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과모음 계간지 2019 겨울
저자 | 자음과모음 편집부 |
출판사 | 자음과모음 |
발행일 | 2019-12-01 |
사양 | 396쪽 | 170*240 |
ISBN | 977-20-052-3400-1 03900 |
분야 | 계간지 |
정가 | 15,000원 |
계간 「자음과모음」 혁신호 이후 세 번째 호인 2019년 겨울호(통권 43호)가 꾸려졌다. 편집권 자체를 다양한 사람들에게 개방하여 문학잡지 기획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매호 빛나는 기획과 글로 채워질 게스트 에디터 지면의 이번 기획자로는 번역가 소라 김-러셀이 참여했다.
소라 김-러셀은 2017년 셜리잭슨상을 수상한 편혜영 <홀>과 2019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예비후보에 오른 황석영 <해질 무렵> 등 수많은 작품을 영어로 옮긴 번역가이며 한영문학번역 분야에서 현재 활약하고 있는 번역가들의 스승이기도 하다.
소라 김-러셀은 ‘게스트 에디터의 말’에서 “번역가 공동체로서 우리는 경력만이 아니라 일련의 경험들, 때로는 미적.경제적, 나아가 정치적 목표까지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얼마나 다양한 번역이 가능한지를?실로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번역이 가능하다는 것을?지켜볼 수 있다”고 밝히고 한영문학번역가 집단인 ‘스모킹 타이거즈(Smoking Tigers)’를 소개한다.
이 지면에 참여해준 필자들은 각자에게 영감을 주는 ‘동(同)’ 자로 기획을 꾸렸다. 소피 보우만(Sophie Bowman)은 ‘스모킹 타이거즈’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를 맡았고, 빅토리아 커들(Victoria Caudle)은 젠더와 대명사의 문제 또는 퀴어/퀴어화된 문학의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So J. Lee(이소영)는 다수의 번역가가 하나의 텍스트를 번역하는 번역 슬램을 주관하며 시가 번역에 따라 어떻게 다채로워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머리글
안서현 同에서 動으로
게스트 에디터-同
소라 김-러셀 게스트 에디터의 말
소피 보우만 스모킹 타이거즈:동반자들을 뭉치는 “연기 뿜는 호랑이 무리”
빅토리아 커들 젠더의 교란, 번역의 곤란
So J. Lee 웹진 ??초과??, 한국시 번역의 풍요로움을 그리다
Slin Jung·장강명 協同(협동) 에세이
스텔라 김 어느 번역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수기(feat. 소설가 구병모)
Sung Ryu 행동하는 번역가들의 동행
소설
김초엽 브라운 모션(Brownian motion)
민병훈 모두진술(冒頭陳述)
최진영 일요일
한정현 오늘의 일기예보
기록-현장
강지혜 제주 자구내 포구로부터:지금 거기, 당신에게 고산해녀삼춘들이 보내는 응원
박민정 2019년, 여름 소비의 기억으로부터
박상영 나, 박소라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
이인규 사라짐의 현장에서:둔촌주공아파트가 사라지던 시간의 기록
시
김지연 비결정적인 선 / 환송
김현 사망 추정 / 고스트 듀엣
박세랑 쭈쭈바를 빨면서 / 삼각김밥 머리
배수연 진저 / 건강
이기인 끊어지지 않으려고 / 뭉쳐 있다가
이민하 한 바구니 안에서도 할퀴지 않는 과일들처럼 / 반복 구간
장현 문학이냐 지식이냐 / 패턴들
장편 연재 2
배상민 복수를 합시다
크리티카-10년의 한국문학
강지희 찢어진 광장이라고 쓸 때
노태훈 2010년대 한국소설 리스트_전반기.xlsx
백지은 독자 시대의 문학과 쓰는 개인의 형식
소영현 재현을 젠더링!
신형철 ‘깊이’에 대하여
안서현 다시 “검은 구멍”을 들여다보며
오혜진 압도적인 세계에서, 그럼에도
한영인 소급될 수 없는 기원?
