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근소근 김지하의 세상이야기 인생이야기 제1권 『방콕의 네트워크』. 소근소근 시리즈는 굴곡 많고 다양한 세상의 이야기를 김지하만의 방식으로 풀어가는 시리즈이다. 이 책은 생명사상가 김지하가 내놓은 ‘내부공생’과 창조적’진화’ 그리고 개벽을 비롯한 다양한 화두를 다루고 있다. 변화하는 현대의 역사와 미래를 김지하만의 시선으로 펼쳐냈다.
김지하는 민족문학의 상징이자 유신 독재에 대한 저항운동의 중심으로서 도피와 유랑, 투옥과 고문, 사형선고와 무기징역, 사면과 석방 등 형극의 길을 걸어온 작가이다. 그는 독재 권력에 맞서 자유의 증언을 계속해온 양심적인 행동 시인이다. 그는 「국제시인회의 위대한 시인상」을 비롯해서 「이산문학상」, 「정지용문학상」등 굵직한 문학상을 대거 수상했다.
김지하
독재권력에 맞서 자유의 증언을 계속해온 양심적인 행동인 김지하는 194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김영일(金英一), 김지하는 필명이다. 아호로 노겸, 노헌(勞軒), 우형(又形), 묘연(妙衍)이 있다.
1953년 산정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목포중학교에 입학했으나, 1954년 강원도 원주로 이사하면서 원주중학교에 편입했다. 1956년 원주중학교를 졸업하고 1969년 중동고등학교를 나와 1966년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했다. 1969년 『시인』지에 「황톳길」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64년 대일 굴욕 외교 반대투쟁에 가담해 첫 옥고를 치른 이래, ‘오적 필화 사건’ ‘비어(蜚語) 필화 사건’ ‘민청학련 사건’ ‘고행… 1974 필화 사건’ 등으로 8년간의 투옥, 사형 구형 등의 고초를 겪었다. 1980년대에는 생명운동 환경운동을 펼쳐왔고, 원주에 거주하며 불철주야 조선의 사상과 문화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건국대학교 석좌교수다.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회의 로터스 특별상(1975), 국제시인회의 위대한 시인상(1981), 크라이스키 인권상(1981) 등과 이산문학상(1993), 정지용문학상(2002), 만해문학상(2002), 대산문학상(2002), 공초문학상(2003), 영랑시문학상(2010)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황토』『타는 목마름으로』『오적』『애린』『검은 산 하얀 방』『이 가문 날의 비구름』『별밭을 우러르며』『중심의 괴로움』『화개』등이 있고, 『밥』『남녘땅 뱃노래』『살림』『생명』『생명과 자치』『사상기행』『예감에 가득 찬 숲그늘』『옛 가야에서 띄우는 겨울편지』 대설(大說)『남』『김지하 사상전집(전3권)』『김지하의 화두』『동학 이야기』등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
<방콕의 네크워크>
-소근소근 김지하의 세상이야기 인생이야기①
서문|모심, 화엄개벽의 길
줄탁을 생각한다
촛불을 생각한다
나를 향한 제사와 내 마음이 곧 네 마음
육임제의 의미와 세 번 숨고 세 번 드러남
수운 시에서 배운다
운하에서 바다로! 횃불에서 촛불로! 마당극에서 마당굿으로!
