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 정신의 상징으로 전 세계 젊은이의 가슴 속에 자리한 체 게바라의 삶을 청소년 평전으로 엮은 책. 체 게바라는 의학대학 시절과 그 후의 여행으로 민중의 빈곤을 체험하고, 그것을 극복해 내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으로 혁명에 뛰어든다. 천식이라는 병을 극복하고 절친한 친구와 정치적 노선이 달라 헤어져야 했던 사연 등, ‘체(어이, 친구)’라는 호칭으로 불릴 수 있었던 게바라의 의지와 정신, 그리고 삶을 다루고 있다
박영욱
저자 – 박영욱박영욱은 1996년 “칸트 철학에서의 선험적 역연의 문제”로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1년 부터 현재까지 동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디지털대학교에서 외래 교수로, 건국대학교에서 전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석사 학위 논문은 <마르크스의 실천 개념과 유물론>이었으며, 철학에 입문한 후 사회 철학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저자의 주된 연구는 프랑스 철학이나 문화 혹은 예술 방면으로 옮겨졌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회 철학적 관심의 지평을 확장하는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지은 책으로는 <현대 마르크스주의와 철학>(공저), <문화와 철학>(공저)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마르크스의 소유 이론>, <분석 마르크스주의:마르크스주의의 왜곡된 현재화>, <제2인터내셔널과 수정주의의 등장>, <뮤직 비디오 형식의 사회적 의미> 등이 있다.
1. 남다른 시련과 극복의 어린 시절
2. 운명을 바꾼 아메리카 대륙의 여행
3. ‘체’ 게바라의 탄생
4. 쿠바 혁명에 뛰어들다
5. 체 게바라, 영원한 혁명가로 남다
체 게바라 연보
청소년 평전을 펴내며
“이 세계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행해질 모든 불의를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웠으면 좋겠구나”-체 게바라가 전쟁 중 자녀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라틴아메리카를 착취해 들어오고 있는 자본주의 세력에 분노했고, 가난과 억압을 온몸으로 견디고 있는 민중을 위해 의사로서의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혁명가의 길을 선택한 체 게바라. 그는 문학을 알았고 사랑을 알았으며 쿠바 식의 사회주의자로서 또 의연히 총을 들고 일어선 게릴라로서 세계의 모순을 바로잡기 위해 투쟁했고,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세계 각지를 누비며 자본주의의 부조리와 침략에 대항해 싸웠다.
결국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던 볼리비아 정부군에 의해 처형되었지만, 그의 고귀한 정신만큼은 사라지게 할 수 없었다. 그의 시신을 보았던 볼리비아 수녀는 그의 절규하는 듯한 푸른 눈빛에서 신의 광채를 느꼈기에 감히 다가설 수 없었다고 했다. 그가 죽은 지 33년이 되던 해에 <타임>은 그를 20세기를 빛낸 인물로 선정하여 분명 그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어떠한 부조리와 모순도 없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던 체 게바라. 미국 CIA와 볼리비아 등 많은 자본주의 국가에게는 한낱 밀림에서 헛된 꿈을 꾸며 설파하고 다니는 골치 아픈 게릴라에 불과했던 그가 죽은 지 30여 년이 넘도록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아, 살아 숨쉬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또 그가 그토록 이룩하고자 했던 그의 이상과 꿈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의 이상을 위해
검은 베레모에 손질하지 않은 긴 머리칼, 텁수룩한 턱수염, 타오르는 눈빛, 굳게 다문 입술……. 저항 정신의 상징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가슴에 새겨진 체 게바라의 모습이다. 그가 쿠바 혁명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모든 경제 정책이 민중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어떤 사리사욕도 허용하지 않은 일관된 철학을 관철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가 민중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았던 이유이다.
체 게바라의 볼리비아 생활을 다룬 다큐멘터리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볼리비아 일기>에 따르면, 그는 “왜 인텔리 의사였던 당신이 여기에 있나?”라는 볼리비아 여인의 질문에 간단히 “나의 이상을 위해”라고 대답한다. 어린 시절부터 줄곧 그를 괴롭혔던 천식을 극복하기 위해 무모하다 싶을 만큼 신체를 단련시킬 수 있었던 의지도 바로 그런 대답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혁명전쟁 중 뜻을 같이했던 동지 피델 카스트로와 헤어져 콩고의 밀림 속 게릴라로 다시 돌아가야 했던 이유도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한 일관된 의지 때문이었다.
혁명전쟁은 결국 인간을 위한 전쟁
혁명가로서 체 게바라가 전투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혁명군은 민중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게릴라전의 기본적인 힘은 일반 민중이라는 명분을 잊지 않는 것이었다.
체 게바라는 전투를 치르는 틈틈이 의술을 베푸는 등 민중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노력했다. 이것은 자신의 능력을 민중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소박하지만 쉽게 실천하기 힘든 원칙에서 나온 것이었다. 또한 그는 틈만 나면 게릴라전이 정부군과 반군의 전쟁이 아니라 압제 정부에 대항하는 민중의 항거라는 점을 주지했다. 이것은 혁명전쟁이 장기화되면서도 혁명군이 사기를 잃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심리적 요인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혁명 동료들에게 “당신은 왜 싸우겠다고 이곳에 온 것입니까?”라고 묻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