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론자와 아프리카 사자가 나눈 18년간의 러브스토리를 담은 책.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는 동물들을 애정과 사랑으로 조련한 조련사, 랄프 헬퍼와 아프리카 잠배지 강가에서 구출된 사자 잠바가 18년동안 함께 살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공포가 아닌 애정에 기초한 동물조련의 철학을 발전시켜온 저자 랄프 헬퍼는 어느 날, 놀라운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친한 친구들이 잠비아의 잠배지 강에서 거의 죽어가는 어린 사자의 목숨을 구해 미국으로 데리고 온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사자를 기르고 싶었던 그에게 몇 주 후, 2개월 된 새끼 사자였던 잠바가 도착한다. 잠바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잠시 멈칫거리다가, 그의 팔에 곧바로 걸어와 목을 부드러운 발로 껴안으며, 편안하게 잠이 드는데….
영화 <플러피>와 <라이온>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타잔>의 사자 역할을 한 잠바는 수많은 텔레비전 쇼와 영화에 출연하였다. 이 책은 랄프 헬퍼와 끈끈한 우정과 사랑을 나누고, 인간들과 양을 사랑한,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자신의 넉넉하고 관대한 삶을 통해 되돌려 준 사자 잠바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주고 있다.
랄프헬머
▷이 책을 만든 사람들지은이 랄프 헬퍼Ralph Helfer는 할리우드의 동물 행동주의자이다. 동물의 묘기를 보기 위해 공포와 폭력으로 동물을 길들이던 시대에 그는 최초로 사랑과 애정으로 야생동물들을 조련하여 인간과 동물 사이에도 신뢰와 존중이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가 조련한 맹수들이 폭력에 길들여진 동물들은 결코 해낼 수 없는 장면들을 연출하자, 할리우드 유수의 프로덕션으로부터 출연 신청이 쇄도했다. 그가 설립한 <아프리카 U.S.A.>는 1,500마리의 동물을 보유하며 할리우드 영화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위험에 처한 동물들을 받아들여 보호하는 일을 수행했다.지은이는 동물들과 지내는 동안 겪었던 놀라운 일들을 《모시Mosey》, 《동물의 아름다움[The Beauty of the Beasts]》, 《모독Modoc》 등의 책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이 이야기의 주인공 잠바Zamba는 아프리카 잠배지 강가에서 구출된 외톨이 수컷 사자였다. 브리니와 잭 부부에 의해 구출된 후 랄프 헬퍼에게 인도되었으며, 이후 랄프 헬퍼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수많은 텔레비전 쇼와 영화에 출연했으며, 특히 영화 <플러피Fluffy>와 <라이온The Lion>에서는 주연을 맡았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된 <타잔>에서의 사자 역할을 했다.잠바는 인간으로부터 받은 사랑과 관심을 자신의 넉넉하고 관대한 삶을 통해 되돌려주어 지켜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야생에서의 사자는 10년 정도밖에 살지 못하지만, 잠바는 랄프 헬퍼의 보살핌 속에 18살의 나이로 자신을 간호하다가 잠든 랄프 헬퍼를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옮긴이 김선희는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서 오랫동안 항공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단편소설 <십자수>로 근로자 문화예술제에서 문광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지금은 <수요인문학산책> 문우들과 인문학 공부에 힘쓰며, 번역 및 창작활동에 매진하고 있다.펴낸 책으로는 《칭기즈칸 제국을 달리다》, 《네 안의 정상을 찾아라》, 《토머스 모어가 상상한 꿈의 나라, 유토피아》, 《마야와 고야의 세계가면여행》, 《어린이를 위한 아이다》 등이 있다.
감사의 글
서문
사자 밥이 될 뻔하다
탈출
잠바와의 첫 만남
사슴 사냥
할리우드 아쿠아리움
정글랜드의 마벨 스타크
애정 조련법
체질개선 프로젝트
잠바의 교육
잠바의 새 침대
번개 치던 밤
충치 치료
할리우드 스타
눈보라 속에서
미드나이트의 죽음
눈 먼 소녀로부터 온 편지
내 평생의 꿈, 아프리카로!
잠바에게 생긴 일
드디어 아프리카로!