생명과 평화와 촛불
『촛불, 횃불, 숯불』
-소근소근 김지하의 세상이야기 인생이야기②
서문|촛불, 횃불, 숯불
마당과 일원상
새로운 생명운동의 길
기독교 이야기
동아시아 시인의 역할
촛불 모심
가만히 좋아하는
당파
『새 시대의 율려, 품바품바 들어간다』
-소근소근 김지하의 세상이야기 인생이야기③
사타구니가 대해탈의 첫 샘물
촛불, 바람 소리냐 비냐
생명·평화·통일
호혜를 전면에, 교환을 일상으로, 재분배를 준비하며
음개벽
기위친정에 관하여
촛불과의 대화
산 촛불
생명 세계의 위기와 기독교 비전
《법보신문》이 만난 생명사상가 김지하 시인
『디지털 생태학』
-소근소근 김지하의 세상이야기 인생이야기④
서문|붉은악마에서 이미 촛불을 보다
붉은악마
촛불
사이버 시대의 생태학적 전망
한국의 생태담론
나의 삶, 나의 시를 말한다
아이 살림에 대한 다섯 가지 생각
생명에 관한 한 생각
나의 시, 70년대 어둠으로부터의 비전
한류, 생명 평화의 문화
동아시아 태평양 신문명의 예감
‘촛불세대’가 보여준 우리 민족의 가능성에 주목하라!
‘모심(侍)’, 창조적 ‘진화’ 그리고 ‘개벽’
생명사상가 김지하가 내놓은 또 하나의 화두
『소곤소곤 김지하의 세상이야기 인생이야기』(전 4권)는 오랫동안 생명사상을 주창해온 저자가 도덕적 삶의 부재가 야기한 우리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촛불’이 태동한 현상을 중심으로 그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고 파헤친 에세이 형식의 사회비평서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집필한 이전의 저작물들에 비해, 좀더 쉽게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저자는 책 곳곳에서 현재 자신이 쓰고 있는 글이 지나치게 어렵지는 않은지, 현재 하고 있는 강연이 대중들에게 보다 쉽게 전달될 수는 없는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되묻는 일을 반복한다. 그 만큼 저자는 이 책이 가진 사회적 메시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 땅의 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방법이 바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촛불시위를 주도했던 대중 스스로에게 있음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나타난 붉은악마들의 거대하고, 단결된 응집력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폐단을 극복하는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 가능성은 조선 말기 동학농민운동에서 보였던, 저자의 생명사상의 모태가 되었던 ‘후천개벽’의 거대한 흐름을 이어온 우리 민족의 뿌리요, 이 땅의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세대의 출현을 알리는 커다란 울림이었다.
이후 저자는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계기로 일어난 ‘촛불시위’를 통해 집회문화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민족의 응집력에 주목했고, 이 네 권의 책을 통해 ‘사이버세대’, ‘촛불세대’로 이어지는 거대한 문명사적 흐름과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만 하는 시대의 역할에 대해 다소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 ‘방콕의 네트워크’
2002년 6월 월드컵 축구대회 때에 청소년, 여성, 서민 일반이 주축인 붉은악마 응원팀에게 한 신문기자가 물었다.
“당신들 붉은악마세대의 별명을 무어라 부르는 게 좋겠는가?”
“방콕의 네트워크라고 불러다오.”
“무슨 뜻인가?”
“방콕은 제 방에 혼자서 콕 박혀 사는 세대를 말하고, 네트워크는
저희들 맘 맞는 컴퓨터세대끼리의 소규모 연락망을 말한다. 또 다른 표현을 쓴다면 ‘밀실의 연대’라고도 하겠다.”
