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식 평론가가 정년을 맞아 평론집 한 권을 상재한다. 이 책 『소수자의 옹호: 실제비평 1981~97』은 부제에서 드러내듯 1981년부터 1997년까지의 한국문학의 풍경을 아로새긴 기록이다. 대부분 컴퓨터로 글이 작성 출판되기 이전 시기에 쓰인 글로, 그의 비평 역정에서 빈 공간으로 남았던 부분이다. 이 시대 비평문학의 전범으로서, 느티나무처럼 문학 일선을 건실히 지켜왔던 한 평론가에 대한 경의를 담아 이 책을 펴낸다.
최원식
저자 : 최원식
저자 최원식崔元植은 1949년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이해조 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 부문에 입선해 평론가로 등단했다. 계명대 · 영남대 국문학과 교수, 창작과비평사 편집주간, 민족문학사연구소 공동대표,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서남포럼 운영위원장,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등을 지냈다.
2001년 「문학의 귀환」으로 제9회 대산문학상 평론 부문과 제6회 시와시학상 평론상을, 2010년 『제국 이후의 동아시아』로 제2회 임화문학예술상을 수상했다. 현재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세교연구소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민족문학의 논리』 『생산적 대화를 위하여』 『문학의 귀환』 『제국 이후의 동아시아』 『문학』 등이 있고, 일역서로 『한국의 민족문학론韓國の民族文學論』과 『동아시아문학공간의 창조東アジア文學空間の創造』, 중역본으로 『문학의 귀환文學的回歸』 등이 있다.
제1부 한국현대문학사의 좌표들
한국 근대/현대문학 100년
광복 50년의 문학
비로소 충만한 이 한국문학사를 웃지 마라
419혁명과 문학
광주항쟁 이후의 문학
여성해방문학의 대두
역사적 진실과 문학적 진실『태백산맥』을 읽고
태백산맥 논쟁
제9회 팔봉비평문학상 수상을 사양하며
제2부 문학과 꿈
문학과 꿈
현실을 보는 시각
이야기꾼과 역사가
허망감의 극복
예술가의 존재 방식
토지와 평화와 빵
그리운 얼굴
수난기의 한계
문제는 다시 줄리앙 소렐이다
제3부 역사, 현실 그리고 문학
민중성의 회복
비순응주의와 민중적 연대
시인 기질의 극복
살림의 본뜻
허무주의의 극복
한 늦깎이의 처녀장편
순결한 시인을 위하여
휴식 없는 산정
일이 결코 기쁨인 나라
아버지의 역사에서 아들의 현실로
제4부 전환기의 한국시
시의 위기
동시대성의 결핍
시의 진정성
신인 곽재구
교사시인 윤재철과 김용락
서정시의 재건
제5부 문학현장을 찾아서
소설은 역시 소설이다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자
지방의 뜻
북에서 본 625
신인특집
광주항쟁
소시민의 위기
소시민의 위기 2
산문정신의 문제
소설적 체력의 회복
아버지와 아들
도시와 농촌의 경계
남북을 잇는 이용악 시
풍자정신의 회복
어느 시인의 죽음
우리 문학, 가난하지 않다
소수자의 옹호
우리 안의 소시민
자본의 실감
미시권력
문학하는 마음
노동자의 눈
김진경의 풍자시
암중모색
잔잔한 감동
인생파적 인간
문학적 새로움
모색기의 한국소설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후일담을 해체한 후일담 시
근대에 대한 내적 긴장
근대의 파탄
그 짐승스러운 시간의 의미
이 부황한 시대의 평균적 진실
동아시아 속의 한국 민족주의
본래적 생과 비본래적 생의 넓은 간격
변모하는 농촌문학
노동자의 삶을 엄습한 실존적 위기
우리의 거울, 외국인 노동자
도시적 삶의 산문성에 대한 반란
마지막 농촌시인 나태주
우리 성장소설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성 분할체제와 여성적 삶의 조건
기억의 양면성
사람 냄새가 나는 문학
최원식 평론가가 정년을 맞아 평론집 한 권을 상재한다. 이 책 『소수자의 옹호: 실제비평 1981~97』은 부제에서 드러내듯 1981년부터 1997년까지의 한국문학의 풍경을 아로새긴 기록이다. 대부분 컴퓨터로 글이 작성 출판되기 이전 시기에 쓰인 글로, 그의 비평 역정에서 빈 공간으로 남았던 부분이다. 이 시대 비평문학의 전범으로서, 느티나무처럼 문학 일선을 건실히 지켜왔던 한 평론가에 대한 경의를 담아 이 책을 펴낸다.
