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자음과 모음」 2010년 겨울호. 2010년 여름에 문을 연 ‘한중일 문학 교류 프로젝트’ 두번째 결과물을 수록하였다. ‘한중일 문학 교류 프로젝트’의 두번째 주제는 ‘성(性)’으로, 각국에서 선정된 6명의 작가는 한국의 김연수와 정이현, 중국의 거수이핑과 쉬이과, 일본의 고노 다에코와 오카다 도시키다. 이들은 각각 다른 소재와 서사와 문체로 ‘성(性)’을 이야기한다.
가을호에 이어 ‘한중 장편 동시 연재’도 계속된다. 한국의 작가 박범신의 장편 <비즈니스>와 중국의 작가 장윈의 장편 <길 위의 시대>가 바로 그 작품들이다. 두 작품은 이번 2010년 겨울호에서 마지막 회를 맞는다. 또한 <위저드 베이커리>로 혜성같이 등장해 문단의 주목을 받은 구병모 작가의 <아가미>의 연재가 새롭게 시작된다.
인문편 특집 ‘장편의 정치경제학 비판’에서는 장편소설 붐을 맞아 작품 내적.외적으로 지적되는 문제들을 짚어보았다. 오늘날 작품의 질적 향상을 위해 작가나 독자 출판사가 걸어가야 할 길을 제안하는 정여울의 글, 최근 출간된 조정래, 황정은의 소설에서 신뢰와 영원으로 대변되는 한국 장편소설의 가능성을 찾은 허윤진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이 시대의 문학에서 작품, 키워드, 경향 등을 읽어내어 분석한 ‘크리티카’에서 손정수는 이 시대의 키워드로 허먼 멜빌의 소설 속 등장인물 ‘바틀비’를 내세운다. ‘뉴 아카이브’ 코너에는 미국의 발터 벤야민이라고 불리는 정치철학자 수전 벅모스의 논문 ‘시각적 제국’을 실었다. 이 글에서 벅모스는 정치와 이미지의 관계를 살피면서 주로 ‘이콘’이라는 이미지의 작동 양식에 대해 말한다.
황광수 | 실천문학사 주간 역임. 『한국문학의 현 단계1』, 「삶과 역사적 진실성 – 『장길산』론」을 발표하면서 문학평론가로 활동, 평론집으로는 『삶과 역사적 진실』, 『소설과 진실』 등이 있다.
손정수 | 문학평론가. 199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저서로 『뒤를 돌아보지 않는 오르페우스』, 『한국 근대 문학사의 틈새』, 『텍스트의 경계』 등이 있다.
복도훈 | 문학평론가. 2005년 『문학동네』로 등단. 주요 평론으로 「시체, 축생, 자동인형」, 「연대의 환상, 적대의 현실」, 「공포와 동정」 등이 있다.
심진경 | 문학평론가. 1999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비평집으로 『여성, 문학을 가로지르다』가 있다.
정여울 | 문학평론가. 2004년 『문학동네』로 등단. 저서로는 『아가씨, 대중문화의 숲에서 희망을 보다』, 번역서로 『제국 그 사이의 한국 1985?1919』가 있다.
