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과모음 계간지 2021 봄
저자 | 자음과모음 편집부 |
저자2 | |
출판사 | 자음과모음 |
발행일 | 2021-03-01 |
사양 | 388쪽 | 652g | 170*240*19mm |
ISBN | 2005-2340 |
분야 | 문예 계간지 |
정가 | 15,000원 |
‘게스트 에디터’ 오션카인드
주제는 ‘관계’
계간 『자음과모음』 2021년 봄호(통권 48호)가 꾸려졌다. 봄호의 게스트 에디터는 해양환경 보호와 관련하여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션카인드’이다. 혹자는 ‘회복하는 힘’을 모토로 내건 광고 영상에서, 바다에서 주운 쓰레기 뭉치를 손에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으로 그들을 기억할지도 모른다. 오션카인드는 스쿠버다이빙 일을 하던 김용규, 문수정 부부가 눈앞에서 훼손되어가는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단체이다.
오션카인드가 ‘관계’라는 테마로 기획한 이번 호 게스트 에디터는 여러 뜻깊은 항목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오션카인드의 김용규, 김나영 평론가, 이현석 소설가, 최리외 기자가 모여 다큐 영화 〈산호초를 따라서〉를 중심 텍스트로 환경과 인간의 관계에 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유리, 종이, 플라스틱, 캔의 물성과 시를 접목시켜 새로운 시적 발화를 이어온 ‘분리수거’ 팀의 강혜빈, 김은지, 임지은, 한연희 시인은 오션카인드의 사진을 매개로 시작된 소중한 시편들이 실렸다.
또한 버리고 사라졌다 믿은 우리들의 쓰레기 위에서 살아가는 누군가의 삶을 뜨거운 필체로 적어 내려간 최정화 소설가의 글, 비인간적 존재에 대한 인간의 책임과 그 논의가 다시 인간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곤혹을 짚으며 무거운 질문을 남기는 박문영 작가의 글, 무엇도 계획할 수 없고 누구도 쉽게 만날 수 없게 되어버린 지금 이곳에서 이제는 무기력해진 미래가 아닌 현재를 바라봐야 함을 진실되게 토로하는 천선란 소설가의 글 모두 마음을 담아 일독을 권하고 싶다.
마지막은 오션카인드의 김용규와 안서현 평론가가 해양과학자인 남성현 교수와 함께 진행한 인터뷰이다. 지구온난화로 발생한 열 대부분을 떠넘기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바다에 대해서, 현장과 연구실을 넘나들며 직접 그 미지의 원리를 탐구하는 남성현 교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풍성한 시와 소설 그리고 ‘기록 : 어린이’
김경욱, 김숨, 신주희, 위수정 소설가의 신작 단편소설
문예지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창작란 역시 무척이나 풍성하다. 김경욱, 김숨, 신주희, 위수정 소설가와 권누리, 김선오, 선혜경, 이규리, 이기리, 정다연, 황인찬 시인이 귀한 옥고를 보내주었다.
기록 지면은 ‘어린이’라는 테마 아래 기획되었다. 김지은 평론가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발생했던 범죄, 스스로 그 피해와 싸워서 구조를 개혁했던 어린이들의 선례, 〈뽀뽀뽀〉의 종영과 노 키즈 존의 선언에 공통으로 내재해 있는 집단적 배제와 책임 회피의 논리 등을 차분히 기록해나간다. 고우현 활동가는 한 인격체의 온전한 동의 없이 행해지는 양육 현장의 공유(셰어런팅), 부모가 친권자로서 자녀에 대해 지니고 있는 배타적인 법적 권리의 위험 등에 대해 언급한다. 소윤경 작가는 두 편의 기록을 보내주었다. 「자귀나무집 아이들」은 자귀나무가 심긴 마당에서 보냈던 ‘나’의 유년 시절과 ‘양공주’라 불린 여성들의 아이였던 ‘훈이’와 ‘윤아’의 기억을 담담하고 아릿하게 재현해낸다. 「아롱이」는 성탄절 날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가 부러진 진돗개 ‘아롱이’가 개장수 아저씨에게 팔려가는 모습을 보며 느꼈던 어린 시절의 무력감, 그리고 여전히 무력한 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행하는 작은 저항 등을 솔직한 감정으로 그리고 있다. 최진영 소설가는 한글, 산수 등 어린 시절 극복해야만 했던 막막한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다. 무서움, 수치심, 불안, 모멸감 등 당시에는 미처 다 꺼내지 못했던 말과 감정들을 되돌아보며, 어른으로서 어린이의 속도를 바라보는 소설과 삶을 쓰며 살아가겠노라고 다짐이 담겨 있는 글이다.
