은 빵꾸가 된다
앞선 자가 뒤서고 뒤선 자가 앞선다
2
용의자 녹취록
좋은 사람 마거릿 패리
사피엔스는 한때 아프리카에 모여 살았다
기브 미 캔디 기브 미 러브
빅 비즈니스 우먼 앙벵야
캔디맨은 도시 전설의 계보를 잇는다
3
귀가 열리자 망령이 살아났다
알리스 vs 타사피 패밀리
마이 넘버원 피터
특성상 진실은 밖으로 나오기를 꺼린다
시체가 있다 죄는 없다
나쁜 놈들이 다녀도 도시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잘못된 판타지는 화를 부른다
섣부른 결론은 건강에 해롭다
유동적인 인간은 모습과 성질을 바꾸기도 한다
조상님은 화산섬에 산다
작가의 말
“이번만큼은 피하지 않겠다!”
백천수의 유쾌하고도 아슬아슬한 일탈
1만 킬로 떨어진 아프리카에서 보낸 뜨거운 여름
보통의 키에 보통의 성적을 유지하는 누가 봐도 평범한 고2 천수. 여느 고등학생처럼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가고, 학원이 끝나면 집으로 온다. 특별할 게 없는 천수에게 유일하게 평범치 않은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엄마다. 잘나가는 여행사 대표이자 아들을 끔찍이 아끼는 ‘헬리콥터 맘’ 미숙은 천수에 관한 일이라면 사사건건 간섭한다. 엄마의 참견과 지시에 지친 천수는 집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미숙의 계획에 따라 아프리카로 자원봉사를 떠난다.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승아는 늘 돈 때문에 걱정이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갈빗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낼 생각이었는데, 갈빗집이 갑자기 문을 닫는 바람에 승아의 계획은 틀어지고 만다. 망연자실한 승아는 길을 가다가 여행사 직원의 판촉에 이끌려 해외 자원봉사 캠프에 지원하게 된다. 직원의 도움으로 승아는 캠프 참가자로 선발되고, 잠깐이라도 할머니 곁을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아프리카로 떠난다.
미국 중서부 도시에 살고 있는 마가렛은 동네에서 좋은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역 사회를 위한 일이라면 항상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는데, 특히 동네 아이들을 아꼈다. 마가렛은 아이들을 위해 항상 먹거리를 양껏 제공하며, 불량한 행동을 일삼는 아이들에게도 아낌없이 베푼다. 그러던 중 가출한 아이를 집에 들여 먹이고 재우다가 큰 오해를 산다. 가까스로 누명을 벗은 마가렛은 기분 전환을 위해 해외 자원봉사 캠프를 신청한다.
『착한 아이 백천수 씨』는 주인공 천수를 비롯해 승아와 마가렛까지, 인물들이 스스로를 옥죄는 틀에서 벗어나 나 자신으로 우뚝 서는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자원봉사 중에 우연히 일어난 어린 아이의 죽음을 수습하며 세 사람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천수는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하게 되며, 승아는 돈 걱정을 한편에 묻어 두고 나다움에 대해 눈을 뜬다. 좋은 사람이 되는 일에만 몰두하던 마거릿은 모든 행동에는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깨닫는다.
세 인물이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는 과정의 중심에 천수가 있다.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자원봉사를 신청하지 않았더라면, 케냐로 가기 위해 떨리는 마음으로 공항에 가지 않았더라면 이야기는 펼쳐지지 않았을 것이다. 엄마 곁을 떠나며 천수는 이제껏 겪지 못한 경험을 하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말을 나눈다.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는 결국 천수의 발걸음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렇듯 이 소설은 지금 있는 곳을 벗어나 한걸음 앞으로 나아갈 것을 권한다. 천수와 함께 나를 감싸고 있는 껍질을 깨고 조심스레 발을 디뎌 본다면 독자들에게도 생각지 못한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이다.
작가의 말
어려서는 착한 아이였다. 커서는 착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사나워지고 세지고 싶었다. 제목 짓기에 참여한 많은 이들이 착한 것에 거부감을 드러내더라. 착한 거 싫다. 착하지 말자. 착한 버려라. 착착착. 오기가 생겼다. 왜들 이래. 착한 게 어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