따뜻한 환대, 그리고 메뚜기 떼
실종
잠바의 휴가
폭풍 속에서
잠바와의 결투
아프리카 친구들
케냐의 주술사
캘리포니아에 뜬 두 개의 별
최악의 홍수
올드 레이디 품속으로
잠바에게 바치는 헌사
신의 부름을 받은 고귀한 생명들의 동화 같은 실제 이야기
“그것은 내 평생 보아 온 가장 심원한 순간이었다.”
1,500여 마리의 동물과 여덟 명의 동물보호론자들이 생활하는 농장에 폭설이 닥친다. 전화와 전기가 끊겼고, 길도 막혀 버렸다.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의지하며 고난을 헤쳐 나가고자 하지만, 곧 가장 절실한 문제에 봉착하고 만다. 고양잇과 맹수들에게 줄 먹이가 떨어진 것이다. 불행은 계속된다. 세균에 감염된 건초를 먹은 말들이 하나둘 목숨을 잃은 것이다.
‘미드나이트’라는 말을 끔찍이 아꼈던 소녀 마리아는 밤새 자신의 애마를 간호하다가 끝내 죽어버린 말 곁에서 잠이 든다. 미드나이트 외에도 모두 다섯 마리의 말이 그날 밤에 죽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맹수들을 먹이기 위해 죽은 말들을 먹이로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말들을 제 가족처럼 여겼던 여덟 명의 동물보호론자들은 이 비극적인 상황 앞에서 주저한다. 하지만 뜻밖에도 마리아가, 모두들 꺼내기 어려워했던 말을 먼저 꺼낸다. “만약 동물 친구들을 돕는 일이라면, 미드나이트도 동의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렇게 해요.” 마리아는 구슬픈 노래를 부르며 작은 칼로 미드나이트의 몸을 조각낸다. 미드나이트의 친구였던 사자 잠바는 제 친구의 죽은 몸 곁에 엎드린다. 가끔씩 마리아가 건네주는 ‘고기’를 받아먹으면서.
그 장면을 지켜보는 랄프 헬퍼는 경이로움에 사로잡힌다. 마리아가 고귀한 부름에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마리아가 동물, 자연과의 진정한 의사소통을 달성하는 데 가까이 다가갔음을…….
“고귀한 영혼을 가진 생명들이 펼치는 성스러운 장면들”
랄프 헬퍼가 설립한 <아프리카 U.S.A>는 다시 한 번 위기를 맞는다. 폭우가 쏟아져 수많은 동물 우리가 유실되고 축사가 무너져 내린 것이다. 랄프를 비롯한 조련사들은 동물들의 생명을 건지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도저히 믿기지 않는 장면들이 연출된다. 물이 차오르는 우리 안에서 맹수들은 참을성 있게 조련사들을 기다린다. 조련사가 우리의 문을 열면 이번에는 기진맥진한 조련사를 맹수들이 헤엄쳐 물가로 인도한다. 이 모든 것이 랄프 헬퍼가 주창한 애정 조련법의 놀라운 결과였다. 더욱 놀라운 일은 애정 조련법이 사람과 동물 사이의 신뢰만 쌓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애정 조련법은 동물과 동물 사이의 신뢰도 구축했다. <아프리카 U.S.A>가 겪은 폭우 속에서 먹이사슬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폭우 속에서 동물을 구출하기 위해 백방으로 애썼지만, 조련사들은 수많은 동물을 잃어야 했다. 잠바도 예외는 아니었다. 물살에 휩쓸려 간 잠바는 폭우가 그친 뒤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며칠 뒤 조련사들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물이 불어나서 섬처럼 고립된 언덕 위에서 동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털을 고르고 상처를 핥고 있었던 것이다. 실종되었던 대부분의 동물들이 그곳에 있었다. 재규어와 표범 사이에서 염소들이 풀을 뜯고, 호랑이와 퓨마 곁에서는 양과 라마, 오리 떼가 마치 자신들을 지켜주는 호위병들의 보호를 받기라도 하는 것 마냥 편하게 쉬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잠바가 있었다. 새끼 양을 품에 안은 채.
동물들은 조련사들이 자신들을 안전한 곳으로 인도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잠바를 이끌고 언덕을 내려오던 랄프 헬퍼는 뒤를 돌아보는 순간, 역사에 길이 남을 장엄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사자 잠바의 뒤로 동물들이 열을 지어서 뒤따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성서에 나오는 장면이었다. 그 순간, 랄프는 자신의 오랜 꿈이 실현되었음을 깨달았다.