오늘의 비평 담론, ‘크리티카 : 비평의 응답’
새로이 시작하는 ‘2021 봄의 시소’
크리티카 지면은 ‘비평의 응답’이라는 주제로 채워졌다. 도저한 질문과 회의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작금의 상황 속에서 비평 역시 홀로 무관할 수 없음은 당연해 보인다. 이지은 평론가는 본인이 이미 성실한 입론자이자 참여자로 있는 ‘글쓰기 노동’의 주제를 다룬다. 고료와 임금을 등치시켰던 스스로의 오류를 거론한 뒤, 원고료는 저작권과 글쓰기 노동 사이에 놓여 있는 복잡한 문제임을 날카로이 지적한다. 양경언 평론가는 최근 문학비평장에서 거론되는 불안들과 특정한 프레임으로 세대의 구조적 분절을 주장하는 몇몇 비평적 입장들을 마주하고, ‘읽기’라는 행위가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힘에 대해 둔중한 질문을 던진다. 조대한 평론가는 1인칭과 관련된 이전의 문제의식에 말을 걸어준 몇몇 소중한 목소리에 응답하며, 그 논지를 조금 더 구체화시켰다. 2000년대의 미학으로부터 이어진 1인칭의 ‘나’가 어떠한 진폭을 거치며 채무와 유산을 계승해왔고, 또 지금은 얼마나 다른 지점에 놓여 있는지를 논의해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음과모음』에서 새로이 ‘2021 봄의 시소’ 코너를 시작했다. 시와 소설이 발표되고 그에 대해 논의하는 일은 계간지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이자 즐거움 중 하나일 것이다. 하여 매 계절마다 편집위원들이 각자 매혹되었던 작품들을 추천하고, 외부의 인원을 초청하여 그 작품에 대한 대담 형식의 이야기를 남겨보기로 했다. 그중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시와 소설 한 편씩을 선정하여, 직접 해당 작가분들의 목소리를 듣는 인터뷰 또한 진행했다. 그리고 전 과정을 계간지 지면에 실을 뿐만 아니라, 편집 과정을 거쳐 영상으로 독자분들에게 공개해보고자 한다. 이번 ‘봄의 시소’에는 안미옥 시인의 「사운드북」과 손보미 소설가의 「해변의 피크닉」이 선정되었다. 매 계절 작품을 따라 읽고 대담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고 지면의 한계로 많은 작품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늘 상존할 것이지만, 한 편 한 편의 작품을 쓰고 발화하는 누군가에게는 소박한 응원과 응답으로, 작품을 따라 읽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움과 기쁨으로 이 기획이 가닿았으면 한다.
우리 모두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바다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도 우리는 바다 없이 살 수 없고 우리의 일상은 바다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은 좀처럼 우리의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바다는 언제까지나 푸르게 빛나 보일 뿐이다.
『자음과모음』 봄호를 통해 우리가 자연과 함께 서로의 존재를 감사히 여기는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우리가 갖게 될 그 소중한 관계에 바다와 지구의 운명이 달려 있고 우리의 운명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너무 멀리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가까운 공원에 있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부터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_2021년 봄호 「게스트 에디터의 말」 중에서
머리글
조대한 지금 이 자리에서 행동하기
게스트 에디터|오션카인드
오션카인드 게스트 에디터의 말
김나영·김용규·이현석·최리외 우리가 알지만 잘 몰랐던 것들
임지은 가죽 바지를 입은 시/삼한사온
김은지 털모자의 보풀을 떼어내는 20분/위생 장갑―김을 좋아하고 몇 주째 김을 생각합니다
