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세계의 문학> 겨울호에 시 <공룡시대>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의 장편소설. 어둠 속으로 민들레 꽃씨가 날아왔다. 길을 잃은 아이처럼 허공에서 주춤거리던 민들레 꽃씨는 옆을 지나가는 자동차가 일으키는 바람에 가로수 앞으로 떨어졌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그곳에는 민들레가 피어났다. 민들레가 시들어갈 무렵 한 아이가 나타났다. 남루한 옷차림에 왜소한 몸매가 무척이난 병약해 보이는 아이였지만…
원재훈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학과와 중앙대 문예창작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8년 가을 [세계의 문학]에 시「공룡시대」, 2012년 여름 [작가세계]에 중편소설「망치」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시집『낙타의 사랑』『그리운 102』『사랑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라 하네』『딸기』, 소설『만남』『모닝커피』『바다와 커피』『미트라』『망치』『연애감정』『드라큘라맨』, 산문집『나무들은 그리움의 간격으로 서 있다』『꿈길까지도 함께 가는 가족』『내 인생의 밥상』『소주 한잔』『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여행』『네가 헛되이 보내는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착한 책』『나는 글 쓰고 책 읽는 동안만 행복했다』『고독의 힘』『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Restart! 다시 쓰는 글쓰기』『사진보다 낫잖아』외에 동화, 번역서 등을 펴냈다. 현재 파주 여치길에 살면서 창작 활동과 방송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1. 첫번째 별 이야기
2. 두번째 별 이야기
3. 세번째 별 이야기
4. 네번째 별 이야기
5. 다섯번째 별 이야기
6. 여섯번째 별 이야기
7. 일곱번째 별 이야기
8. 여덟번째 별 이야기
9. 아홉번째 별 이야기, 그리고
시인 원재훈의 첫 장편소설 [미트라]를 펴냈다. 『만남 : 은어와 보낸 하루』에 이은 시인의 두 번째 소설 [미트라]에는 97년 그가 어린이들에게 들려준 석가모니 이야기 『불경 이야기』에 드러나 있던 그의 불교적 세계관이 농축되어 있다.
인도말로 미륵(彌勒)을 뜻하는 [미트라]는 세상의 가장 외진 곳에서 보잘것없는 삶을 이어가던 거지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지구를 떠나 아홉 개의 별을 여행하는 이 소년의 여정은, 우주 창조의 순정한 순간으로부터 이탈하여 돌이킬 수 없는 추락을 벗어나지 못하던 인간계가 가까스로 회생의 희망을 품게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곧 한 인간의 영혼이 태어나고 성장하고 스러지고 부활하는 과정과도 일치한다.
이야기의 순서를 따라가 보자.
첫번째 별의 이야기
거지 소년 마야는 한 선녀와의 만남올 통해 이야기 별을 항해하는 코스모스 호에 오르게 된다. 첫번째 별에서는 완벽한 창조에서 천상 세계와 지하 세계의 대립으로 이어지는 우주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우주대왕과 대마왕은 인간의 마음을 시험하기 위한 거대한 게임을 벌이는데 이 게임을 위해 만들어낸 나무 부처가 어디론가 사라진다.
두번째 별의 이야기
대마왕의 힘이 절정에 이르자 하늘의 말씀을 바람에 실어 보내는 이들의 마을에서는 나무부처를 찾아 떠날 자를 뽑는 경건한 의식이 치러진다. 왕으로 뽑힌 미트라는 대마왕이 그를 죽이기 위해 파견한 요괴들을 따돌리고 나무 부처를 찾아 길을 떠난다. 사람 얼굴에 날개가 두 쌍인 신비의 새 해동청과 도라는 이름의 두꺼비가 그의 길을 안내한다.
세번째 별의 이야기
하늘나라로 가는 방법을 알려줄 물의 여왕을 만나러 물의 나라로 들어선 미트라는 그곳에서 물의 공주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비장의 무기가 될 심무도를 얻어 사용기술을 익힌 그가 마침내 물의 나라를 떠나려는 날, 물의 공주의 애틋한 마음에서 자생한 물의 정령들이 그의 길을 막아선다. 공주는 미트라를 위해 자신의 분신들을 쏘아버림으로써 미트라의 길을 열어주고 자신은 깊은 마음의 상처를 떠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