최정우 | 작곡가. 번역가. 2000년 『세계의 문학』에 비평을 발표하며 등단. 역서로 『바르트와 기호의 제국』, 『자유연상』 등이 있으며, 현재 음악 집단 Renata Suicide를 이끌고 있다
문학편
머리글 문학의 생태계, 그 아름다운 혼란 속에서 ‘공생’하는 법 / 정여울
제2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수상자 발표
제2회 자음과모음 네오픽션상 수상자 인터뷰
시
이따위 곳 외 2편 / 유홍준
유월 외 2편 / 이영광
여드렛날 아침 외 2편 / 최하연
실오라기 외 2편 / 이근화
죽은 자를 위한 기도 외 2편 / 김승일
연재소설
아가미(제1회) / 구병모
혼몽의 집(제2회) / 김형수
키위새 날다(제2회) / 구경미
서면시편(제5회) / 조하형
소원을 말해봐(제3회) / 서유미
픽스업
람(마지막 회) / 윤이형
인문편
이미지+ Interaction series / 오진령
특집. 장편의 정치경제학 비판
장편 르네상스 시대의 명암 / 정여울
신뢰와 영원―한국 장편소설의 가능성 / 허윤진
크리티카
이 계절의 키워드―신종 바틀비들이 생성되는 원인 / 손정수
이 계절의 경향―적이 없는 세계의 적: 묵시록의 네 기사(騎士)(2) / 복도훈
이 계절의 단편―‘나’를 둘러싼 시점의 아크로바틱스 / 손정수
스펙트라
인문 에세이. 두 문화 따위: 과학의 과학화를 위한 하나의 추측 / 김우재
시사 에세이. 담론적 주체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모험, 공동생활전선(2) / 공동생활전선
하이브리드
광기, 예술, 글쓰기: 칸트와 광인 / 김남시
파국의 지형학: 아포칼립스 나우 / 문강형준
뉴 아카이브
시각적 제국(Visual Empire) / 수전 벅모스
리뷰
풍경의 이중성 / 황광수
견고한 모든 인간관계는 대기 속에 녹아버린다 / 이학영
“오렌지 리퍼블릭에서 돌아온 스파이” / 박준석
소설로 철학하기, 혹은 소설가의 철학 엿보기 / 정여울
하나의 ‘이름’은 왜 또한 하나의 ‘징후’인가: 가와바타 문학상의 경우 / 최정우
지옥의 스펙터클과 증강된 현실의 지옥 / 이홍상
녹음됐던 근대, 재생되는 현대: 시청각적 근대성에서 근대성의 시청각으로 / 최정우
관상(觀想)에서 행동으로 / 김도영
책에 대한, 책을 위한, 책을 통한, 유쾌한 페티시즘 / 정여울
특집편
특집 단편_한중일 동시게재
한국: 사월의 미, 칠월의 솔 / 김연수
한국: 오후 네시의 농담 / 정이현
중국: 달빛은 누구 머리맡의 등잔인가 / 거수이핑
중국: 해산물은 나의 운명 / 쉬이과
일본: 붉은 비단 / 고노 다에코
일본: 참을 수 있는 단조로움 / 오카다 도시키
특집 장편_한중 동시연재
중국: 길 위의 시대 / 장윈
한국: 비즈니스 / 박범신
박범신 · 장윈 장편소설 한·중 동시 연재!
수전 벅모스의 「시각적 제국」 게재!
제2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 신인평론상 당선자 발표!계간 『자음과모음』 겨울호 특별기획-두번째 한중일 단편 동시 게재!
한중일 3국 6명의 작가가 ‘성(性)’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학편>
▶두번째 한중일 단편 교류 ‘성(性)’ 이야기
『자음과모음』은 지난 2010년 여름호에서 한국의 ‘자음과모음’, 중국의 ‘상해문예출판공사’, 일본의 ‘신조사(新朝社)’와 함께 기획 · 준비해온 ‘문학 교류 프로젝트’의 문을 열었다. 한중일 3국의 문예지(『자음과모음』(자음과모음), 『소설계』(상해문예출판공사), 『신조』(신조사))가 선정한 각국 2명의 작가(총 6명)가 공통의 주제로 소설을 창작해 각국이 자국의 언어로 동월호에 발표하기로 한 이 프로젝트가 이번 겨울호에서 두번째로 이루어졌다.
2010년 겨울호에서 발표된 ‘한중일 문학 교류 프로젝트’의 두번째 주제는 ‘성(性)’이며, 각국에서 선정된 6명의 작가는 한국의 김연수와 정이현, 중국의 거수이핑과 쉬이과, 일본의 고노 다에코와 오카다 도시키다. 이들은 각각 다른 소재와 서사와 문체로 ‘성(性)’을 이야기한다. 한 주제가 작가에 따라 얼마나 다른 색채로 드러날 수 있는지, 또한 서로 국적도 경험도 다르지만 어떻게 보편적으로 통할 수 있는 주제를 끌어내는지, 그 다채로움과 공감을 맛보는 즐거움이 만만치 않다. 중국과 일본의 단편소설 뒤로는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해설이 실려 있다.
앞으로 발표될 한중일 단편소설의 나머지 두 개의 주제는 ‘여행’과 ‘상실’이다.