강혜빈 만화경(萬華鏡)/소울푸드― 다름 아닌 슈슈에게
한연희 근사해 이 모든 루루/변해계옥
최정화 쓰레기는 ‘누구에게론가’ 간다
박문영 어쩌라고, 라는 대답 속에서
천선란 무엇도 계획할 수 없고, 누구도 만날 수 없는 시대
남성현·김용규·안서현 대전환이 없으면 22세기는 없다:해양과학자 남성현 교수 인터뷰
소설
김경욱 이것은 내가 쓴 소설이 아니다
김숨 뜨개질하는 늙은 남자
신주희 저마다의 신
위수정 풍경과 사랑
기록|어린이
김지은 주체와 주변인의 사이에서
고우현 아이를 존중한다는 의미
소윤경 자귀나무집 아이들/아롱이
최진영 아직 기억한다고 말하기 위해
시
권누리 천사와 유령의 토르소 토르소/여름 유령 상처 장미
김선오 목측/십진법
선혜경 해빙기/이름이 외자라서 부족한 날들은 미신에 맡겼다
이규리 수국 정원/눈부심
이기리 아포스트로피/만약 이루어졌을 세계였어도
정다연 전쟁과 테러/성지순례
황인찬 공자의 겨울 산/리스토어
크리티카|비평의 응답
이지은 헤매는 자가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저작권 갈등과 글쓰기 노동 의제를 돌아보며
양경언 읽는 일:문학비평이 왜 흥미로운가
조대한 ‘나’의 응답 : 2000년대 시를 경유한 1인칭의 진폭
2021 봄의 시소
봄의 시 | 안미옥 「사운드북」
봄의 소설 | 손보미 「해변의 피크닉」
[심사 과정]
심사위원 | 김나영·노태훈·선명수·안서현·조대한·한소범
[인터뷰]
시 | 안미옥·김나영 사랑을 쓰고 나서 생각하게 된 것은
소설 | 손보미·노태훈 알지 못하는 길을 걸어가는 여자아이에 대해
‘게스트 에디터’ 오션카인드
주제는 ‘관계’
계간 『자음과모음』 2021년 봄호(통권 48호)가 꾸려졌다. 봄호의 게스트 에디터는 해양환경 보호와 관련하여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션카인드’이다. 혹자는 ‘회복하는 힘’을 모토로 내건 광고 영상에서, 바다에서 주운 쓰레기 뭉치를 손에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으로 그들을 기억할지도 모른다. 오션카인드는 스쿠버다이빙 일을 하던 김용규, 문수정 부부가 눈앞에서 훼손되어가는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단체이다.
오션카인드가 ‘관계’라는 테마로 기획한 이번 호 게스트 에디터는 여러 뜻깊은 항목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오션카인드의 김용규, 김나영 평론가, 이현석 소설가, 최리외 기자가 모여 다큐 영화 〈산호초를 따라서〉를 중심 텍스트로 환경과 인간의 관계에 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유리, 종이, 플라스틱, 캔의 물성과 시를 접목시켜 새로운 시적 발화를 이어온 ‘분리수거’ 팀의 강혜빈, 김은지, 임지은, 한연희 시인은 오션카인드의 사진을 매개로 시작된 소중한 시편들이 실렸다.
또한 버리고 사라졌다 믿은 우리들의 쓰레기 위에서 살아가는 누군가의 삶을 뜨거운 필체로 적어 내려간 최정화 소설가의 글, 비인간적 존재에 대한 인간의 책임과 그 논의가 다시 인간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곤혹을 짚으며 무거운 질문을 남기는 박문영 작가의 글, 무엇도 계획할 수 없고 누구도 쉽게 만날 수 없게 되어버린 지금 이곳에서 이제는 무기력해진 미래가 아닌 현재를 바라봐야 함을 진실되게 토로하는 천선란 소설가의 글 모두 마음을 담아 일독을 권하고 싶다.
마지막은 오션카인드의 김용규와 안서현 평론가가 해양과학자인 남성현 교수와 함께 진행한 인터뷰이다. 지구온난화로 발생한 열 대부분을 떠넘기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바다에 대해서, 현장과 연구실을 넘나들며 직접 그 미지의 원리를 탐구하는 남성현 교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풍성한 시와 소설 그리고 ‘기록 : 어린이’
김경욱, 김숨, 신주희, 위수정 소설가의 신작 단편소설
문예지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창작란 역시 무척이나 풍성하다. 김경욱, 김숨, 신주희, 위수정 소설가와 권누리, 김선오, 선혜경, 이규리, 이기리, 정다연, 황인찬 시인이 귀한 옥고를 보내주었다.
