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I am Here?” 나는 왜 여기에 있지?
지금 이 자리는 나의 욕망과 선택에 의해 다다른 것.
그 누구보다 나의 책임이 가장 크다.
『특별한 배달』은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김선영 작가의 『시간을 파는 상점』의 후속작이다. 지난 12월 말부터 EBS 라디오 연재소설에서 탤런트 이민우 씨의 낭독으로 연재되며 재미있다는 호평을 얻었고, 출간일을 기다리는 많은 독자들의 기대 속에 태어나는 작품이다.
“선택하지 않은 것도 선택이다”라는 말이 있다. 청소년들은 지금 자신의 처한 현실이 자신의 의지가 아닌, 오롯이 어른들에 의해 주어졌다고 생각하며, 절망하기도 한다. 그것은 진실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책임 전가를 할 수 있는 좋은 구실이 되기도 한다. 지금의 내가 처한 현실은 나와 타인, 사회가 복합적으로 만들었다고 볼 때 그중 나의 책임은 전혀 없는 것일까. 내 지금의 처지나 위치, 상황은 살면서 순간순간 맞이한 나의 선택에서 온 것은 아닐까. 주인공 태봉의 아버지는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사업에 실패하여 전재산을 날리고, 아내가 집을 나가고 혼자 어린 아들을 키우지만 버려진 것들에서도 금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낸다.
주인공 태봉과 슬아가 통과한 웜홀은 성장의 통로였다. 자신을 좀더 면밀히 들여다보며 돌아보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주어진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성찰하며 진실에 다가선다. 그래서 우리에게 웜홀을 통과한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배달이 되었다.
“선택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지금 이 자리는 나의 욕망과 선택에 의해 다다른 것이기에 누구보다 나의 책임이 가장 큰 것이다. 그래서 우린 가끔 물어야 한다. 나는 왜 여기 있는지.
김선영
저자 : 김선영
저자 김선영은 1966년 충북 청원에서 태어났다. 아홉 살까지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자연 속에서 사는 행운을 누렸다. 그 후 청주에서 지금껏 살고 있다. 학창 시절 소설 읽기를 가장 재미있는 문화 활동으로 여겼다. 막연히 소설 쓰기와 같은 재미난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십대와 이십대를 보냈다.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밀례」로 등단하였으며 소설집으로 『밀례』가 있다. 2011년 장편소설『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했다.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수없이 흔들리며 되묻곤 하는 어설픈 항해자이다.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고 힘을 받는 소설을 쓰고 싶은 건 변함없다.
1. 신라면과 퀵클리쌩
2. 바람의 아이들
3. 괴물들
4. 웜홀
5. 비밀스러운 빛
6. 아버지의 서랍
7. 나는 왜 여기에 있지?
8. 두 번째 서랍
9. 바람보다 빠르게 엑셀을 당기고
10. 선택
11. 상하를 찾아서
12. 순도 99퍼센트의 금
– 해설 : 정진희 (문학평론가)
스스로 선택할 때, 소년은 비로소 어른이 된다.
『특별한 배달』을 읽으며 소년과 어른의 차이란 바로 ‘중요한 삶의 결정을 스스로 내리느냐 아니면 남이 내려주느냐’의 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삶에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으려던 태봉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려는 근수와 슬아를 보며 조금씩 변해간다. 물론 우리 청소년들이 처한 상황과 주어진 삶의 조건들은 모두 제각각일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일지라도 우리는 삶에 대해 여전히 두 가지의 선택항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계속 노력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만 19세가 넘었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내 삶의 선택. 스스로 선택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을 질 때, 우리는 비로소 진짜 어른이 되는 것이다.
방영찬 (EBS PD)
선택과 책임 그리고 운명에 관한 역동적인 이야기!
작가 김선영은 시간의 문제에 도전한다. 저절로 흘러가는 동력(動力)의 시간을 주체적 역동(力動)의 시간으로 바꾼다. 주체적인 역동으로서의 시간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것이 『시간을 파는 상점』과 『특별한 배달』을 관통하는 김선영 소설의 미덕이다. 『특별한 배달』에서 유난히 강조되는 것은 운명과 선택의 관계이다. 작가는 아무리 척박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인간의 의지로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우리의 시간을 의미 있는 시간으로 흘러가게 하는 것, 다시 말해서 카이로스의 시간이 흘러가게 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청춘만큼 스스로의 시간을 뜨겁게 역동시킬 수 있는 시기는 없기 때문이다.
정진희 (문학평론가, 성신여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