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즐거움이 교차했던 성장의 계절!
고단하면서도 아름다운 성장의 한 계절을 그린 현길언의 청소년소설 『낯선 숲으로 난 길』. 6ㆍ25 전쟁 이후를 배경으로 열다섯 살 소년 세철이가 겪는 만남과 이별, 사랑과 우정의 성장통을 펼쳐 보인다. 선교사이자 목사, 대학교수로 평생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는 작은할아버지 명세철의 손자로 입양되어 후사를 이어가게 된 재범. 돌아가신 작은할아버지의 추도 예배식에서 그가 청소년 시절에 남긴 기록을 받는다. 한국전쟁 직후 제주도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작은할아버지. 그 기록 속에는 이제 막 중학교 3학년이 된 작은할아버지의 한 계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는데…. 6ㆍ25 전쟁이라는 역사적 비극 속에서도 삶에 대한 순수한 동경을 간직했던 소년이 겪는 성장기가 담담하게 그려진다.
프롤로그
작은할아버지 추도예배
봄..혼자 살아가기
여름..아프면서 자라는 소년
가을..바람 부는 섬
다시 찾아온 봄
에필로그
내 이야기가 된 작은할아버지 이야기
작가의 말
세철을 만나는 여러분에게
현길언 작가가 들려주는 고단하지만 아름다운 시절…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의 변화처럼 고통과 즐거움이 교차했던 일 년,
그동안 세철이는 너무 어른이 되었다
찬란한 동경과 아픔으로 뒤섞인 청춘의 날들
고단함 속에 피어난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낯선 숲으로 난 길』은 현길언 작가의 동화 연작인 『전쟁놀이』 『그때 나는 열한 살이었다』 『못자국』에 이은 청소년소설이다. 6·25전쟁 이후를 배경으로, 집안의 막내로 자기만 알고 지기 싫어하던 주인공 세철의 중학생 시절 성장기를 그리고 있다. 소설은 작은할아버지인 세철이 남긴 기록을 손자인 재범이 읽으면서 시작된다. 이러한 형식은 작가가 말했듯이, 세철의 삶이 역사적인 배경 위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사랑·이별·우정 등 모든 십대가 겪는 삶의 보편성 위에 있음을 일깨워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도시에 있는 중학교로 진학한 세철은 2학년 말에 반에서 1등을 한다. 하지만 집안 식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잠시, 학교를 주름잡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게 되고 세철은 형이나 친구들의 도움 없이 직접 그 일을 해결하려고 한다. 이는 새로운 사회로 들어갈 때 겪는 불안함, 왕따가 될 수 있는 상황에 맞서 정면 승부하려는 오기이다. 수적으로 열세인 세철은 탄띠나 장작 같은 무기를 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우는데 결국 이런 싸움으로 크게 다쳐 미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가족과 선생님들의 걱정을 사긴 했지만 병원에서 사랑과 화해를 배우는 계기를 갖는다. 의료진의 치료, 어린아이를 도와주려는 마음, 적의 포로도 정성스럽게 치료해주는 손길, 이런 체험을 통해 세철은 폭력이나 경쟁심이 아닌 사랑이라는 어떤 큰 힘이 있음을 깨닫는다.
손자인 재범의 눈에 비친 작은할아버지 세철은 목사로, 선교사로, 또 교수로 남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다가 간 어른이다. 이렇게 존경받을 만한 삶을 살아간 세철이지만, 그의 중학생 시절에는 남들과 똑같은 사랑과 이별, 흔들림, 그리고 상실이 존재한다. 좋아하는 이성 친구 유원이를 따라 교회에 갔다가 그녀에 대한 생각으로 성적이 떨어지기도 하고, 형이나 어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어렴풋이 성에 대해 눈뜨는 과정도 겪는다. 형과 정 선생의 관계에 거부감을 가졌던 세철은 유원이를 만나면서 형을 이해하게 된다. 그런 세철의 마음은 다른 가족들에 대한 이해와 사랑으로도 연결된다.