큐러티시즘
류진 Stranded
김봉곤 계절의 몫
리뷰
박소연 “외계행성에 불시착한 지구인처럼, 고독한”-김금희,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선우은실 상상의 가장 큰 변별점은 ‘인간의 변화 가능성’에 있는가에 관한 증명-리뷰 노트1-테드 창, 『숨』
양순모 서정, 목이 매어 있는-김시종, 『잃어버린 계절』
오은교 플레이, 젠더!-김세희, 『항구의 사랑』
조대한 이토록 낯설고 익숙한 세계-문보영, 『배틀그라운드』
‘게스트 에디터’ 번역가 소라 김-러셀
김초엽, 민병훈, 최진영, 한정현 소설가의 신작 단편소설
‘게스트 에디터’ 번역가 소라 김-러셀 ‘同’
계간 『자음과모음』 혁신호 이후 세 번째 호인 2019년 겨울호(통권 43호)가 꾸려졌다. 편집권 자체를 다양한 사람들에게 개방하여 문학잡지 기획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매호 빛나는 기획과 글로 채워질 게스트 에디터 지면의 이번 기획자로는 번역가 소라 김-러셀이 참여했다. 소라 김-러셀은 2017년 셜리잭슨상을 수상한 편혜영 『홀』과 2019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예비후보에 오른 황석영 『해질 무렵』 등 수많은 작품을 영어로 옮긴 번역가이며 한영문학번역 분야에서 현재 활약하고 있는 번역가들의 스승이기도 하다.
소라 김-러셀은 「게스트 에디터의 말」에서 “번역가 공동체로서 우리는 경력만이 아니라 일련의 경험들, 때로는 미적·경제적, 나아가 정치적 목표까지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얼마나 다양한 번역이 가능한지를-실로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번역이 가능하다는 것을-지켜볼 수 있다”고 밝히고 한영문학번역가 집단인 ‘스모킹 타이거즈(Smoking Tigers)’를 소개한다. 이 지면에 참여해준 필자들은 각자에게 영감을 주는 ‘동(同)’ 자로 기획을 꾸렸다. 소피 보우만(Sophie Bowman)은 ‘스모킹 타이거즈’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를 맡았고, 빅토리아 커들(Victoria Caudle)은 젠더와 대명사의 문제 또는 퀴어/퀴어화된 문학의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So J. Lee(이소영)는 다수의 번역가가 하나의 텍스트를 번역하는 번역 슬램을 주관하며 시가 번역에 따라 어떻게 다채로워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다채로운 시와 소설, 그리고 기록-가사
강지혜, 박민정, 박상영, 이인규의 에세이
김초엽, 민병훈, 최진영, 한정현 소설가의 신작 단편소설
이번 겨울호에도 다양한 작품이 실렸다. 시는 김지연, 김현, 박세랑, 배수연, 이기인, 이민하, 장현 시인이, 단편소설은 김초엽, 민병훈, 최진영, 한정현 소설가가 소중한 작품들로 지면을 채워주었다. 배상민 작가는 지난 호에 이어 「복수를 합시다」를 연재한다.
‘기록’란의 이번 호 주제는 ‘현장’이다. 시인 강지혜는 제주국제관악제가 열리는 제주도 자구내 포구 해녀 공연장에 대해서, 소설가 박민정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소설가 박상영은 시네마투게더 멘토로 다녀왔던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일화를, 프로젝트 안녕, 《둔촌주공아파트》의 작가이자 영화《집의 시간들》을 공동기획한 이인규는 둔촌주공아파트가 사라지던 순간을 기록해주었다.
