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폭력에 당당히 맞서 싸운 전 세계 여성들의 상징, 무크타르 마이의 고백!
파키스탄 여성의 인권을 호소하는 『무크타르 마이의 고백』. 남동생 사쿠르가 자신의 구자르 계급보다 높은 마스토이 계급의 여성 살마에게 말을 걸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하자, 무크타르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용서를 빌러 갔다가 마스토이 계급의 남자들에게 윤간을 당하고 만다. 파키스탄에서는 그것을 명예 범죄라고 부른다.
그후 솟구치는 분노를 외면하지 않은 무크타르는 법정 투쟁을 했다. 사쿠르를 고소하고 자신을 윤간한 남자들은 물론, 자살로 몰려고 한 세상과 당당하게 맞섰다. 여성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파키스탄에서는 무크타르의 행동에 반대를 했다. 하지만 전 세계는 파키스탄의 최하층에서 들리는 한 여성의 분노를 경청했으며, 연대감을 형성했다. 그리고 무크타르는 자신의 권리를 찾았다.
이 책은 무크타르의 고백을 마리 테레즈 퀴니가 받아쓴 것으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능욕당하게 한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또한 그러한 현실로 여성의 인권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필요성을 제시한다. 여성이기 때문에 헌신하고 희생당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생각은 사라져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무크타르 마이
저자 무크타르 마이(MUKHTAR MAI)
1972년생으로 파키스탄의 펀자브에서 가난한 노동 계급의 딸로 태어났다. 28세 때 12세의 남동생이 지체 높은 부족에 속한 여성에게 말을 걸었다는 이유로 윤간을 당하게 된다. 그녀는 자신을 윤간한 남성들을 상태로 법정 투쟁을 벌여서 이기게 된다. 그러한 저자의 이야기는 전 세계에 보도되었으며, 2005년 11월에는 미국 여성지 ‘글래머’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상’을 수상한다. 현재 그녀는 보상금으로 받은 돈과 민간단체의 도움으로 학교를 세워서 아이들의 교육에 이바지하고 있다.
역자 조은섭
파리7대학교에서 불문학사ㆍ석사 학위를 받았다. 파리4대학교에서 박사 과정 학위, 파리7대학교 세계 빅토르 위고 연구소에서 빅토르 위고 연구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프랑스 재불 한인회 학술부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불문화재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문화평론가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포도주 해시시 그리고 섹스>가 있고, 역서로는 <텔레비전>, <대나무>,<탕헤르의 연인, 지나>, <착각>, <해시시 클럽>, <내 인생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 등이 있다.
멀고 먼 길
보통 판사들과 다른 판사
침묵을 깨다
운명
미르왈라에서 보낸 시간
불명예
코사르의 눈물
감사의 말
역자 후기
운명이라는 이름 속에 버려진 스물여덟의 삶을 빼앗긴 여인의 분노!
무크타르 마이는 남동생 사쿠르가 자신의 계급보다 높은 부족의 아가씨인 살마에게 말을 걸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하게 된다. 동생은 겨우 열두 살인데 살마는 스무 살이 넘었다. 무크타르의 가족은 소작농들의 계급인 구자르 계급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에게 복종하는 수밖에 없었으며 그들의 요구를 당연히 받아들여야 했다. 무크타르 마이는 자신의 처지를 이렇게 말한다.
_그것은 저마다의 운명이었다. 내가 마스토이 계급으로 태어났거나 남자로 태어났으면 좋았겠지만 어쨌거나 현실은 계급이 낮은 구자르 출신 여자였다. 하지만 남을 탓할 수는 없었다. 내 운명이니까.(본문 中)
그녀는 동생의 죄를 대신해 집단 윤간을 당하게 된다. 하지만 누구도 그녀를 동정하거나 안됐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들 당연히 그녀가 그렇게 죗값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잘못도 아니고 동생을 위해 죄를 뒤집어써야만 했던 무크타르 마이. 파키스탄의 다른 여인들은 이런 경우 흔히 자살을 결심한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그녀는 당당하게 법정 투쟁을 펼쳤으며, 자신을 고소한 남성들을 향해 당당히 맞선다. 그녀의 이런 행동은 전 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지만 인권 사각 지대에 둘러싸인 파키스탄에서는 그녀의 행동에 반기를 든다. 하지만 그녀는 저항하며 자신의 권리를 찾았다. “나는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다”라며 자신이 당한 모든 일을 전 세계에 알린다. 그녀는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목소리를 냈다. 그 결과 2005 미국 여성지 <글래머>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에 뽑히는 영광까지 안게 된다. 현재 그녀는 정부로부터 받은 보상금과 민간단체의 도움으로 학교를 세워 아이들의 교육에 이바지하며 살고 있다.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불꽃을 지닌 여인, 무크타르 마이!
무크타르 마이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시사점은 사뭇 다르다. 그녀가 여성이기 때문에 아니면 여자라는 존재조차 무시하며 살아가는 파키스탄이라는 국가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일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은폐시키면 낡을 대로 낡은 관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무크타르 마이는 달랐다. 그녀는 이런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 목청을 높였다.
지금도 파키스탄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 곳곳에서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억압당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무크타르 마이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여성이라는 울타리를 허물고 당당히 맞섰다는 데 의의를 둬야 한다. 다른 사람들처럼 그녀도 자신의 현실을 묵시하면서 살 수도 있을 것이다. 여자이기 때문에 자신이 당한 상처를 감추고 싶었을 것이며 그 수치심 또한 컸을 것이다.
_수일 동안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미쳐 날뛰었다. 이렇듯 계속 누워서 숄에 얼굴을 처박고 살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죽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데, 어느 순간 그 몸부림 사이로 살고 싶은 의지가 생겼다. 이것은 나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저 하루하루를 어떻게 죽을까란 생각만 붙들고 살았었는데, 사내들이 유린한 이 몸을 끔찍하게 여겼었는데, 나를 그 죽음의 그물로부터 구출해 낸 것은 뜻밖에도 솟구치는 분노였다. 분노가 삶의 의지를 부추겼다.(본문 中)
하지만 그녀의 분노는 곧 세상에 대한 저항이 되었으며 삶의 의지를 부추기는 원동력이자 탈출구가 되었다. 그녀를 통해 세계의 여성들은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면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봤을 것이다. 무크타르 마이의 친구인 나셈은 “남자와 여자는 동등해. 우리가 짊어져야 할 의무도 똑같고. 나도 이슬람이 남성들에게 우월권을 부여한 것은 알고는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남성들이 그 우월권을 남용해 여자들을 완전히 지배하려 든다는 것이 문제야. 너는 네 아버지, 네 형제, 네 삼촌, 네 남편한테 순종해야 하고, 더 나아가 종국에는 온 마을 남자들, 온 지역 남자들, 그리고 전국의 남자들에게 순종하게 될 테지”라며 그녀가 나아가야 할 길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무크타르 마이의 고백》은 능욕당할 수밖에 없는 무크타르 마이의 일대기를 부정한 현실 속에서 능욕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또한 이런 현실을 기점으로 많은 사람들이 여성의 인권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남성과 똑같은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여성이기 때문에 헌신하고 희생당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당연시하는 풍조는 사라져야 할 것이며, 이러한 현실을 당당히 고발하며 앞장서서 싸운 무크타르 마이의 행동은 전 세계에 경종을 울렸다. 그녀의 외침은 아직도 끊이지 않고 들리고 있다. “나를 구한 것은 솟구치는 분노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