백수의 왕으로 태어나 인간의 친구가 된 사자
“동물을 사랑할 수 있다면, 환경을 파괴하는 따위의 일은 하지 않을 거야.”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할리우드의 동물 조련사 랄프 헬퍼는 1950년대에 무자비한 폭력과 공포로 동물을 조련하던 방식에서 탈피하여 애정과 사랑으로 동물을 훈련시키는 방법에 대해 구상하고 있었다.
그는 여덟 번째 생일에 삼촌에게 강제적으로 끌려가 사슴 사냥을 하게 된다. 흉포한 총탄에 아름다운 사슴이 희생당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이후로 랄프는 평생을 동물보호에 바치고자 맹세한다. 그로부터 10년 뒤 랄프는 조련된 사자와 영화 촬영을 하던 도중 사자에게 공격을 당해 큰 부상을 입는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인간과 동물 사이에 진정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할 ‘애정 조련법’을 구상한다. 랄프에게 가장 시급한 일은 자신의 이론을 증명할 새끼 사자를 갖는 것이었다.
“잠배지 강가에서 구출된 새끼 사자와 애정조련법 선구자의 만남”
한 세미나에서 랄프 헬퍼와 만나 ‘동물보호’에 대해 의기투합했던 브리니와 잭 부부가 어느 날, 아프리카의 잠배지 강가에서 구출한 사자를 데리고 랄프 헬퍼의 농장을 찾는다. 태어난 지 두 달밖에 안 된 새끼 사자의 이름은 잠배지 강을 따서 ‘잠바’라고 붙였다.
‘올드 레이디’라는 신령스러운 참나무 밑에서 잠바와 랄프는 첫 만남을 가진다. 잠바는 랄프의 손을 핥으며 장난을 치다가 잠이 든다. 두 시간 동안 랄프는 잠바와 영혼의 교감을 나누며 자신의 배 위에서 잠든 새끼 사자를 어루만진다.
“인간보다 인간을 더 사랑했던 사자의 가슴 뭉클한 생애”
이 책은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사자와 사람이 18년 동안 나눈 진한 사랑에 대한 기록이다. 함께 잠을 자고, 같이 목욕하고, 어디나 동행하는 동안 잠바와 랄프는 ‘사자와 사람’으로 구분된 종(種)이 아니라 ‘동일한 생명’으로서 진정한 유대를 나눈다.
잠바는 랄프에게 진정한 친구이자, 동시에 그의 훈련에 대한 완벽한 ‘실험대상’이었다. 랄프는 잠바를 통해 파격적인 몇 가지 실험을 단행하는데, 그중에 하나가 ‘사자도 채식이 가능할까?’에 대한 실험이었다.
랄프는 영양학자들과 머리를 짜내서 ‘채식 케이크’를 만든다. 여러 가지 식물성 재료와 약간의 고기를 섞은 케이크를 만들어 먹이다가 케이크에서 고기를 완전히 뺀다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다. 결과는 사자도 채식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채식을 한 이후로 잠바는 털의 윤기가 나고 지독한 입 냄새가 사라졌으며, 육식을 할 때보다 더욱 의욕적으로 행동했다. 이 실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랄프는 육식을 위해 살생을 시작하면서 인간의 마음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잠바는 영화에 출연하고 텔레비전 쇼에 출연하면서 꽤 유명세를 탄다. 그래서 랄프는 잠바를 복지기관에 데리고 다니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위문한다. 그러는 동안 랄프는, 잠바가 인간이 보지 못하는 인간의 숨겨진 면을 볼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잠바는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에 감정적으로 상처를 입기도 하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기도 하면서 완벽하게 인간의 친구가 되었다. 인간보다 인간을 더욱 잘 알았던 잠바는 참된 삶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가르침을 인간에게 전해준 ‘위대한 왕’이었다.
18살이 된 잠바의 마지막 날이 왔다. 잠바를 ‘오빠’라고 부르는 랄프 헬퍼의 딸은 잠바에게 마지막 입맞춤을 한다. 부엌에서 잠바와 함께 잠이 들었던 랄프 헬퍼는 아침에 싸늘하게 식어 버린 잠바를 발견한다. 잠바는 눈을 뜬 채였다. 마지막 가는 동안에도 잠바는 랄프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