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3층 빌딩 꼭대기에서 연인을 기다리고 있다. 연인은 언제나 여유만만, 약속시간따위 지키지 않는다. 오 분 뒤 도착한 연인은 연인(戀人)이 아니라 연인(憐人)이다. 그것이 내 연애의 핵심이다. 백일 기념으로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연인과 시간을 보내지만, 둘의 대화는 어딘가 삐걱거리기만 하는데.
김현영
저자 : 김현영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숨은 눈」, 『문학동네』 문예공모에 「여자가 사랑할 때」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냉장고』와 『까마귀가 쓴 글』이 있다. 1999년 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