-『방콕의 네트워크』 서문 중
2002년 붉은악마의 등장은 저자가 지난 20여 년 동안 주목해온 ‘후천개벽’의 시대를 여는 하나의 신호탄이었다. 한 달여 동안 한반도를 온통 붉은 함성으로 뒤흔든 7백만 명의 붉은악마가 보여준 우리 민족의 응집력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들을 지켜보면서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이벤트성의 행사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임을 깨달았다. 도전과 열정 그리고 관용을 동시에 보여주며 한반도 곳곳을 온통 붉은 물결로 뒤덮어 세계를 놀라게 했던 붉은악마세대는, 이후 촛불세대로 이어지며 다시 한 번 전 세계를 놀라게 할 하나의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들은 ‘개체-융합’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온라인?오프라인 화백을 중심으로 각각의 네티즌 개체들이 그 안에 나름의 질서를 형성, 전체적 융합을 품고 있다. 동학은 각자가 그것을 자기스타일 대로 자각하는 것을 가리켜 ‘모심(侍)’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모심’을 곧 창조적 ‘진화’라고 부르고 그 진화의 극단적인 절정을 ‘개벽’이라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촛불세대가 보여준 하나의 가능성을 ‘화엄개벽’이라 명명한다. 저자 자신의 사상적 모태인 ‘동학’의 후천개벽 시대가 바로 이들, ‘밀실의 네트워크’를 이루는 새로운 세대에 의해 이루어지리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생명과 평화의 길’을 이끄는 새로운 리더 ‘촛불세대’
저자는 지금 우리사회에 일고 있는 인류 문명사 대전환의 미묘한 흐름을 일부 김항의 『정역』에서 집어내고 있다. 바로 후천개벽의 과정을 나타내는 ‘기위친정(己位親政)’, ‘십일일언(十一一言)’, ‘십오일언(十五一言)’ 세 마디가 그것이다.
‘기위’는 ‘맨 꼴지’를, ‘친정’은 ‘임금의 직접정치’를 의미한다. 결국 ‘기위친정’이 의미하는 바는 개벽이 시작되면 세상에서 가장 천대받던 소외계층이 임금처럼 우주정치를 담당하게 되는 큰 전환이 일어나게 된다는 뜻이다. 불교의 ‘중생이 곧 부처’, 예수복음에서의 ‘모퉁이 돌이 머릿돌이 된다’라는 의미와 상통한다.
‘십일일언’과 ‘십오일언’은 이제껏 정치에서 제외되었던 20살 미만의 학생들과 젊은 여성들이 우리 사회의 중추 세력으로 떠오를 것이며, 기존의 정치인이나 지식인 종교 지도자들은 정치 전면에서 한 발 물러서 교육, 문화, 종교 본연의 임무에 몰두하면서 음으로 이들을 돕게 된다는 말이다.
120여 년 전 김일부가 『정역』을 통해 주창했던 ‘후천개벽의 시대’가 2002년 월드컵 당시 막강한 응집력을 보여주었던 붉은악마나 효순이 미선이 사건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운동을 통해 나타났던 ‘촛불시위’라는 새로운 개념의 시민사회운동의 태동으로 ‘촛불세대’라는 민족의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새로운 세대의 등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사회적 대통합을 통한 문명사의 대전환
촛불이 던지는 우리 사회의 희망메시지
붉은악마로부터 이어진 ‘촛불세대’의 등장은 사회적 대통합을 통한 인류 문명사 대전환을 이루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이어졌다. 저자가 남은 시간을 오직 ‘촛불’ 연구를 위해 바치겠다고 할 만큼 ‘촛불세대’가 가진 가능성은 우리 민족이 처한 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희망임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쓸쓸한 대중들은 물론, 청소년, 젊은 여성 그리고 아이를 데리고 광장에 나온 ‘유모차 부대’에 이르기까지 ‘촛불’이 던지는 희망메시지에 반응하여 스스로 이 땅의 주인임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는 결국 불교, 가톨릭, 기독교 등 종파 간의 통합과 시민사회의 대통합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거대한 물결을 이루고야 말았다. 그동안 잠들어 있는 수많은 가능성들이 ‘촛불’이 던지는 메시지와 의미를 중심으로 하나의 거대한 ‘통합’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제 저자는 그들이 만들어낸 하나의 거대한 힘을 가능성에서 멈추지 말고 민중 스스로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2002년 월드컵과 촛불시위의 눈부신 현장들이 바로 그들이 공부해야 할, 구체적인 힘으로 만들어야 할 과제임을 밝힌다.
이제 이 땅의 위기는 그들 스스로 가지고 있는 가능성의 발현 여부에 따라 크게 변할 것임을 기대하며 저자는 희망이 가득 찬 가슴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