기록 지면은 ‘어린이’라는 테마 아래 기획되었다. 김지은 평론가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발생했던 범죄, 스스로 그 피해와 싸워서 구조를 개혁했던 어린이들의 선례, 〈뽀뽀뽀〉의 종영과 노 키즈 존의 선언에 공통으로 내재해 있는 집단적 배제와 책임 회피의 논리 등을 차분히 기록해나간다. 고우현 활동가는 한 인격체의 온전한 동의 없이 행해지는 양육 현장의 공유(셰어런팅), 부모가 친권자로서 자녀에 대해 지니고 있는 배타적인 법적 권리의 위험 등에 대해 언급한다. 소윤경 작가는 두 편의 기록을 보내주었다. 「자귀나무집 아이들」은 자귀나무가 심긴 마당에서 보냈던 ‘나’의 유년 시절과 ‘양공주’라 불린 여성들의 아이였던 ‘훈이’와 ‘윤아’의 기억을 담담하고 아릿하게 재현해낸다. 「아롱이」는 성탄절 날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가 부러진 진돗개 ‘아롱이’가 개장수 아저씨에게 팔려가는 모습을 보며 느꼈던 어린 시절의 무력감, 그리고 여전히 무력한 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행하는 작은 저항 등을 솔직한 감정으로 그리고 있다. 최진영 소설가는 한글, 산수 등 어린 시절 극복해야만 했던 막막한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다. 무서움, 수치심, 불안, 모멸감 등 당시에는 미처 다 꺼내지 못했던 말과 감정들을 되돌아보며, 어른으로서 어린이의 속도를 바라보는 소설과 삶을 쓰며 살아가겠노라고 다짐이 담겨 있는 글이다.
오늘의 비평 담론, ‘크리티카 : 비평의 응답’
새로이 시작하는 ‘2021 봄의 시소’
크리티카 지면은 ‘비평의 응답’이라는 주제로 채워졌다. 도저한 질문과 회의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작금의 상황 속에서 비평 역시 홀로 무관할 수 없음은 당연해 보인다. 이지은 평론가는 본인이 이미 성실한 입론자이자 참여자로 있는 ‘글쓰기 노동’의 주제를 다룬다. 고료와 임금을 등치시켰던 스스로의 오류를 거론한 뒤, 원고료는 저작권과 글쓰기 노동 사이에 놓여 있는 복잡한 문제임을 날카로이 지적한다. 양경언 평론가는 최근 문학비평장에서 거론되는 불안들과 특정한 프레임으로 세대의 구조적 분절을 주장하는 몇몇 비평적 입장들을 마주하고, ‘읽기’라는 행위가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힘에 대해 둔중한 질문을 던진다. 조대한 평론가는 1인칭과 관련된 이전의 문제의식에 말을 걸어준 몇몇 소중한 목소리에 응답하며, 그 논지를 조금 더 구체화시켰다. 2000년대의 미학으로부터 이어진 1인칭의 ‘나’가 어떠한 진폭을 거치며 채무와 유산을 계승해왔고, 또 지금은 얼마나 다른 지점에 놓여 있는지를 논의해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음과모음』에서 새로이 ‘2021 봄의 시소’ 코너를 시작했다. 시와 소설이 발표되고 그에 대해 논의하는 일은 계간지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이자 즐거움 중 하나일 것이다. 하여 매 계절마다 편집위원들이 각자 매혹되었던 작품들을 추천하고, 외부의 인원을 초청하여 그 작품에 대한 대담 형식의 이야기를 남겨보기로 했다. 그중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시와 소설 한 편씩을 선정하여, 직접 해당 작가분들의 목소리를 듣는 인터뷰 또한 진행했다. 그리고 전 과정을 계간지 지면에 실을 뿐만 아니라, 편집 과정을 거쳐 영상으로 독자분들에게 공개해보고자 한다. 이번 ‘봄의 시소’에는 안미옥 시인의 「사운드북」과 손보미 소설가의 「해변의 피크닉」이 선정되었다. 매 계절 작품을 따라 읽고 대담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고 지면의 한계로 많은 작품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늘 상존할 것이지만, 한 편 한 편의 작품을 쓰고 발화하는 누군가에게는 소박한 응원과 응답으로, 작품을 따라 읽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움과 기쁨으로 이 기획이 가닿았으면 한다.
우리 모두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바다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도 우리는 바다 없이 살 수 없고 우리의 일상은 바다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은 좀처럼 우리의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바다는 언제까지나 푸르게 빛나 보일 뿐이다.
『자음과모음』 봄호를 통해 우리가 자연과 함께 서로의 존재를 감사히 여기는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우리가 갖게 될 그 소중한 관계에 바다와 지구의 운명이 달려 있고 우리의 운명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너무 멀리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가까운 공원에 있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부터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_2021년 봄호 「게스트 에디터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