▶한국의 『자음과모음』, 중국의 『소설계』 동시 연재_박범신, 장윈
『자음과모음』 2010년 겨울호에서는 지난 가을호에 이어 ‘한중 장편 동시 연재’도 계속됐다. 한국의 작가 박범신의 장편 『비즈니스』와 중국의 작가 장윈의 장편 『길 위의 시대』가 바로 그 작품들이다. 두 작품은 이번 2010년 겨울호에서 마지막 회를 맞았다. 가을호와 겨울호 총 2회가 연재되었다. 박범신 작가의 『비즈니스』는 서해안에 위치한 ‘ㅁ시’를 배경으로 천민자본주의의 촉수에 포획되어 속절없이 허물어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날카롭게 담아낸 작품으로, 다른 곳이 아닌 자본주의 밑바닥 바로 그곳에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일구어내고 있다. 『길 위의 시대』의 작가 장윈은 자국의 유력한 문학상을 두루 수상하고 여러 편의 작품이 영어와 프랑스어로 번역돼 해외에서 발표 및 출간된 중국의 대표 작가로, 동시대를 살아간 인간 군상들의 삶을 예술적 감각으로 승화시키고 몽롱하면서도 아득한 미학적 효과를 이끌어내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두 작품은 2010년 12월 초 동시에 한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제2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 신인평론상 수상자 발표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경장편 부문은 지난해 박솔뫼 작가의 경장편소설 『을』을 수상작으로 낸 데 이어 제2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경장편 부문은 아쉽게도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대신 중단편 부문에서 공동수상이라는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 중단편 부문 투고작들 가운데 문장, 서술, 구성 등 소설의 형식적인 측면에서 가장 능숙하고 안정된 인상을 주면서도 사건의 전개와 결말의 방식에서의 관습적이지 않은 독특한 개성을 담고 있는 「제(祭)」와 톡톡 튀는 서술의 와중에서도 어떤 서늘한 그늘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앨리스를 아시나요?」가 공동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신인평론상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쉽게 수장작을 내지 못했다.
▶『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작가 연재 시작
이번 겨울호에서는 『위저드 베이커리』로 혜성같이 등장해 문단의 주목을 받은 구병모 작가의 『아가미』의 연재가 새롭게 시작된다. 탄탄하고 치밀한 구성과 문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이번 겨울호와 2011년 봄호 두 번에 걸쳐 연재될 예정이다. 윤이형 작가의 픽스업은 마지막 회를 맞았다. 그 외에도 김형수 작가의 『혼몽의 집』, 구경미 작가의 『키위새 날다』, 조하형 작가의 『서면시편』, 서유미 작가의 『소원을 말해봐』 등이 연재 중이다.
<인문편>
▶장편 르네상스 시대의 명암, 그리고 이 시대를 사로잡은 문학의 키워드
이번 호 특집의 주제인 ‘장편의 정치경제학 비판’에서는 장편소설 붐을 맞아 작품 내적 · 외적으로 지적되는 문제들을 짚어보았다. 정여울은 여러 언론매체에서 이루어진 평론가들의 대담을 인용하며, 장편소설 르네상스 시대를 맞은 오늘날 작품의 질적 향상을 위해 작가나 독자 출판사가 걸어가야 할 길을 제안한다. 허윤진은 최근 출간된 조정래의 『허수아비춤』, 황정은의 『百의 그림자』에서 ‘신뢰’와 ‘영원’으로 대변되는 한국 장편소설의 가능성을 찾았다.
이 시대의 문학에서 작품, 키워드, 경향 등을 읽어내어 분석한 ‘크리티카’에서 손정수는 이 시대의 키워드로 허먼 멜빌의 소설 속 등장인물 ‘바틀비’를 내세운다. 최근 우리 문학뿐 아니라 영화, 만화 등 다른 장르의 문화 영역에 ‘바틀비적 인물’들이 나타나는 이유를 분석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짧은 유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우리의 현실과 연계된 이해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미지, 영화 등 시각문화를 통해 살피는 20세기 정치
이번 호 뉴 아카이브에는 미국의 발터 벤야민이라고 불리는 정치철학자 수전 벅모스의 논문 「시각적 제국(Visual Empire)」을 실었다. 이 글에서 벅모스는 정치와 이미지의 관계를 살피면서 주로 ‘이콘(icon)’이라는 이미지의 작동 양식에 대해 말한다. 종교적 의미에서의 이콘이 아니라 나치즘, 기독교, 그리고 오늘날 지구를 지배한 신자유주의의 권력을 구현하는 이미지로서의 이콘에 대한 논의와 함께, 기독교의 이미지들, 히틀러의 초상이나 레닌, 히로히토 천황을 찍은 영화의 스틸컷 등 여러 장의 도판이 이야기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