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의 예감

김지하의 예감

저자1 김지하
저자2
출판사 이룸
발행일 2007-08-10
분야 여행
정가 17,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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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가 쓴 ‘여행의 옷을 입은 인문서’
“언더그라운드 킴” “최후의 국내파”

외신 기자들은 김지하를 그렇게 불렀다. 60년대 대학가는 “거지가 되더라도 구라파에 가서 살겠다”는 분위기 속에 ‘구라파 동경론’ 일색이었다. 당시 청년이었던 최초의 국내파 김지하는 이 같은 시대정신의 흐름 속에서도 파랗게 날 선 시선으로 상황을 직시했다. 이후 그는 동양학과 민족문화 운동의 최전방 기수가 되어 투쟁가, 시인, 생명평화운동가, 미학자 등 시대의 필요에 걸맞은 이름으로 한국 현대사에 굵직한 정신적 궤적을 남겼다. ‘동학’과 ‘율려’ 등 전통 민중 사상을 바탕으로 확립시킨 “흰 그늘의 미학”과 “생명평화사상”은 수많은 저서와 강연을 통해 독보적인 입지를 확립하면서 민중의 삶에 보다 깊이 다가갔다.
《김지하의 예감》은 저자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쓴 세계 유람기다. 2005년부터 6월부터 12월까지 총 19번에 걸쳐 연재된 <문명의 시원을 찾아서>를 모아 다듬고, 새로운 원고를 추가해 책으로 엮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후천개벽의 징조를 찾아 아시아, 유럽, 미국, 베트남 등 여러 나라를 여행한다. 사실은 “오대양 육대주를 훨훨 날고 싶었던” 국내파의 기다림이 드디어 ‘때’를 만난 것이다. 여행은 그만의 기다림이 아니라 그와 조우할 세상의 기다림이기도 했다. “민족적으로는 원수, 개인적으로는 은인의 나라” 일본에 처음 나들이를 간 것은 1998년. 저자가 옥고를 치를 당시 그를 지지하고 석방 운동을 가장 활발히 펼친 나라는 다름 아닌 일본이었다. <마이니치> 신문의 연로한 기자는 그의 일본 방문에“왜 이제 왔는가?” 하며 그의 방문을 내심 고대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그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곳곳에 있었다.
시인의 굴곡진 삶처럼 이 같은 만남의 에피소드들 역시 드라마틱하다. 철학자, 예술가, 독자, 사회운동가, 학자, 농부, 종교인, 영매……. 다양한 국적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가 여행하는 곳마다 등장한다. 이들과의 만남은 정적인 해후나 우연한 만남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핀 생각의 단초에 저자는 불을 지펴 영감의 교류를 이끌어 낸다. 그들의 대화는 마치 한뜻을 이루기 위해 회동한 사람들처럼 열정적이며 생기 넘친다. 누구를 만나든지 그들에게 던지는 어떤 질문이라도 그 질문은 ‘민중 사상’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와 시대를 재건할 수 있으리라는 강한 믿음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화들을 통해 독자는 ‘한과 신명神明의 조화’라는 강렬하고 간절한 주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책은 그의 미학적, 사상적 견지를 재확인하는 ‘사상 기행’의 결정판이자 ‘여행의 옷을 입은 인문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이루는 것들_ 주역, 시, 그림
이 책은 ‘주역’으로 바라본 세계를 산문, 운문 그리고 그림으로 표현했다. 주역에 기반을 둔 우주적 상상력은 저자가 직접 수록한 주를 통해 더욱 구체화된다. 또한 저자는 거의 모든 여행지에서 시로써 여행을 기록했으며, 그 기록의 전편을 이 책에 담았다. 시인은 즉흥성과 현장성이 가득한 40여 편의 시를, 시라기보다 ‘운문’으로 부르고 싶어한다.
동행한 김영주 여사와 함께 그린 먹그림 역시 이 책의 중요한 일부이다. 책 속의 시들이 여행의 기록이라면 그림은 여행의 기억이다. 여행을 마친 저자는 한 자리에서 일필휘지하듯 49장의 그림을 그렸고, 그중 45장의 그림을 추려 책에 실었다. 김지하의 세계 여행은 우주의 노래와 시, 그림으로 남아 한 권이 책이 되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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