문학적 진실, 인간의 진실을 길어 올리는 작품을 찾아
쉼 없이 걸어왔던 비평의 행로
문학역정 40여 년 만에 올해 정년을 맞아 인하대에서 퇴임하는 최원식 교수. 그가 지난 세월 문단에 내놓은 글들은 정연한 논리가 단단한 중심을 이루면서도 늘 섬세하게 열려 있어, 한국 근대문학의 역사 속에서 하나의 전범이 되어주었다. 문학평론가 심진경은 이를 두고 “한국 근대문학 지도의 굵직한 등고선은 물론이고 샛길과 뒷골목의 풍경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게 하는 비평”이라고 하였거니와, 그는 전체를 꿰뚫는 스케일과 실제 작품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흔치 않은 평론가이다.
비록 이 책에 실린 글들이 매우 시간이 지난 글들임에도 여전히 무게를 싣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잠시, 책을 내는 그의 소이를 옮겨보자.
“갑년 즈음에 제자들의 무슨 준비가 없지 않던 모양인데, 김명인?원종찬 두 교수가 협의하고 후일 그 이야기를 알게 된 나 역시 거들어 그 일은 간정이 되고, 정 섭섭하면 폐 덜 끼치게 내 평론집이나 하나 준비하면 어떠냐고 하였다. (…) 내심 이를 기하여 정리하고 싶은 글뭉치가 있었으니, 바로 첫 평론집 『민족문학의 논리』(1982)와 두번째 평론집 『생산적 대화를 위하여』(1997) 사이다. (…) 그 뒤, 여러모로 새삼스러워 미뤄두고 있던 차에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흔쾌히 출간을 허락한다는 전언이다.”
_「책머리에」 중에서
이렇게 저자의 여러 후배 문인들이 힘을 합쳐 원고를 다시 입력?대조하고 목차와 제목 등을 정돈했고, 출판사에서는 최원식 평론가의 문학평론이 한국문학에서 담당했던 역할을 숙고해 그 근간을 채우는 심의로 편집제작을 맡았다. 주로 당대 문학지, 신문, 잡지 등에 발표한 월평, 서평, 해설 글들로 단평일지라도 시대 현장의 숨결이 생생하고, 점점 더 부박해지는 오늘날의 문학 터에서 반드시 되새겨야 할 대목으로 가득하다.
저자는 이번에 책을 묶어 내며, ‘그 시절에도 (나의 비평이) 가장 비천한 곳에서 가장 고귀한 인간적 진실을 길어 올리는 작품을 찾는 비평적 모험에 충실’하려고 애를 쓰던 것과 ‘소수자를 옹호’하는 쪽으로 움직여왔다는 것에 새삼 문학인생의 화두를 절절히 느꼈다고 한다. 40여 년 동안 한국 근대문학의 산증인으로 그 자신 일부를 형성하였으나 늘 완고하기보다는 깨어 있고, 외래 이론이나 시류를 타기보다는 늘 문학의 본질을 탐구해왔던 그의 문학정신은 지금 한국문학의 자리를 만들어왔다. 시간이 지난 글들을 펴내는 것을 그는 새삼스러워하며 ‘고맙고 고맙다’라고 표현하였으나, 이제는 우리가 그에게 그 말을 돌려주어야겠다. 신실하게 한국문학의 현장을 지켜주어서 ‘고맙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