‘크리티카’-‘10년의 한국문학’
지난 계절의 좋은 작품을 선별해 일목요연하고 아름답게 소개한다, ‘큐러티시즘’
비평적 담론을 평론, 좌담, 인터뷰 등 다양한 형태로 담는 ‘크리티카’에서는 누구보다 열렬히 읽고 쓰며 2010년대를 보낸 비평가들에게 지난 10년의 문학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꼽아달라고 청해보았다. 이 글들은 지난 10년간의 문학의 성과를 재빨리 문학사의 영역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주요 작품들을 열거하며 시험적인 객관화나 범주화를 시도해보는 글들이라기보다는, 2010년대라는 시간을 지나오며 일종의 불가역적인 변화를 경험했던 우리?한국어로 문학을 쓰고 읽는 이들을, 그 잠재적인 구성원들까지 합해 이렇게 부를 수 있다면?가 당도해 있는 어떤 공통감각의 자리를 짚어주는 글들에 가깝다. 그러므로 이 글들을 읽는 일은 다른 무엇보다도 ‘지금 이 글을 읽는 2019년의 우리’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이 될 것이다.
계간평 지면인 ‘큐러티시즘’은 류진 시인과 김봉곤 소설가가 맡아주었다. 근작들에 대한 나름의 해석과 평가는 계간지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이 관행적인 계간평이 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두 필자가 각자의 형태로 구현해주었다.
편집위원 둘을 포함하여 총 15명의 평론가가 1년 단위로 참여하는 ‘리뷰’ 지면은 박소연, 선우은실, 양순모, 오은교, 조대한 평론가의 글로 꾸렸다. 각각의 필자가 리뷰 도서를 자유롭게 선택하였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일별한다면 더 의미 있게 읽힐 것이다.
■■■
이번 호의 객원 편집에 참여하게 되어, 그리고 최근에 결성된 한영문학번역가 집단인 ‘스모킹 타이거즈(Smoking Tigers)’를 소개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 모임에 속한 번역가들 대부분이 저의 이전 제자들입니다. 이들이 워크숍에서 번역 기술을 익히고 연마하는 과정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이들이 문학번역 분야에서 각자의 이름으로 활약하는 것을 볼 때 저는 마치 ‘어미 닭’과도 같은 자부심으로 가득 찹니다. 이번 호의 주제를 정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바로
‘공동체’라는 단어를 떠올린 것도 그래서입니다. 번역가 공동체로서 우리는 경력만이 아니라 일련의 경험들, 때로는 미적?경제적, 나아가 정치적 목표까지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우리 모두가 하나의 마음이라거나 동일한 작업의 결과물을 얻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번역을 가르치는 일의 흥미로운 면 중 하나는 얼마나 다양한 번역이 가능한지를?실로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번역이 가능하다는 것을?지켜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 번역가들이 하나의 원천 텍스트로 번역 작업을 한다고 해도 그들은 결코 동일한 번역 텍스트를 생성해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번역물들이 서로 비슷할 수는 있을지라도 말입니다.
(……)
너무나 자주, 번역 특히 문학 번역은 혼자서 하는 작업으로 여겨집니다. 아마도 이러한 생각은 번역을 단순히 기술적인 것으로 보는 오해에서 비롯되기도 하고, 모든 ‘순수’한 예술에 대한 경의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번역가들은 종종 외로움이나 고립감을 느끼는데, 처음 번역을 시작하는 입장일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는 나머지 인류로부터 떨어져 나온 은자(隱者)나 로봇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우리는 다른 번역가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그들에 의해 상상적으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워크숍이나 스터디 그룹에 참여하여 동료 번역가?지망생들과 함께 작업합니다. 출판 영역으로 진출하면 편집자와 출판 종사자 및 에이전트가 합류합니다. 그리고 작업물이 세상에 전해질 때, 우리는 마침내 독자들과 만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다른 사람의 말을 번역하는 일을 하는 이상 온전히 혼자 있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른 모든 공동체의 시도가 실패하더라도, 우리는 작가의 목소리와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호는 우리가 번역 작업을 하며 상정하는 독자가 아닌 한국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이며, 우리가 아직 협업하지 않은 한국 작가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당신에게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우리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를 살짝 엿보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한영문학번역이라는 무대의 커튼 뒤에 펼쳐진 것을 보고 놀라기를, 또 영감을 얻게 되기를 바랍니다.
_2019년 겨울호 「게스트 에디터의 말」(번역가 소라 김-러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