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과모음 계간지 2012 가을
저자 | 자음과모음 편집부 |
출판사 | 자음과모음 |
발행일 | 2012-08-20 |
사양 | 488쪽 | 170*225 |
ISBN | 977-20-052-3400-1 03900 |
분야 | 계간지 |
정가 | 10,000원 |
계간 「자음과모음」 2012년 가을호부터 배수아의 신작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의 연재가 시작된다. ‘실체 없음’으로 인해 이제 문을 닫게 되는 오디오극장에서 일하는 전직 배우 아야미의 서사가 표면적 중심이지만, ‘소리의 그림자’, ‘빗자루로 쓸어내 버리고 싶은 축축하고 무거운 공기’,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부류’ 등과의 (아직 만나지지 않은) 만남을 통해 오히려 이 소설은 시(詩)와 이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때 아닌 ‘강남 스타일’의 대유행에 어쩌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고 있지 않을까 예상되는 서하진의 연재 <현대의 토템>은 여전한 흥미진진함으로 이제 종국을 향해 치닫는다. 이번 호의 단편소설들은 젊은 작가들의 성찬으로 풍성하다. 최진영의 ‘자칫’, 황현진의 ‘씨의 팔’, 김희선의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강병융의 ‘백하흠의 ‘귀뚜라미 보일러가 온다”가 수록되어 있다.
이번 호 특집에서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 과거를 불러오는가’라는 제목으로 한국문학의 회고적 서사 혹은 어떤 서사적 레트로의 경향들을 점검한다. 최근 한국소설에서 지속적이면서도 다양한 각도에서 진행되고 또한 발견되고 있는 어떤 ‘근과거’에 대한 기억의 서사, 회고 혹은 복고의 시제가 지닌 면면들을 돌아보고 그러한 서사와 시제가 지닌 현재적 의미와 의의를 파악해보기 위함이다.
머리글 전향인가 정치인가, 과거인가 현재인가 / 최정우
장편소설:
연재소설: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제1회) / 배수아
연재소설: 현대의 토템(제4회) / 서하진
단편소설:
단편: 자칫 / 최진영
단편: 씨의 팔 / 황현진
단편: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 김희선
단편: 백하흠의 「귀뚜라미 보일러가 온다」 / 강병융
특집: 지금 우리는 어떻게 과거를 불러오는가
살인의 추억 / 이경재
당신의 망각에 저항하는, 그들의 목숨을 건 도약 / 정여울
의심하라, 회고하는 저들을 / 허희
작가특집: 백영옥
대담: 아주 보통의 소설 / 백영옥, 소영현
작품론: 욕망의 자본론 / 양윤의
크리티카
이 계절의 장편소설: 김하서, 『레몽뚜 장의 상상발전소』 / 박인성
이 계절의 단편소설: 윤성희, 「못생겼다고 말해줘」 / 강경석
메타비평: 슬라보예 지젝, 또는 그에 대한 네 가지 담론 / 복도훈
포커스 온
그들은 정말 ‘진보’였던 것일까 / 송용창
하이브리드
불협화음 / 박준상
리뷰
부희령, 『꽃』/ 김은하
강병융, 『Y씨의 거세에 관한 잡스러운 기록지』 / 허병식
은희경, 『태연한 인생』 / 백지은
김중혁, 『1F/B1』 / 전철희
손홍규, 『톰은 톰과 잤다』 / 이경재
황광수, 『끝없이 열리는 문들』 / 권성우
황종연, 『탕아를 위한 비평』 / 윤인로
사사키 아타루,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복도훈
미셸 앙리, 『물질 현상학』 / 정지은
조르주 디디-위베르만, 『반딧불의 잔존』 / 최정우
종국을 향해 치닫는 서하진 장편 『현대의 토템』4회
이번 계간 『자음과모음』 2012년 가을호부터 배수아의 신작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의 연재가 시작된다. ‘실체 없음’으로 인해 이제 문을 닫게 되는 오디오극장에서 일하는 전직 배우 아야미의 서사가 표면적 중심이지만, “소리의 그림자”, “빗자루로 쓸어내 버리고 싶은 축축하고 무거운 공기”,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부류” 등과의 (아직 만나지지 않은) 만남을 통해 오히려 이 소설은 시(詩)와 이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어째서 소설이 시를 이야기하는가, 그리고 반대로, 시는 왜 소설을 쓰고자 하는가, 또한 거기서 우리의 이름은 어떻게 불리고 어떻게 기억되는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큰 울림으로 잔존한다. 배수아가 놓고 있는 길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이다.
때 아닌 ‘강남 스타일’의 대유행에 어쩌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고 있지 않을까 예상되는 서하진의 연재 <현대의 토템>은 여전한 흥미진진함으로 이제 종국을 향해 치닫는다. 이번 호의 단편소설들은 젊은 작가들의 성찬으로 풍성하다. 최진영의 ‘자칫’, 황현진의 ‘씨의 팔’, 김희선의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강병융의 ‘백하흠의 ‘귀뚜라미 보일러가 온다”가 수록되어 있다.▶ 지금 우리는 어떻게 과거를 불러오는가 ― 유현산, 권여선, 천명관, 박민규
이번 호 특집에서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 과거를 불러오는가’라는 제목으로 한국문학의 회고적 서사 혹은 어떤 서사적 레트로(retro)의 경향들을 점검한다. 최근 한국소설에서 지속적이면서도 다양한 각도에서 진행되고 또한 발견되고 있는 어떤 ‘근과거(近過去)’에 대한 기억의 서사, 회고 혹은 복고의 시제가 지닌 면면들을 돌아보고 그러한 서사와 시제가 지닌 현재적 의미와 의의를 파악해보기 위함이다. 이러한 특집의 첫 글인 이경재의 ‘살인의 추억’이 주목하는 것은 유현산의 소설 <1994년 어느 늦은 밤>이다. 유현산이 작가의 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소설은 단지 지존파에 대한 소설이 아닐 것이며 오히려 현재에 대한 소설일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어떤 소설들이 또한 그렇지 않을까. 이경재는 이러한 시간의 과거성과 동시대성의 공존을 현대의 ‘냉소’에 대한 어떤 진단으로 파악하면서 소설이 구성하고 있는 폭력의 시간들을 재구성한다.
이어지는 정여울의 ‘당신의 망각에 저항하는, 그들의 목숨을 건 도약’에서는 권여선의 소설 <레가토>를 중심으로 단절과 동시에 연속을 상정하는 후일담 문학의 아직 발설되지 않은 가능성에 대해, ‘레가토’라고 하는 저 ‘이음새’의 지시어가 지닌 의미에 대해 논한다. 그렇다면 곧 ‘레가토’란 끊어져 있는 것을 또한 이어져 있는 것으로 만드는 어떤 마법의 주문이자 불가능성의 요청이 되고 있지 않을까.
뒤이어 허희의 ‘의심하라, 회고하는 저들을’에서는 천명관의 <나의 삼촌 브루스 리>와 박민규의 <매스게임 제너레이션> 등의 소설들을 중심으로 ‘무엇을 기억하는가’라는 질문 뒤에 감춰진 ‘무엇을 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면서 회고적 서사가 지닌 한계와 가능성에 대해 논한다.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복고를 꿈꾸고 되새기는 이야기들은 쓰일[作/用] 수밖에 없다. 그것이 아마도 과거의 현재, 과거의 현재적 발현이 지닌 의미이리라. 그 이야기가 지닌 정치적 무의식이란 어떤 전복적 힘의 원천임과 동시에 어떤 경계의 대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