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부조리와 인간의 운명에 맞서 행동으로 대처하는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인간의 조선>을 비롯해 <정복자>, <왕도> 등을 쓴 앙드레 말로의 삶을 소설 형식으로 그린 책. 말로의 영웅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신화의 주인공이자 전설적인 인물로 만들기 위해 진실을 왜곡하고 외면했던, 경우에 따라서는 이기주의자에 기회주의자라는 말까지 들을 수 있는 모습까지도 숨기지 않고 낱낱이 드러냈다.
레미 코페르
지은이: 레미 코페르(R?MI KAUFFER)
작가이자 기자이며 역사가. 《OAS, 비밀 조직의 역사 OAS, HISTOIRE D’UNE ORGANISATION SECRETE》(파이야르 출판사), 《왜곡의 무기 L’ARME DE LA DESINFORMATION》(그라세 출판사), 《세계 첩보사 HISTOIRE MONDIALE DU RENSEIGNEMENTM》(로베르 라퐁 출판사), 《크르메를 보셨습니까? AS–TU VU CREMET》, 《항독 지하운동가들 LES RESISTANTS》, 《막후 참모들 EMINENCES GRISES》(이상 파이야르 출판사)과 같은 책을 썼다. 그리고 로저 팔리고와 함께 《캉성과 1927에서 1987까지 중국의 정보부들 KANG SHENG ET LES SERVICES SECRETS CHINOIS 1927-1987》을 저술했다. 그는 이전부터 첩보전에 얽힌 비밀에 관해 조사해 오면서 말로의 흔적과 여러 차례 마주쳤던 바 있다. 현재 <히스토리아>, <르 피가로 마가진> 등의 저널리스트이자 시앙스 포, 전시 경제학교의 교수이다.
옮긴이: 장진영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바로크 주제에 의한 코르네이유 초기 희극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 덕성여대, 성신여대에 출강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문화적인 것에서 신성한 것으로》, 《2032년》, 《마담 드 세비녜》, 《눈뜰 무렵》 등이 있다.
– 서문
1. 독학자
2. 댄디
3. 사원의 약탈자
4. 모험가
5. 참여 작가
6. 적극적인 동조자
7. 스페인 내란의 투사
8. 기회를 엿보는 사람
9. 항독 지하운동가
10. 드골주의자
11. 장관
12. 고아
-역자 후기
-말로 연보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한 위대한 인물의 초상
2001년 11월 3일은 앙드레 말로가 태어난 지 100년째 되는 날이다.
‘행동하는 지식인’ ’20세기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앙드레 말로는 〈인간의 조건〉으로 프랑스 최고의 문학상인 콩쿠르상을 수상한 작가이며 미술 평론가, 혁명가, 탐험가, 탁월한 정치인이었다. 항상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삶과 역사 속으로 뛰어들었던 앙드레 말로의 생애는 “나의 소설 중에서 최고의 소설은 바로 나의 삶’이라는 스스로의 말처럼 파란만장하고 거대한 모험들로 가득한 격동의 삶이었다.
《앙드레 말로-소설로 쓴 평전》(이룸출판사, 2001)은 그처럼 드라마틱하고 다채로운 삶을 살았던 한 특별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역사학자인 레미 코페르(R�mi Kauffer)가 쓴 《야바위꾼의 소설-앙드레 말로 1901-1976 le roman d’un flambeur Andr� Malraux 1901-1976》(아셰트 리테라튀르Hachette Litt�ratures 출판사, 2001년)를 번역한 이 책은 역사 속의 실존 인물인 앙드레 말로를 ‘인위적인 영웅’이 아니라 ‘삶의 정열로 가득 차 있는 인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삶, 실제의 말로보다 더 말로 같은 소설
《앙드레 말로-소설로 쓴 평전》은 말로의 형식, 즉 소설로 씌어진 평전이다. 레미 코페르가 그러한 형식을 따른 것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삶을 산 말로의 생애를 그리기에, 또 수많은 소설을 남긴 말로의 소설 구성 방식과 문체까지도 나타내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해서인 듯하다. 허구의 드라마틱한 요소를 가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좀더 생생한 말로를 보여주기 위해서인 것이다.
레미 코페르는 저널리스트, 역사학자다운 냉철한 객관성으로 앙드레 말로의 모습을 “프랑스인들이 문학의 팡테옹에 모셔놓은 말로의 본모습보다 더 사실적인 초상”(〈히스토리아〉3월호)으로 전해 주고 있다. 시종일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기존의 신비로 가득 찬 모습이 아니라 이기주의자, 기회주의로까지 말로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앙드레 말로는 주로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들을 배경으로 작품을 썼다. 중국에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정복자》와 《인간의 조건》을 썼고, 인도차이나에서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왕도》를 썼으며, 스페인 내란을 무대로 《희망》을, 그리고 제2차 세계 대전으로부터《알텐부르크의 호두나무》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삶을 소설로 형상화했고, 또 그 소설의 주인공처럼 살고자 했다.
레미 코페르는 이 책에서 말로의 작품과 삶이 어떻게 겹쳐지는지 매끄럽게 연관짓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시의 역사적 사실과 그 속에서의 말로, 그와 교류했던 프랑스 지식인들에 대해서 새롭게 그려 보이고 있다.
그리고 필자의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문체, 역자의 말에 따르면 마치 전보문과도 같이 명사로만 이루어진 문장들은 이 책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인 동시에 부수적인 재미를 가져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