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돌아온 지 2년 쯤 된 박지수는 살구꽃을 보며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그리고 똥 풀 때가 된 것을 알아차린다. ‘똥장군’을 흙구덩이 속으로 쏟으며 그것이 곧 비옥한 토지를 만들 것이라는 생각에 코를 막고 꿈에 부푼다. 이웃에 사는 팔만이가 동네 사람들이 냄새 난다고 난리라고, 곧 몰려와 항의할 거라 알려주지만 오늘 같은 날, 박지수는 농약 냄새에 비하면 향기롭기만 하다고 생각한다.
문순태
저자 : 문순태
1941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고, 조선대, 숭실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4년 ≪한국문학≫에 「백제의 미소」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집으로 「고향으로 가는 바람」, 「징소리」, 「철쭉제」, 「시간의 샘물」, 「된장」 등이 있고, 장편소설 『타오르는 강』, 『그들의 새벽』, 『정읍사』 등을 발표했다. 한국소설문학 작품상,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 이상문학상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