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이지북 저학년 장르문학상 수상작 심사평

작성자
자음과모음
작성일
2025-05-30 09:04
조회
6456
제2회 이지북 저학년 장르문학상 수상작
대상: 김효남, 『이 구역의 로캣』


🔖제2회 이지북 저학년 장르문학상 수상작 심사평


제2회 이지북 저학년 장르문학상 응모작은 총 180편이었다. 세 명의 심사위원이 나누어 예심을 보았다. 장르문학상이라는 그릇에 맞지 않거나 어린이를 대상화하고 어른 입장에서 서술한 작품이 많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통적인 아쉬움이다.

본심에 오른 작품은 『괴물 상담사 고기용』 『그냥, 심수아!』 『소름 돋는 키링』 『이 구역의 로캣』 모두 네 편이다. 어린이 문학은 주인공이 갈등을 겪고 변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괴물 상담사 고기용』은 현실에서 많은 문제를 갖고 있던 주인공이 판타지 세상에 들어가면 문제가 말끔히 사라진다. 어떻게 문제가 해결된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 애초부터 완벽한 아이 같다. 그러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변별력이 사라진다.

『소름 돋는 키링』은 장르문학상에 응모하기 위해서 어설프게 아이 귀신을 등장시킨 듯한 느낌이 든다. 아이 귀신을 빼도 이 작품에서는 전혀 무리가 없다. 사고로 안타깝게 생명을 잃은 아이가 귀신으로 대상화된 것도 너무 불편하다. 아이 귀신은 주인공을 위한 대상으로만 존재한다. 아이들에게 귀신의 존재를 믿고 합리화시킬 위험이 있다. 현실에서 경쟁하는 아이와의 갈등이 작위적이지 않고 실감 나게 그려졌다는 것은 큰 강점이다.

『그냥, 심수아!』는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마법 소녀가 되고 싶은 아이가 주인공 수아와 비교하거나 대상화하지 않아서 좋았다. 그러나 입말투가 자연스럽지만 직유법이 남용된 측면이 있다. 마법 소녀가 되는 것을 거부하는 과정이 더 설득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마법 소녀로 상징되는 것들, 이를테면 요즘 아이돌 가수를 생각해보라. 그건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다수의 아이는 아이돌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마법 소녀도 마찬가지다. 어린아이가 그런 화려한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힘을 갖는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 작품에서는 그런 과정을 너무 쉽게 마무리한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쓰다 만 작품 같은 느낌이 든다. 좀 더 냉정하게 그런 과정을 보충한다면 좋은 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 구역의 로캣』은 주제 측면에서 쓸모없는 것들의 연대가 강하게 드러나 여운이 오래가고 이미지가 선명하다. 비인간 존재를 의인화하지 않고 인간이 되고 싶어 하거나 인간 욕망을 가지지 않고 각자 로봇답게 강아지답게 존재한다는 측면이 돋보인다. 누구나 아픔을 이겨내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내는 과정이란 쉽지 않다. 더구나 인간에게 버려진 것들이라면 그 과정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그들은 단순한 연대를 넘어 서로를 사랑하고 희생하면서 친구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는 아름다운 힘을 갖게 된다. 그런 과정이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펼쳐진다. 저학년, 중학년뿐만 아니라 어른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로봇을 소재로 하여 나온 동화 중에서 이만큼 재미와 문학성을 갖춘 작품도 드물다.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이 작품을 통해 외동인 경우가 많은 요즘 아이들이 진정으로 친구와 연대하는 방법을 알아갔으면 좋겠다.

―심사위원 이상권(작가), 임지형(작가), 최배은(평론가)