하지만 한편으로 큰 버팀목이던 할아버지의 죽음을 겪고, 서울로 떠나는 형과 유원이, 보육원 친구들과의 이별로 허전해하기도 한다. 세철은 삶의 부침이 만들어낸 여러 만남을 통해 더 큰 사랑을 배우며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낯선 숲으로 난 길』에는 어린 시절 세철의 모습을 바꾸어준 성장의 한 계절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세철의 일 년, 그것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아름다운 청소년 시절의 한 페이지이다.
줄거리
재범은 선교사이자 목사로, 대학교수로 평생 남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는 작은할아버지(명세철)의 손자(양자)로 입양되어 후사를 이어가게 된다. 하지만 정작 재범은 이미 돌아가신 작은할아버지를 잘 알지 못한다. 재범은 작은할아버지의 추도 예배식에서 그가 중고등학교 시절 남긴 기록을 받는다. 작은할아버지는 한국전쟁 직후 제주도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그 기록 속에서는 이제 막 중학교 3학년이 된 작은할아버지(명세철)의 한 계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철은 반에서 몇 차례 1등을 해 친구들과 선생님의 주목을 받게 되지만, “일등이면 다냐?”라며 괜스레 시비를 걸어오는 반 친구와 싸우기도 하고, 이성의 감정을 느끼는 여자 친구 유원이와 친하게 지내는 규석이를 질투하기도 한다.
어느 날 보육원 아이들과 시비가 붙어 크게 다친 후 세철은 미군부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는데, 그곳에서 미군 장교와 의사, 병사들과 진심으로 마음을 통하고 영어도 배운다. 세철은 퇴원한 후 영어웅변대회에 나갈 결심을 하고, 여름방학에는 미군부대에서 정성을 다해 일하여 그곳 사람들에게 사랑과 귀여움을 받는다. 웅변대회에 나간 세철은 그곳에서 미군부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을 전하고 이 일이 알려져 미군부대장의 초청을 받아 가거나, 미국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가을이 되자 미군들이 철수하고, 유원이도 보육원 이동 때문에 제주를 떠난다. 겨울에는 형도 대학 입학 시험 때문에 서울로 떠난다.
작가의 말
여러분은 이 작품을 읽으면서 ‘세철’이라는 좀 특별한 친구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나는 앞으로 이 인물의 일생을 집중적으로 탐색하여 세상에 전하려고 합니다. 『낯선 숲으로 난 길』은 그중에 주인공의 중학생 때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전하기 위하여 썼습니다. 세철이는 중3이 되면서 예상하지 않았던 여러 일을 당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그 과정을 통해서 그는 자기 자신과 세상을 새롭게 알게 됩니다.
추천사 -복도훈(문학평론가)
레오 톨스토이는『소년시절』『청소년 시절』『청년 시절』이라는 불후의 자전소설 삼부작을 썼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설가 현길언이 그 작업을 묵묵히 홀로 하고 있다. 지금껏 그 누구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이번에 출간되는『낯선 숲으로 난 길』은 작가의 ‘소년 시절’에 해당하는 삼부작『전쟁놀이』『그때 나는 열한 살이었다』『못자국』에 이은 ‘청소년 시절’의 첫 작품이다. 열다섯 살 명세철의 성장기를 담은『낯선 숲으로 난 길』은 6?25전쟁이라는 비극의 격랑 속에서도 삶에 대한 순수한 동경을 간직한 한 청소년이 겪는 만남과 이별, 사랑과 우정의 성장통을 마치 사계절이 담긴 수묵화처럼 균형과 절제를 담아 담담하게 펼쳐 보이고 있는 소설이다. 짐작컨대 『낯선 숲으로 난 길』을 기점으로 현길언의 소설은 그가 살아왔던 역사에 대한 드물고 고귀한 고백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