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에서 주목할 장면들『흩어진 중심』. 이 책은 1990년대와 2000년대를 지나오면서 당대 최고의 이슈가 되었던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한국문학이 품고 있는 가능성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치열한 고민이 담겨 있다. 더불어 앞으로 우리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김형수
저자 : 김형수
저자 김형수는 1959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다. 1985년 『민중시 2』에 시로, 1996년 『문학동네』에 소설로 등단했으며, 1988년 『녹두꽃』을 창간하면서 비평활동을 시작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정열적인 작품활동과 치열한 논쟁을 통한 새로운 담론 생산은 그를 1980년대 민족문학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시인이자 논객으로 불리게 했다.
작품으로 시집 『가끔씩 쉬었다 간다는 것』, 『빗방울에 관한 추억』, 장편소설 『나의 트로트 시대』, 소설집 『이발소에 두고 온 시』, 평론집 『반응할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 그리고 『문익환 평전』 등이 있다.
책머리에
넘고 넘고 또 넘어
한없이 흩어진 ‘중심’의 향기
장편소설의 시대를 생각한다
문학이 내적 망명에서 돌아오는 길
세계문학이 고은을 주목하는 이유
오십 년의 사춘기
보론|고은, 동참된 존재
작가와 모국어
악마의 맷돌 아래에서
전통 서사는 사라질 것인가?
예외적 필연―이문구 이후의 소설들
새로운 연대를 꿈꾸며
변두리가 중심을 구할 것이다
자료.인터뷰|제3의 목소리들
보론|한중일 교류의 가치
남북작가대회의 모든 것
어제는 가고 내일은 오지 않았다
보론.좌담|하나의 상상력 둘의 상상력
미학적 지도력들의 쟁투
서정주에게서 김지하에게로
위선과 기만을 뒤집는 힘
김남주―풍자와 해학
세월이 버려가는 소재들
빈집의 탄생에서 소멸까지
시의 시대를 풍미한 시
절하된 유산들
보론|한 미학적 이성의 속도에 대한 통찰
국가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문학행정의 상식들
문인조직 생각하기
가지를 떠나면 이파리들은 흩어져 버린다
보론|문학적 저항의 새로운 기원
문학이 내적 망명에서 돌아오는 길
당대 한국문학의 길을 묻다!
“당시의 환경과 지금의 상황을 비교하면서 현실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추억을 회고하는 것과 시대적 변화를 소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일 수 있다.
시대가 달라지면 주인공도 달라진다. 문학의 내용·형식·정신도 달라진다. 그럼에도 옛이야기를 전하는 것은 문학이 내게 그날의 기억과 열정으로 당대 세계의 지평에 참여하라고 촉구하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 한국문학 다시 보기
소설가이자 시인, 또 평론가로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활발한 작품활동과 치열한 논쟁을 통해 새로운 담론을 생산해온 김형수 작가의 문학노트. 199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문학사적 의의와 정황에 대해 고민하며 여러 계간 문예지에 발표했던 특집 원고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1990년대와 2000년대를 지나오면서 당대 최고의 이슈가 되었던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한국문학이 품고 있는 가능성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치열한 고민이 담겨 있다. 더불어 앞으로 우리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 당대 한국문학의 길을 묻다
이 글은 일반적인 문학평론도 문학이론도 아니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현재 진행 중인 당대 문학사에 대한 정황을 설명한 글이다. 어느 한 장르에 묶이는 것이 아니라 작품론, 작가론, 시론, 문학론, 언어에 대한 연구 등의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고은, 서정주, 김지하, 김남주, 이영진 등 한국 대표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한국 작가들을 향한 저자의 무한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동시에 남북작가대회, 아시아·아프리카 작가 연대 등의 이야기에서는 한국문학이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우리 문학에 대한 애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리고 민족문학작가회의 청년위원장 시절의 일화와 남북작가대회 이후의 좌담 등을 통해서는 남과 북의 문학적 교류에 대한 당위성을 역설하고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이 소통하는, 이른바 “새로운 연대”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또한 저자는 비주류적 삶과 문학에 특히 관심이 많다. 저자가 비주류, 변두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작가 개인의 정신적 독립성이라 일컫는 정신을 작가정신의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체의 독립정신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정신을 저자는 주류보다는 비주류, 중심보다는 변두리에 서 있을 때 더 많이 느끼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의 성장기가 그쪽에서 이루어져서 그런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비주류, 변두리를 저자는 가치지향성의 문제라 해석하고 이를 토대로 비주류 문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언어에 대한 고민도 놓치지 않는다. 문학이라는 것은 언어에서 시작하는 것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언어는 문학뿐 아니라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저자는 모국어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작가와 모국어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저자는 1990년대 중반부터 현재에 이르는 한국문학의 문학사적 의의와 정황들을 날카롭게 포착해내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현재 진행형의 문학사적 자료라 할 만한다. 다시 말해 1990년대와 2000년대를 아우르는 문학총론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 저자의 말
지난날을 만든 많은 이름들이 지금은 없다. 귀족스런 잔디밭으로 변한 시청 앞 광장에는 그날의 바람소리가 들려오지 않고, 세속적 손익을 초월해 헌신하던 사람들도 어디로 가버렸다. 당연히 그 시절의 문학은, 그 전천후(全天候)적 사변을 목격하지 않았거나, 목격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중시하지 않는 세대에 의해 음화화되고, 그날의 공동의 정신사에 참가했던 이름들은 더욱 먼 과거 속으로 묻혀갈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그것을 환기하고 싶었다.
당시의 환경과 지금의 상황을 비교하면서 현실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추억을 회고하는 것과 시대적 변화를 소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일 수 있다.
시대가 달라지면 주인공도 달라진다. 문학의 내용·형식·정신도 달라진다.
그럼에도 옛이야기를 전하는 것은 문학이 내게 그날의 기억과 열정으로 당대 세계의 지평에 참여하라고 촉구하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왜인지 모르지만 책을 준비하는 동안 문학을 위해 고생한 선배들이 많이 생각났다. 그들을 뒷바라지한 가족·친지들도 문득 그리워진다. 한결같이 나를 견디는 우리 집 숙자, 설옥, 서정, 용민에게도 좀 낯 뜨거운 자리이긴 하지만 한없이 감사의 표현을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